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 종영으로 본 실패 원인은 무엇?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10. 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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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이 <화신>으로 개편된 지 7개월여 만에 프로그램을 전격 폐지했다. 수없이 많은 포맷과 코너 변경을 통해 변화를 시도한 <화신>이었지만, 시청자의 사랑을 받지 못해 결국은 종영을 맞게 됐다. 그렇다면 <화신>은 어떤 이유로 폐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화신>이 폐지된 이유는 수없이 많은 이유가 있을 테지만, 가장 큰 이유는 명확한 컨셉의 부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코너들이었지만, <화신>을 기억할 수 있던 코너는 ‘풍문으로 들었소’와 ‘한 줄의 힘’ 정도가 전부.
이 두 코너가 <화신>의 유일한 성격으로 남았던 것은 그래도 이 코너는 유지하자는 차원에서 오래 진행해 왔기에 시청자에게 인식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두 코너도 <화신>을 대표했지만, 불안해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 코너들은 게스트에 따라서 그 테두리가 옅어지기도, 진해지기도 했으니 불안한 이유였던 것. 있다가 없고, 없다가 있던 두 코너는 시청자에게는 매력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었다. 불안감을 주니 어떤 게 확실한 매력이란 것을 단정 지을 수 없었던 것.
어떤 때에는 두 코너가 명확히 서서 게스트가 맞추어 가는 가하면, 어떤 때에는 한참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급작스레 끼워 맞추어 가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면이 없었다.
<화신>은 항상 변화하기에 ‘불확실성’이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다. 처음 시작했을 당시 갖추어졌던 3 MC인 ‘신동엽-김희선-윤종신’ 체계는 김구라가 들어오며 4 MC 체계로 됐다가, 윤종신이 빠지며 3 MC로, 그다음은 다시 봉태규가 끼어 4 MC가 됐다. 이조차 안정적이지 못했다.
사실 <화신>은 시작부터 무리수가 존재했다. 잘하던 <강심장>을 없애고 <화신>을 만든 것 자체가 잘못의 시작이었다. 잘하던 이동욱을 내치고 김희선을 선택한 것도 실수였다. 아마도 김희선을 선택한 이유는 오래전 경험 유무와 동방송사에서 활약했던 고현정과 한혜진의 성공을 봤기에 선택한 것이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예전 감각과 공백기에 잃은 감각이 더해져 김희선은 새로움을 주지 못했다.
신동엽과 윤종신. 그리고 김구라가 김희선이 무척이나 잘하는 것처럼 띄워줬지만, 냉정하게 평가해 김희선은 타 MC와 조화를 이루어내지 못했다. 7개월여 간 김희선의 모습에서 ‘여배우의 이미지’가 빠지지 않았고, 윤종신과 김구라와의 호흡에서도 어색해하거나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시청자에게는 불편한 요소였다.
게다가 급히 봉태규를 봉기자로 임명하며 투입한 것도 도전과 변화의 의미에서는 신선해 보일 수 있었지만, 제작진이 본 미래성과 시청자가 본 미래성의 간극은 컸기에 봉태규는 임팩트 없이 흐릿한 이미지일 수밖에 없었다.
생방송으로의 변신은 더 큰 위기를 불러온 것이 <화신>이었다. 급히 코너를 없애고 살리는 것과 분명 다른 것이 포맷의 변경인데, <화신>은 코너 변경보다 더 예민한 포맷을 변경해 시청자를 떠나 보냈다.
생방송의 위험성을 몰랐던 것일 게다. 생방송의 위험성은 불안한 요소가 가장 큰 적. MC들조차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떨고 있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더 큰 불안감을 줬다. 최고봉에 오른 MC 중 한 명이라고 하는 신동엽이 떨고 있고, 정리되지도 않는 상황에 자신의 성격을 고수하는 김구라의 내지름, 굳어 있는 김희선의 방청객 모드, 봉태규의 시청자 수준의 조사 대본 애드리브는 생방송이 주는 불안감을 총망라하는 그런 것이었다.
게다가 생방송이라고 준비도 안 된 진행에서의 돌발 상황은 무엇보다 큰 위험요소였다. 그러다 보니 방송 분량 배분을 못 해 김대희가 말을 못하는 상황이 생겼고, 시청자 투표도 급히 이루어지는 상황들의 연속은 시청자가 짜증을 느낄 만했다.
토크쇼를 생방송으로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획기적인 시도일 수 있으나, 또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도였다. 토크쇼는 잘 편집된 맛으로 보는 것인데, 무가공된 토크쇼를 본다는 것은 그만큼 시청자에게도 부담이다.
전해야 할 내용, 전달받아야 할 내용이 있는데, 생방송에서 그것이 편집되지 않아 지루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해 밋밋해지는 것을 자주 느끼게 했다. 게다가 자막이 없고, 음악이 덧씌워지지 않은 맨 것은 투박하기 이를 데 없었다.
생방송에서 큰 사고 한 번 터질 것 같다고 기대감은 줬지만, 사고는 터지지 않았다. 사고가 터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결과지만, 그 노력한 것 때문에 경색된 얼굴을 보인 것은 최대 실수이다. 차라리 생방송에서 나올 법한 사고를 한 번이라도 쳤다면 어땠을까? 비록 ‘방심위’의 경고를 얻어맞을 지라도 말이다. 겁먹는 모습만 보였지,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바로 이런 모습은 쇼처럼 느껴지는 요소이다. 생방송의 맛을 못 낼 거면서 맛을 보는 척한 것이 실패 요인이라 해야 할 것이다.
한 마디 조언 한다면 <화신> 후속으로 <심장이 뛴다>보다 <우리가 간다>를 교환 편성하면 어떨지.
한 마디 조언 한다면 <화신> 후속으로 <심장이 뛴다>보다 <우리가 간다>를 교환 편성하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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