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유산, 기분 좋은 주말 드라마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09. 5. 1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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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예능의 힘이 강력하다. 그런데 예외의 시간대의 강력한 드라마도 있다. MBC의 주말드라마가 없어진 이후로 다시 부활한 것이 '2009 외인구단'이다. 사라지기 전에 주말 드라마의 마니아 층 까지 안겨준 것이 달콤한 인생이란 드라마가 있었다. 오연수와 이동욱이 나온 이 드라마의 인기는 마니아 층 에게는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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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주말 드라마가 없어진 이후 SBS에서 주말 10시에서 12시까지 드라마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인기는 어느 순간 올라가더니 내려올 줄 모르고 있다. 지금 방송하는 10시대 드라마는 조금 재미가 약해지긴 했지만 그 전에 방송된 "유리의 성"의 인기가 엄청 났었다. 그에 비해 "가문의 영광"이 조금 덜한 인기였다.
그런데 그 두 드라마가 끝난 이후 나온 10시대 "사랑은 아무나 하나"와.. 11시대 "찬란한 유산"은 시청률이 거꾸로 역전이 되었다. 특징 중에 하나는 이 드라마들이 막장성을 전혀 안 보인다는 것에 의미가 깊다. 한창 막장드라마의 인기가 최고 정점에 있을 때도 이 두 시간대의 드라마는 막장성을 배제했다. 그리고 오히려 철저히 착한 드라마를 만들어 인기를 얻었다. 그래서 더욱 큰 시청률 잡는 시간대를 만들었다.
지금 나오고 있는 "사랑은 아무나 하나"와 "찬란한 유산"을 보면 확연히 찬란한 유산 쪽이 재미를 준다. 현재의 사건을 보면 김미숙과 문채원이 나쁜 역할로 나올 수 밖에 없는 형태의 전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모녀들의 스스로의 번민과 고통에 괴로워 할 것이 눈에 보인다. 전 드라마 '가문의 영광'을 봤을 때와 비슷하다면 '찬란한 유산' 이 드라마도 훈훈한 드라마로 끝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승기가 약간 미스 캐스팅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은 정극 배우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기에 이 정도의 연기라도 봐 줄만하다. 하지만 한효주와의 관계 형성 중에 사랑하는 연인이 되는 것은 좀 지금 상황에서는 아니란 것이다. 설정 상 아예 떼어놓고 접근 시켰다면 모르겠는데 거의 연기를 봤을 때 주인공 감인 배수빈과 삼각관계는 약간 아이러니 할 수밖에 없다.
이승기와 한효주의 연인 관계로의 발전은 지금까지 너무 많이 온 관계이고 식상하다. 툭탁거리며 싸움질 하다가 미운정이 강하다고 엮이는 패턴은 너무도 많이 봐 왔기에 미리 질리는 감이 있다. 적어도 그 내용을 몰랐으면 몰라도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쪽으로 엮는 것은 무리수다.
극 전개상 한효주의 연인 관계 형성도를 보면 배수빈과 더 애틋할 요소가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랑을 위해 기꺼이 모든 내던지는 모습도 배수빈 측이 더 공감이 간다. 로맨스를 볼 때 문채원의 상대는 이승기가 자연스럽다. 잠시 다른 사람에게 시선을 빼앗기는 설정이라 해도 문채원과의 오랜 관계에서 생긴 애틋함이 좀 더 자연스러운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지금 상태에선 벌어지는 이들 로맨스 형성 관계가 훨씬 좋아 보인다. 잠시 비껴 나갔다고 해도 결과로 봤을 때 더 자연스러운 것은 딱 이 시점이다. 배수빈 - 한효주, 이승기 - 문채원.. 이렇게 말이다.
김미숙을 봤을 때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처음서부터 악역으로 몰았다는 것이 앞으로 바뀔 역할을 역대변하는 느낌을 준다. 악역으로 끝나지 않고 나중엔 뉘우치고 화목하게 가정을 꾸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끊임없이 문채원의 속에 있는 약간 께름칙하긴 하지만 본연의 선량함으로 부딪치고 느끼고 해서 악역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 같다.
어제 방송에서 참 예전 생각이 나는 장면은 배수빈이 한효주에게 오해를 풀기 위해 했던 대사들이 깊이 남았다. '니가 이럴까봐 말을 못했어~ 남을 속이는 것을 제일 싫어하지만.. 너무 늦게 자신이 사장이란 것을 밝힐 수가 없었다는 것..".. 그것이 자신의 입장이 오해를 살까봐에서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는데도.. 다른 말을 해서 멀어질까봐' 걱정이 되서 못하는 그런 감정들이 뒤섞인 것이 예전 생각을 나게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런 기억이 있을 것 같다. 필자도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 드라마처럼 그냥 오빠로 지내다가 좋아하는 감정이 더욱 깊어졌을 때 감정을 내 보이고 싶었지만, 그녀가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떠날까 걱정이 되서 말 못하는 반벙어리가 되는 상황이 너무도 와 닿고 공감이 갔다. 그 애틋함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한 번 쯤은 느껴 볼 만한 스토리다. 이런 현실적인 러브스토리가 더 가슴에 와 닿는 것이다. 그래서 이 둘의 연인 관계가 더 보기 좋은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한 회, 한 회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드라마다. 이 전 가문의 영광도 참 착한 드라마였는데.. 그 후속이 찬란한 유산도 착한 드라마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효주의 연기력도 매우 안정적이고 뛰어나다. 오히려 예전 작품보다 이 작품으로 한효주의 인기는 급상승 할 것이다.
배수빈은 워낙 꾸준한 좋은 연기를 보여줘서 든든하다. 이전 드라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왕 역할도 잘했고 바로 이어지는 현대극에서도 빠른 연기력의 변신을 보여준 것에 많은 칭찬을 하고 싶다. 문채원도 정향에서 처음에는 못 나오는 듯 했으나 차츰 안정화 되어가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약간 전 드라마의 영향을 못 빠져나온 사람이라면 채치수로 더 많이 알려진 점장 일 것이다. 아직도 북한 말투가 남아 있어서 약간 아쉽다.
전체적으로 주, 조연의 활약이 고른 편이다. 앞으로의 인기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가면 갈수록 시청률도 올라가고 있는 시점이다. 어느덧 30%의 고지에서 숨고르기를 하려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많은 사람이 좋은 드라마로 재미를 느끼는 모습을 상상하니 같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 사진 / 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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