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유재석과 하하, 이유있는 판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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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서 비단 유재석과 하하만이 판 키우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게다. 하지만 유독 ‘2013 무한도전 가요제’ 첫 만남에서는 이 두 멤버의 판 키우기 능력이 명불허전 급으로 빛났다. 게다가 정형돈은 치명적인 옴므파탈을 자랑하며 GD와의 폭소만발한 로맨스의 모습을 보여 최고급 가요제를 기대케 했다.

이번 <무한도전>은 파트너들의 첫 만남으로 가요제에 쓰일 곡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지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가벼운 의미의 시간이었다. 만나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지와 팀명은 어떤 것으로 정해야 할지의 결정 시간으로 이 시간마저도 멤버와 파트너들은 놀라운 웃음을 선사했다.

유재석과 유희열이 만난 ‘하우두유둘’은 묘한 음란성을 포함한 작명으로 팀명이 정해졌고, 정형돈과 GD는 마성의 카리스마를 자랑한 정형돈의 작명인 '형용돈죵' 팀명으로, 하하와 장기하는 장기하가 던진 7인의 손가락 수를 내세운 영어 표현인 ‘세븐티 핑거스’로, 정준하와 김C는 야구 대화 중 나온 ‘더블플레이’로, 노홍철과 장미여관은 각자의 특징을 빗대 ‘장미하관’으로 팀명을 정했다.

‘2013 무한도전 가요제’ 첫 만남에서는 수많은 웃음이 있었지만, 유재석과 유희열의 굽히지 않는 장르 싸움 장면과 보아-길의 팀명 공모에서 나온 ‘갑’과 ‘대머리와 긴머리’ 작명 웃음. 길을 향한 보아의 일방적 공격들은 소소하나 강한 웃음이 됐다. 또 김C와 정준하가 문어 논쟁을 벌이는 장면, 하하와 장기하의 YG 시식습격사건, 형돈과 지디의 밀당, 노홍철의 장미하관 멤버 육중완을 향한 ‘고름 드립’ 등은 많은 웃음거리였다.


그러나 박명수는 프라이머리에게 단순히 곡을 만들어 오라 호통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 장면이기도 했다. 파트너가 정해진 이틀 후 전화를 해 곡을 만들어 오라는 주문과 만들어 온 프라이머리의 노래를 성의 없이 듣는 태도. 행사에 써먹으려는 얄팍한 의도들은 방송이 끝난 이후 일부 시청자의 비난이 쏟아진 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하지만 이번 <무한도전: 2013 무한도전 가요제>에서는 역시나 판을 키우는 능력의 멤버가 특별한 웃음을 선사했다. 그게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웃음을 준 <무한도전>이지만, 그중 유재석과 하하의 활약은 눈이 부신 컷.

유재석과 하하의 판 키우기는 방송이 끝난 이후 약간의 오해를 사는 면도 없지 않았다. 적당히 장르를 타협할 것이지 너무 대립하는 면을 보인 것은 아니냐? 는 의견과 굳이 YG 구내식당 밥을 먹으러 가야 했느냐? 는 의견도 있었다.

유재석과 하하가 각기 판을 키운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예능이 되기 위해서는 작은 말 한마디도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적당히 타협하고 가지 않아도 될 자리는 안 가도 되었을 법한데도 굳이 그걸 고집하고 간 이유는 많은 웃음을 뽑아내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유재석과 하하가 그 같은 상황들을 키우지 않았다면 여러 재미 요소가 사라질 뻔한 것은 당연지사. 그렇다면 이적이 출연해 중간다리 역할로 웃음을 준 장면도 없었을 테고, 중간에 전화 연결된 소울대디 김조한의 웃음도 존재치 않았을 것이다.


유재석의 판 키우기는 결국 프로젝트 중 ‘100분 토론’이라는 코너를 녹여 낼 수 있었고, 하하의 판 키우기는 프로젝트 중 ‘하하와 장기하의 제1회 시식로드’도 삽입시킬 수 있었다.

결국, 이들은 새로운 코너와 새로운 웃음을 줄 수 있는 기폭제의 역할을 했고, 매번 다른 <무한도전>. 새로움이 샘 솟는 <무한도전>이라는 이미지를 주는데 일조를 하게 됐다. 재활용의 측면에서 <무한도전>은 다음 코너를 얻은 효과도 있다.

하하-장기하와 얼굴들이 남의 집 밥상에 숟가락 하나를 얹어도 자존심까지 해치지 말자는 말에서 파생된 여러 각 잡힌 모습은 수 없는 웃음을 줬고, 유재석-유희열의 끝없는 장르 싸움은 자신감에서 유래한 판 키우기로 많은 웃음을 줄 수 있었다. 또한 각자가 주장하는 면에 공감도 할 수 있게 했다.

유재석과 유희열의 끝없는 대립은 프로그램에 순기능을 준다. 바로 시청자들 간의 소통을 활성화 시킨다는 점. 시청자는 각자가 주장하는 편에 서서 응원을 하거나, 타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게 해 몰입도를 높이는 순작용을 했다. 이런 점은 시청자가 <무한도전>에 몰입할 수 있는 면이기도 하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새로운 웃음을 위한 유재석과 하하의 판 키우기는 그래서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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