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쇼, 고현정의 컨셉 다시 잡아야 할 때

기존 고현정이 배우로서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생각해 보면 차가운 이미지가 가장 먼저 생각이 될 수밖에 없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 이미지가 아무래도 크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전 작품에서 한 없이 여린 모습을 보인 것도 크게 없다. 그나마 우리에게 가장 감성적이고 여성적으로 다가온 작품이라면 <모래시계>를 뽑을 수 있을 것이지만, 잘 알려진 작품에서 그녀가 여린 모습을 보인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고현정을 생각하면 현대적인 여성상을 대변하는 인물과도 같은 이미지다. 하지만 결혼 전 작품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여성스러운 이미지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여명의 눈동자>, <두려움 없는 사랑>, <엄마의 바다>, <모래시계> 등에서 보인 그녀의 이미지는 천상 여자의 이미지였다. 그러나 그녀가 돌싱으로 연예계 컴백을 하면서 얻은 이미지는 여성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그 무언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돌싱 첫 작품으로 삼은 <봄날>은 그나마 여성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었고, 옛 향수를 느끼게 하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이 성공한 것은 아니기에 다음 작품부터는 그녀의 현재 성격을 담아 낸 작품들로 이미지가 변신하게 된다.

<여우야 뭐하니>때 약간 변하기 시작한 이미지는 <히트>에서 완전하게 강인한 여성성을 대변하는 인물로 자리잡게 된다. <봄날>과 <여우야 뭐하니>에서 약간 자신의 정체성에서 방황을 했다면, 그 다음 작품인 <히트>에서는 완벽할 정도로 새 이미지를 자신에게 맞춰 갔다.

뿐만 아니라 그 이후 작품에서는 더더욱 강인한 여성으로 재탄생 한다. <선덕여왕> ‘미실’역은 지금의 고현정이라는 절대적인 이미지를 만든 드라마가 되었고, 이후 대부분의 작품에서 그런 이미지는 고착화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선덕여왕>이 끝난 이후 <대물>까지도 이미지는 비슷했다.

TV드라마에서 승승장구를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스크린에서는 별 효용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고현정은 <여배우들>과 <북촌방향>에서도 큰 이미지는 남기지 못하며 절름발이 배우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그런 이유에는 그녀가 보이고 있는 항상 비슷한 이미지가 남아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그런 비슷한 이미지는 그렇다고 예능 프로그램인 <GO쇼>에서도 사라지지 않아서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GO쇼> 자체가 가지는 성격이 고현정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쇼라고 하지만, 이는 분명 별개의 프로그램 이미지로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똑 같은 이미지를 소모시키려는 모습은 큰 아쉬움을 살 수밖에 없게 느껴진다.

그녀가 <GO쇼>에서 보이는 모습 중, 웃을 때 모습은 쇼가 제대로 진행이 안 될 정도로 정수리 노출쇼를 보이고 있지만, 그녀가 가끔씩 보이는 버럭거리는 모습은 모든 부분을 희석 시켜버려 다시 그녀의 이미지로 리턴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쉬움이다.

<GO쇼>가 시작된 이후 7회가 지나가지만 여성 출연자가 나온 것은 이번 회를 비롯 단 2회였고, 한 회는 그나마 자신보다 대선배인 여성이 나와 기를 펼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 회를 뺀 여성출연자가 있는 방송은 영화 <후궁>팀의 조여정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조여정이 나온 이번 편에서 고현정이 보여준 이미지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별로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모습이라 안타까움은 더했다. 조여정에게 장난으로 겁을 주는 모습이었다고 하지만, 그것이 장난인지 진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몰입하는 모습은 출연자인 조여정이 움찔거릴 정도로 버럭거림의 수위가 심해 보였다.

의도는 분명 장난성이고, 그것을 해명하는 자막이 따라 붙었지만.. 아쉬운 것은 그녀가 보이는 이미지에서 구분이 가지 않는 진지함이 묻어나서였다. 연기를 너무 잘 해서일까? 그녀가 버럭거리는 것은 진짜 화가 난 사람의 모습처럼 사나워 보였다는 것이 문제다.

<GO쇼> 특성이 어느 역에 도전을 해 캐스팅 되는 형식이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자랑을 대놓고 해야 하는 입장에서 조여정이 보인 자신의 매력을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 버럭거리는 고현정의 모습은 연기를 넘어 화가 난 사람처럼 보여 웃을 수 있는 포인트를 잃게 하는 현상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고현정’은 <GO쇼>에서 어떤 이미지를 가져야 할까? 정답은 스스로 찾는 것이고, 자신의 결정일 수밖에 없지만.. 다만 확실한 것은 이미지가 중첩이 되는 현상은 벗어야 한다는 것일 게다. 예능 토크쇼의 진행은 분명 자신만의 단독이미지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수많은 캐릭터의 게스트들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성을 갖춰야 하는 입장에서 일부분 자신이 당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현재의 미실 이미지로 게스트를 옭아 매려 하는 모습은 지양을 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자신의 강한 이미지가 적어도 이 쇼에서만큼은 빠질 그때까지 만이라도, 버럭하는 이미지를 삼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한 이미지는 여유가 생길 때 조미료로 써도 늦지 않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옆에서 정형돈이 지속적으로 그런 이미지를 빼줬다는 부분이 칭찬할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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