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투’ 유재석과 박명수의 역할이 바뀌는 요지경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9. 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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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3>의 ‘박명수 일병 구하기’는 해가 지나고 또 지나도 계속되고 있다. 그 가운데 요즘 ‘해투’의 분위기는 뭔가 작게 바꾸려고 하는 것인지, 유재석이 할 법한 질문들을 박명수에게 돌려 질문을 던지게 하는 모양새다.
기존 <해피투게더>의 분위기는 유재석이 진두지휘하는 역할로 메인 질문들을 게스트에게 던지는 모습이었다면, 요즈음 그 질문들의 상당수를 박명수가 던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유재석 외에도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이 나눠 질문할 수 있지만, 프로그램의 원 기획과 MC의 역할론을 따져본다면 박명수가 던지는 질문의 양은 비약적으로 많아진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많은 질문을 할 만큼 박명수가 <해피투게더>(‘해투’ 혼용)에서 역할을 잘 소화하는 것도 아니다. 박명수는 예나 지금이나 ‘썩은 멘트의 대가’라 할 만큼 도움 안 되는 애드리브로 비난을 받고 있다.
아무리 공동 MC 체계라고 위안 삼아 박명수와 박미선, 신봉선을 유재석 위치에 가져다 놓아도, 해야 할 역할은 엄연히 나눠 있음은 그 수년간의 ‘해투’ 를 통해 확인해 왔기에, 지금의 박명수 역할은 뭔가 불편함을 주는 게 사실이다.
‘해투’에서 유재석의 역할은 지금까지 게스트의 긴장을 풀어주며 토크에 나서게 하는 주 역할을 해왔다. 유재석이 게스트의 본 매력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 상대를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쉬웠던 것은 그만큼 대화를 통해 상대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유재석이 맡은 역할을 박명수에게 나눠주면서 유재석은 그만큼 더 힘들게 됐다.
대신 유재석은 박명수가 해야 할 역할을 알아서 해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명수가 해야 할 역할이라면 끌어낸 질문과 매력을 한껏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데코레이션 전문가의 역할. 때로는 애드리브와 리액션을 섞어가며 그 질문과 답을 풍성하게 해줘야 하는 역할로 메인 MC와 공동 MC인 박미선과 신봉선과의 관계를 오가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즉, 북 치는 유재석이면 장구 치는 박명수가 되어야 하고, 박미선과 신봉선이 꽹과리를 쳐서 흥한 웃음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지금의 ‘해투’ 모습은 고수가 뒤바뀌어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대부분 장구도 못 치는 박명수 때문에 북과 장구를 유재석이 치는 형태를 보인다.
‘해투’나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메인 MC가 누구냐 하는 것은,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스트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출연 결정요소 중 하나다. 게스트를 띄어 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고, 얼마나 건강하게 이미지가 보일 지를 가늠하는 요소이기에 게스트는 메인 MC를 보기 마련이다.
또한, 게스트는 출연을 하면서 자신과 호흡을 맞출 MC가 누구인가를 보게 된다. 급이 맞느냐 안 맞느냐를 보기 마련이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예우하는 차원에서 자신을 인터뷰할 인물을 따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이번 ‘해투’의 출연자와는 별개로 전체 게스트를 생각해 볼 때, 유재석을 믿고 나온 게스트가 있는데, 유재석이 말하지 않고 다른 이들만 자신에게 질문한다면, 과연 그 게스트 기분이 어떨까? 다음에 나오라면 또 나올 수 있을까?
박명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그에게 어느 역할이라도 주기 위해 유재석이 할 질문을 나눠 주고, 박명수가 할 역할을 유재석이 하는 것이라면 주객전도된 상황이기에 박명수의 존재는 필요 없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워낙 상대의 기분을 잘 이해하고 풀어주는 유재석이라지만, 이것도 저것도 다해야 하는 상황은 무척이나 큰 부담거리다. 자신과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해 박명수를 지켜주는 차원에서 밀어주기 위해 그를 위한 배려를 하다 보면 프로그램에 위기가 오기 마련이다.
방송의 모습이 매끄럽지 못한 박명수에게 솔비가 “오빠도 이제 느셔야죠”라는 말은 웃음 짓게 했지만, 웃으면서도 씁쓸한 것은 박명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박미선도 누나지만 못하는 이야기였기에 솔비의 말이 후련했다는 말은 농담이었겠지만, 그게 농담이 아닌 것은 시청자도 알 만한 사실이다.
자칭 쩜오(1.5인자)라고 했던 박명수는 여러 프로그램에서 2인자에도 못 미치는 활약을 보이며, 모두 하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투’에서도 그는 너무 오래 견습생 단계를 거치고 있다. 오히려 견습생 차원이었던 G4의 허경환이 박명수보다 안정적 역할을 해주는 것은 더없이 씁쓸한 면이다. 허경환이 야구장 스토리를 말하기 위해 롯데자이언츠 휴대폰 케이스를 준비해 오는 준비성이 칭찬을 받은 것은 프로그램에 어떻게 도움이 되어야 할지 고민하는 흔적이 보였기 때문이다.
질문을 나눠 주면서까지 박명수가 프로그램에 어느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는 듯, 보여주려는 ‘해투’의 의도는 더욱 박명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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