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플, 이경규의 연륜을 무시하지 못하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09. 6.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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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방송이 시작되기 전 많은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자격이 방송 시작됨과 동시에 시청률과는 별도로 많은 찬사가 쏟아졌다. KBS가 내 놓은 토요일과 일요일 동 시간대에 멋진 프로그램 두 개가 탄생한 것이다. 바로 그 중심에는 남자의 자격이 있다. 그리고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천하무적 토요일에 '천하무적 야구단'과 '삼촌이 생겼어요'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남자의 자격은 꾸준한 인기를 보장을 받고 있다.
남자로서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하고 어떤 것이 남자의 자격이 될지를 도전해 보는 코너이다. 이 코너는 도전 방식으로서 많은 칭찬을 받고 있다. 포맷은 도전 방식으로 볼 때 천하무적 야구단과도 비슷해 보인다. 전혀 어울릴 법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아서 어느 한 방식에 도전하는 것은 시청자로 하여금 대리 충족 의식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딱 봤을 때도 이 멤버들이 그렇게 잘난 사람들이 아니다. 이 의미는 일단 연예인이 되고 기준점으로 봤을 땐 일반 사람에겐 잘난 사람 자체지만 이 멤버들이 연예인들 중에 인기를 끄는 사람들로 보면 많이 떨어지는 사람들로 보이기에 이 멤버들의 도전이 새로워 보이고 이 멤버들이 변화하는 과정들이 공감을 사는 것이다.
여기서 남자의 자격 세 멤버가 출연을 한 것은 참 보기가 좋다. 워낙 이경규와 김국진은 막역한 사이로 그 우정도가 엄청난 관계다. 상생 관계로서 원년부터 호흡을 맞춰 온 나이 차이는 나지만 같은 동지이며 친구인 불가분의 관계다. 이 관계에 김태원이 뛰어들어 멋진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이경규는 김태원을 구박하는 듯 하지만 김태원의 캐릭터를 가장 잘 살려주고 있다. 이 모습을 봤을 때 차이점이 보인다. 바로 신동엽의 샴페인과 대비가 되는 것이다. 신동엽의 샴페인에서 김태원을 다루는 것은 거의 좀 세게 말해서 핍박 수준이다. 마구 굴려서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밟아 보고, 찍어 먹어 보는 수준의 차원인데..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를 비롯해서 김태원을 같은 멤버로서 대우를 해 준다. 비록 언성으로 조금 크게 나무랄 때도 많지만 그것이 다 정 이란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최대한 김태원의 캐릭터를 살릴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보여준다.
이경규가 버럭 하면서 김태원이 자칫 삼천포로 빠지는 개그를 함에 지적을 하면.. 거기서 김국진이 나서서 다시 이경규를 붙들어 줌으로서 멋진 관계도를 맺는 방식이다. 한 번씩 나서서 잡아주는 셈이다. 김국진도 나름 중심을 잡으면서 김태원에게 이경규가 버럭하고.. 그에 비해 김국진도 이경규에게 때론 버럭하고 그 동안의 친밀도에서 나오는 단매를 치는 방식과 이경규를 요리하는 그 조절을 해주는 것이다. 이 3박자가 너무도 잘 맞는 사람들의 조화다.
이번 상플에서는 참 많은 모습들이 보여졌다. 이경규의 MC평가도 눈에 띈 좋은 모습이었다. 2009년을 시작하면서 타 방송 MBC 놀러와에서 유재석과 강호동 그리고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를 해 준 것은 지금도 다 맞아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지금에서 그때의 말이 정확하다는 것을 방증한 것은 참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바로 연륜에서 나오는 이경규만이 가지고 있는 앞을 보는 선구안인 것이다.
이번에는 상플 멤버들에 대해서 평가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신정환에 대해서 얘기 한 것은 지난 번 얘기 한 것처럼 많은 부분을 쳐 줬다. 놀러와에서 당시 신정환 평가는 '천재적이다. 순간적인 애드립은 누구도 못 따라온다. 신정환은 방송 포맷으로 잡아두기엔 힘들다. 그의 자유로움에 맡겨서 최대한 놀게끔 해줘야 한다. 놀면서 신정환의 최대 애드립도 나오고 천재성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신정환에 대해서는 잉어이며 오리라고 비유를 했다.
신정환은 다재다능해서 이것저것을 다 잘한다. 뭐 한 가지를 뚜렷하게 잘 하지는 못하지만 여러 가지를 잘 해서 사람들이 잘 즐기고 잉어로 따지면 다 잘 먹는 다는 것이다. 시청으로 보면 많은 사람이 잘 신정환의 개그를 즐긴다는 것이다. 오리의 표현은 오리도 어느 정도는 날 줄 알고, 어느 정도는 수영도 하고 그런다는 의미에서다. 적절한 표현이다.
그에 비해 탁재훈은 비단잉어, 청둥오리로 표현해서 웃음을 줬다. 딱 신정환과의 평가와는 반대의 뜻이다. 비단잉어는 보기는 좋으나 먹지는 못하고.. 그래서 보기에는 좋으나 사람들이 그렇게 재미있게 보지도 못함을 표현해 낸 것이고 청둥오리 또한 새로 보기에는 좋으나 먹지는 못하고, 예능인으로서도 사람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현재 탁재훈을 정확히 짚어 준 것이라고 본다.
이수근에 대해서는 비교적 좋은 평을 남겼다. 약간의 농담성도 들어갔지만 이수근은 젖은 낙엽에 비유를 했다. 근성 있게 1박2일에 딱 붙어서 오래 한 것이 성공한 것이라고 얘기를 하고 그런 성격이 이수근의 장점이다. 이런 성실함으로 임하면 성공할 것이란 것을 말했다.
이런 평가에 신정환은 역으로 이경규를 평가해서 웃음을 주었다. 이경규는 30년된 음식점의 주방 아줌마 같다며.. 음식 맛을 보면 아~ 이 사람이 만든 것이구나~ 할 정도로 맛있는 개그..연륜이 묻어나는 개그를 한다고 하면서 칭찬을 하다가 역시 30년된 음식점 아줌마 생김새를 했다고 해서 웃음을 줬다. 그러자 이경규가 버럭 하며 너 아까 황금알을 낳는 오리라고 표현한 것 취소하고 썩은 계란을 낳는 오리라고 반박하며 또 한 번 웃음을 줬다.
또 이경규는 예능인의 가장 큰 덕목을 .. 심성이라고 본다고 했다. 심성이 고우면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해진다고.. 그 속에서 좋은 웃음이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말을 남겨 주었다. 참 멋진 개그맨이다.
이경규의 최고의 장점은 바로 이런 점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눈을 가진 것이다. 거기에 열정이다. 자신이 하고픈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복수혈전의 꼬리표가 따라다니지만 그 실패를 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후배들도 많이 따라 해야 할 표본으로 자리 잡을 만한 사람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