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전유성을 웃겨라’에는 아픔이 숨어 있었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2. 7.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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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들에게는 절대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는 인물 전유성은 워낙 기이한 모습과 행동으로 유명하다. 처음 볼 때에는 저 사람을 왜 웃기다고 하지?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조금씩 만나서 그의 행동과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한 마디 한 마디를 생각하며 웃음을 참지 못하는 마력을 보여주는 것이 전유성이란 인물의 모습이다.
지금의 어린 세대는 ‘전유성을 웃겨라’라는 코너를 아예 이해를 못 할 수도 있는 아이템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방송된 17년 전은 그를 웃기기 위한 개그맨 지망생들의 엄청난 각축전이 벌어지고는 했다. 그곳에서 스타가 된 개그맨도 이제는 어엿한 중년이 되어가고 있으니 역사적으로는 개그맨을 낳게 한 시초가 되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물론 웃음은 보너스였을 정도로 당시 인기는 대단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던 사실이 <놀러와>를 통해서 밝혀졌다. ‘전유성을 웃겨라’는 전유성이 밤무대에서 컨셉을 가져와 만든 프로그램이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놀라움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은 단순히 <좋은 친구들>의 한 코너였을 뿐. 그것의 유래까지는 알지 못했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사연 또한 듣고 보면 참 얄궂은 곳에서 시작됨을 알게 했다. 밤무대에서 활동할 당시 자신을 비롯한 코미디언을 우습게 바라보고 업신여기는 모습에 은근히 화가 난 전유성은 그러면 당신네 들이 나를 한 번 웃겨보라~ 하며 자신의 출연료 5만원을 걸고 내기를 한 것이 시초였다고 한다.
장안의 최고 화제 코너였지만, 그와 관계된 사연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작은 놀라움으로 다가왔을 법했다. 전유성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뭔가 거부감을 표현하는데도 특이한 모습을 보여준 듯했다. 원래 무대 공포증이 있는 전유성은 얼굴이 늘 굳어 있었고, 이를 마땅치 않게 여긴 선배들이 웃으라 강요를 하는 통에 그렇다면 난 끝까지 웃지 않는 캐릭터가 될 것이란 생각은 반항을 넘어서 묘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알게 한다.
‘전유성을 웃겨라’ 코너가 생기기까지 자신이 겪은 일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들린 이야기 중, 이 코너를 밤무대에서 막상 시작하니 올라오자 마자 뺨을 때리는 사람까지 있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사연이 있는 코너를 지상파의 한 코너로 올린 것은 뜻 깊은 일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아픔이 묻어 있는 코너를 가져와 성공시키는데 보탬을 줬으니 오직 사랑스럽겠는가!
1995년 <좋은 친구들>에서 ‘전유성을 웃겨라’ 코너는 막 빛을 발하려 한 박준형이 있었고, 2012년 <놀러와> ‘전유성을 웃겨라’ 코너에는 유상무와 안윤상이 웃음을 책임져 전유성을 향수에 젖게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전유성을 웃겨라’에서 유상무와 안윤상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은 전유성이 생각하는 코미디 철학과 가장 잘 맞아서 점수가 많이 나갔을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프로그램을 짤 줄 아는 것과, 그 프로그램을 적재적소에 이용할 줄 아는 센스가 있어서이다. 때때로 변하는 상황 또한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 둘은 매 상황의 변화에 적응을 하며 웃음을 줘 전유성을 흐뭇하게 했다.
그 중 유상무는 전유성이 기억에 남는 ‘코 빨아줘’ 사연을 응용해 즉석에서 보인 개그는 만족감을 준 대목이었다. 안윤상도 단순한 성대모사 개그만을 한 것은 아니었다. 상대가 가지고 있는 성격 포인트를 손에 쥐고 특징을 보여주는 드라마를 보여준 것은 좋은 점수를 얻는 초석이 되었다.
독특한 전유성의 4차원 판단 또한 재미 중에 하나였다. 최종 우승을 정해줘야 하는 곳에서 두 명을 뽑아 가위바위보를 통해 1위를 가져가란 것은 그만의 방식이며 재미였다. 하지만 코미디 마술을 보이는 팀은 이미 타 개그맨이 예전에 했던 개그를 재탕하는 모습으로 실망을 주기도 했다.
‘전유성을 웃겨라’ 코너에 숨겨져 있던 그 만의 아픔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다행이라 여겨졌다. 그는 현재 청도에서 개그맨이 되기 위한 싹들을 양성하는 학교를 운영 중에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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