엑소는 대세여서 후유증 생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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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군면제 서명운동에 참여해 달라는 한 누리꾼의 댓글을 자생 팬클럽이 나서서 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는 안티팬의 소행이며, 지속될 경우 법적인 대처를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런데 단순히 이 문제를 두고 안티팬의 소행이라고 단정해 아무 것도 아닌 일이라고 넘어 가기엔 그간 엑소(EXO)를 향한 팬심이 모두 건전하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이 문제가 일어나니 대세이긴 대세인가 보다! 라며 그들을 치켜 세우는 것도 좋지 않은 점이다.

엑소(EXO)를 두고 대세라 말하는 것은 사실 지극히 성급하다. 그들은 대세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의 폭이 넓지 않다. 단순히 음반 판매 100만장의 위업을 달성했다고 대세라고 말하며 치켜세우는 것도 무리다. 그들의 100만장 음반 판매는 알고 보면 두 번 나눠 판 것을 모은 것이기에 기준점이 모호하다.

만약 단일 앨범으로 발표 시기에 100만장을 팔았다면 놀랍다고 하겠지만, 두 앨범을 모아서 집계한 것을 두고 대세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의 말이다. 그들의 앨범은 ‘MAMA’가 있었으며, 국내 첫 앨범 격인 ‘The 1st Album XOXO’ 앨범을 100만장이라고 하는데 알고 보면 이 앨범은 리팩키지 앨범까지 2번 나눠 낸 것이다. '늑대와 미녀' 원 앨범과 '으르렁' 리팩키지 앨범.


엑소가 국내에 활동을 선언한 것은 6월이고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이 8월이다. 그리고 일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이 9월.

정확히 말하자면 ‘팬심은 뜨거운데, 대중적으로는 뜨겁지 않은 아이돌’이 이들이다. 2013년 많은 아이돌 그룹이 생겨났지만 빛을 못 본 것도 이들이 상대적으로 대세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대세라 하기는 무리다.

대중의 느낌으로는 못 들어본 아이돌인데, 어느 날 유명하데! 라고 하니 ‘아 그래?’ 정도로 느끼는 것이 지금의 그들 포지션. 정작 왜 유명한지는 모르는 그룹의 현실이라고 해야 할 것이 엑소(EXO)다. 물론 팬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엑소(EXO)가 대세라고 불리는 것이 불편한 것은 이 대세를 팬덤이 만든 격처럼 느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번 일과도 연결될 수 있지만, 그간 엑소의 기사나 다른 스타의 기사나 빼놓지 않고 등장했던 댓글들에는 유독 보기 안 좋은 댓글이 있었다. 바로 이번 논란의 댓글류.

이런 댓글은 기사의 주제와 상관없이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해왔다. 가령 <무한도전>, <런닝맨>, <라디오스타> 등의 예능프로그램 기사들에는 ‘우리 엑소 오빠 출연시키면 시청률 5%는 오르는데’ 식의 댓글과 ‘재미 더럽게 없네. 우리 엑소 오빠 출연시키면 재밌을 텐데’ 등의 댓글은 늘 따라붙던 댓글류였다. 또 타가수의 기사에도 이런 댓글류는 늘 따라 붙었다. 이는 며칠 올라온 것이 아닌 장기간의 일들이었기에 이를 지켜보는 누리꾼은 늘 같은 불만을 품고 그런 댓글을 다는 일부 엑소 광팬에게 분노를 표해왔다.

그러던 와중 안티팬으로 보이는 이의 장난글은 문제를 일으켰고, 그간 엑소의 광팬이라고 하는 이들의 악행이 알려지면서 엑소는 삼중고를 겪게 됐다.

엑소의 광팬의 악행은 ‘남장을 한 팬의 화장실 습격사건’, ‘숨겨진 카메라가 있던 곰인형 선물사건’, ‘속옷과 생리대 선물사건’, ‘롤드컵 아이디 사건’, ‘아이 러브 엑소 문신 자해사건’,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 방청 거부사건’, ‘멤버의 형 결혼식 습격사건’, ‘부산국제영화제 사건’ 등 수없이 많은 악행들이 폭로되며 가수의 이미지까지 안 좋아졌다.


이 논란이 벌어지고 댓글이 단순히 한 안티팬의 소행이라 몰리자 일부 매체 기사의 방향은 대세이기에 겪는 유명세라고 위안을 하듯 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을 굳이 대세라 표현하면서까지 띄워주어야 하는 가는 따져봐야 한다. 이 문제가 어찌됐든 소수 팬이 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매체든 팬이든 부풀려 놓은 엑소의 이미지를 그대로 대중이 받아들여야 하는 점은 불편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문제다.

스타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른 이에게 강요할 수 없는 것인데, 현재 안티팬이라고 몰리는 이들은 수많은 기사에 엑소가 최고라고 외치고 있다. 또 그게 진짜 대세여서 대세가 아님에도 대세인 것처럼 알아 놀아나는 보도매체의 놀아남은 늘 불편한 일이다.

또 하나 불편한 진실은 장난으로 받아들여야겠지만, 엑소의 ‘으르렁’을 애국가로 만들자는 움직임의 추천 8천개와 5천여 개 댓글 숫자는 어떻게 말해도 해명이 안 되는 불편함이다. 팬 아닌 이가 그 사안을 두고 추천을 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팬의 입장에선 장난으로 할 수 있으나, 아닌 입장에선 추천은 어렵다. 그렇기에 그 장난도 이번 일과 연결해 보면 장난이 아닐 수 있겠구나! 를 생각하게 한다.

여러 생각을 하게 하지만, 이번 일은 대세여서 생기는 후유증이 아니다. 그 일을 저지르는 이들이 엑소든, 타 가수든 대세를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섞여있기 때문일 뿐. 의도가 있다고 해도 대세는 그렇게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닌데, 팬이든 안티팬이든 매체든 그렇게 움직이니 답답함이다. 어쨌든 지금 일어나는 엑소에 관련된 논란은 엑소도 열혈팬도 대중도 마음 불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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