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무인도 스페셜, 묘할 정도로 파업 모습 담겼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2. 5. 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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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주 연속 본 방송이 나오지 않고 있는 무한도전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칠 정도로 쌓이고 있다. 이런 마음은 비단 시청자만의 마음이 아님을 여의도 청춘페스티벌에서 김태호PD의 반응으로 엿볼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김태호PD는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열린 청춘페스티벌에서 무한도전이 16주 연속 방송이 되지 않고 있음에 심정이 어떻냐?는 질문을 받고 “저 눈시울 붉어진 것 보이시죠?”라며 말을 하여 얼마나 아픈 마음인지 알게 했다.
김태호PD는 또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고하는 대화를 하던 중 현재 상황을 빗대 말을 하여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라디오를 만드는 공장에 원래 AM, FM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AM만 판매를 했고.. 소비자들은 그게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익숙해진 것 같다. FM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여의도 청춘페스티벌이 열리는 이 시간 또 한 곳에서 김태호PD의 분신인 <무한도전>이 방송이되었고, 수년 전에 방송을 했던 <무한도전 : 무인도 스페셜>이 전파를 탔다. 이 방송이 나왔던 시기에는 팀워크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가 되었지만, 이번 스페셜 방송에서는 이 내용이 묘하게 현 상황과 연관이 되어 파업 MBC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보였다.
현재 MBC의 모습은 1년에 1/3분기 동안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한 데는 김태호PD가 말한 데로 공영방송이 보여줘야 할 책임이 있는 방송을 내 보내지 못한데 그 주요인이 있음을 우리는 능히 알고 있다. 공정방송이 되어야 할 방송사가 공정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는 그 안에 자리한 사람들의 분노로 이어지고 현 상황이 된 것은 심히 아픈 상처일 수밖에 없다.
이번 <무한도전 : 무인도 스페셜>은 그런 현 MBC의 모습과 묘하게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특히나 자막과 상황들이 맞아 들어가 더욱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하나 뜯어보면 꼭 이 이야기를 주제로 만든 것이 아니더라도 일치함을 알 수 있다. ‘곡소리 내는 팀원들’은 작게 적용하면 현재 <무한도전>이 방송이 되지 않으며 백수가 되어버린 연기자들의 모습이고, 또 <무한도전>을 이끌고 있는 ‘유재석’은 중간에서 김태호PD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리어 고생을 하는 모습을 이 방송에서 고스란히 보여줬다.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도 MBC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 오버랩 되는 장면이 등장한다. 밤을 새기 위한 불을 지펴야 하는 과정에서 원시적인 도구로 간신히 불이 붙을락 말락 할 때 결정적인 부분에서 자신이 영웅이 되어야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무한도전 멤버의 모습은, 현재 파업 현장을 떠나 방송에 복귀한 배현진과 양승은 아나운서의 모습을 보는 듯 느껴지게 했다.
하지만 비겁한 선택을 한 이들의 힘 빼는 행동들이 있어도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노조의 파업에 불이 붙은 이 시점에서 그들이 떠나갔다고 해도 이미 붙은 불은 꺼지지 않는다고.. 자막에서 등장한 ‘(할 수 있다) 이미 붙은 마음의 불’이라는 표현은 그런 마음과 일치해 보였다. 그렇게 떠나간 이들이 뭉쳐있는 동굴에는 수십 마리의 박쥐 떼가 있음 또한 자막과 일치해 나갔다.
‘끝까지 혼신의 연기’는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모습과도 같아 보인 것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면 그렇게 틀리지 않는 상상이기도 했다. 그는 뉴스를 마치고 돌아가는 중 노조원들에게 신체 일부의 충격을 받았다고 하며 한 동안 방송을 하지 못한다는 거짓 연기를 하며 노조의 위기를 불러온 인물로 비춰지고 있다.
지금 현 상황의 주제로 만들어지지 않은 옛 <무한도전>의 방송 일부 모습이 갖다 붙여놓으니 너무도 묘하게 맞는 상황은 놀라움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 두 개의 자막은 더욱 놀랍다. ‘동료들은 죽든 말든 니들만 살면 되는 거야?’라는 박명수의 호통과 자막은 ‘먹을 것 앞에서 팀워크는 뒷전’이라는 말과 어울려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하고 싶지 않았고 제대로 파업에 참여 하지도 않았지만, 마치 제대로 참여를 한 것 같이 했다가 스스로 생각하는 정의를 집행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 배 아나운서와 양 아나운서의 복귀는 좀 더 안락한 자리를 버리지 못하는 현 상황과 묘하게 닮은 모습이었다.
좀 더 공정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이 시간에도 노력하는 이들과는 달리.. 자리에 연연하는 이들의 배신은 고행으로 접어든 이들의 분노와 슬픔을 안겨 주고 말았다. ‘잠자는 시간 몇 시간만 참으면 집에 간다’라는 자막 또한 그 상황을 대변하는 말처럼 들려왔다. 수 없이 많은 시간을 정의를 위해 투쟁하며 걸어와 이제 막 성과를 내려 하는 찰나, 그 시간을 참지 못해 떠나간 이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안타까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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