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반전과 캐릭터의 향연. ‘대다나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6. 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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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레미제라블의 마지막 씬은 대반전 그 자체였다. 무한상사 정과장의 씁쓸한 정리해고 과정과 인생 역전 스토리를 보면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이며 희망이라고 공감했던 시청자에게, 그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는 사실 일장춘몽이었다고 하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무한상사 정준하 과장이 정리해고가 되지 않은 결과는 <무한도전>을 시청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결론이었을 테지만, 뮤지컬 무한상사가 준 인생역전의 희망은 또 하나의 무서운 현실과 맞닿아 있어 씁쓸하기 이를 데 없게 했다.
꿈으로 끝난 인생 역전 스토리는 어쩌면 좌절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든 이렇게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동시에 전해준 것은 방법을 제시하는 면에서는 반가운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잠깐의 달콤한 정준하 과장의 인생역전 꿈은 절대 깨고 싶지 않은 우리네 인생과 닮아도 너무 닮아서, 시청자는 정준하 과장의 ‘나 돌아갈뤠~~’ 라는 말에 초공감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무한도전> 뮤지컬 무한상사가 보여준 마지막 무대는 충격적 반전이었고, 그를 연출한 제작진은 천재라고 해도 될 만한 대반전의 연출을 보였다. 더군다나 이 꿈은 우리가 꿈꾸는 그것과 닮아도 너무 닮았고, 진실 꿈이라는 요소는 다 갖췄기 때문이다.
정과장의 꿈이 꿈일 수밖에 없던 것은 프로그램을 떠나서 꿈에 등장하는 요소가 우리네가 꾸는 꿈과 똑 닮았기 때문이다. 허무맹랑한 아이템으로 성공하는 스토리. 사유리나 씨스타 같은 유명인이 꿈에 등장하는 것. 한 편의 대서사시가 있는 나만의 인생 스토리. 누구보다 슬픈 사연은 시청자 누구나 한 번쯤 꾸어 봤을 꿈과 같은 것이었다. 깨고 싶지 않은 그 달콤한 꿈을!
<무한도전>이 보인 엄청난 스케일의 뮤지컬 무한상사도 놀라움을 줬지만, 브리지 코너로 등장한 ‘행쇼’도 놀라움일 수밖에 없다. 길지 않은 분량의 코너지만, 가장 큰 임팩트를 주는 코너가 바로 ‘행쇼’.
‘행쇼’는 지난 방송을 통해서 엄청난 충격의 웃음을 줬다. 24시간 타령을 하는 타령총각의 웃음은 폭발적이었고, 영혼 없는 리액션 전문가인 국내최초 감탄사 전문MC 하수구 준하와 명수의 등장은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 폭발적 웃음을 줬다.
이번에는 더 강해졌다. 24시간 타령 전문가가 24시간 요들 전문가가 되어 나타난 것과 순수총각이라 불리는 ‘하루만 네 방의 침대가 되고 싶어서와요’란 이름의 하하 등장. 금강불괴와 만근추 전승자인 길의 등장. 청개구리 사나이 정형돈의 등장 모두 큰 웃음거리였다.
요들송 전문가 노홍철은 말끝마다 ‘요루리이히히~’ 등의 요들을 날리며 웃음을 줬고, 순수총각은 찌든총각으로 웃음을 줬다. 특기가 ‘비 사이로 막가’라는 고전 애드리브의 길은 그 모습을 생각할 때 비가 튀어 물러 나가기 때문에 특기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 웃음이 날 수밖에 없었다.
‘별남 별녀를 찾아라’ 코너를 통해 웃음 폭탄을 날린 이들의 행동에 감탄사 전문 MC 하수구의 감탄사. ‘헐랭~’, ‘띠로리~’, ‘대박!’, ‘대다나다~’, ‘백퍼?’, ‘어쩔~?’, ‘후덜덜’, ‘쩔어쩔어’ 등은 큰 웃음거리였다. 이 엄청난 파격의 캐릭터들은 그 짧은 시간에도 강력한 웃음을 줬다.
한 프로그램 안에 세 번째 아이템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패러디한 코너. 이 아이템은 멤버들끼리 다음 상황을 예측해 보는 코너로 영화에서는 범죄를 미리 막는 것이었지만, <무한도전>에서는 게임을 통한 웃음유발 장치로 매우 우수하게 쓰였다.
특히 게임 중간에 자신이 예측한 상황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끼어들면서 더욱 큰 웃음을 주게 된다. 노홍철이 던진 한마디에 ‘형수 특집’이 된 것은 <무한도전>이 보여줄 수 있는 예상하지 못한 즉석 애드리브 코너였다. 하나의 상황을 던져주면 결과는 언제나 생각지 못한 것이 끼어들며 주는 웃음은 <무한도전>의 최강 장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나오는 것은 신선함을 낳는다고 유재석의 아내 나경은이 등장하고, 정준하의 니모가 등장하며, 박명수의 아내가 등장한 장면은 형수특집으로 승화돼 웃음을 줬다. 시청자는 못 만날 것 같았던 마봉춘 나경은의 등장에 반가움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런 나경은에게 ‘경은아~ 전화 끊어~ 경은아~’ 라는 유재석의 배려 섞인 다정한 부름은 더욱 환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유재석이 아내의 이름을 부른 것이 배려인 이유는, 결혼과 동시에 ‘누구의 어머니’로 불리며 자신의 이름을 잃는 아내를 위한 배려이기에 시청자는 환호할 수밖에 없다.
한 프로그램 속 세 가지 기획. 하나의 상황이 수많은 상황으로 전개되는 예상외의 웃음은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그런 것이리라. ‘대다나다~ 쩔어쩔어~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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