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쌍둥이 스페셜, 오랜만에 놀러와 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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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쌍둥이 스페셜이 오랜만에 놀러와 다운 면을 보였다. 그간 시청률이 떨어질 만큼 떨어져 위기론을 겪고 있는 놀러와였던 만큼 이번 스페셜은, 그런 위기론을 잠시나마 접게 해 줄 수 있었다. 뭐 그렇다고 완벽히 위기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힘드나, 가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희망은 작게나마 보인 것이 이번 스페셜의 의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월요 예능 <놀러와>의 위기는 상대 프로그램인 <힐링캠프>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프로그램 스스로의 잘못이 지대했다. 한 번 옛 향수코드로 좋은 반응을 얻자, 그 아이템에 함몰되어 2년을 한결같이 시청자들을 괴롭히게 됐다.

처음에야 옛 향수를 건드려 주는 것이 시청자들로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었으나, 매번 똑 같은 아이템으로 일관하는 <놀러와>가 반갑지만은 않게 된다. 빠른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본다는 것은 당시 <놀러와>가 줄 수 있는 특징이었고, 언젠가는 바뀌겠지 하며 기다리다 지칠 때 즈음 <힐링캠프>의 젊고 빠른 포맷이 먹히며 차근차근 시청률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만다.

<놀러와>는 한 번 세시봉의 영향을 받은 이후로는 좀처럼 젊은 게스트가 나오지 않는 토크쇼로변질 되었다. 한 번 아날로그 감성으로 인기를 얻은 이후로는 그 모든 체계를 향수코드로 바꾸고, 나이든 출연자들이 나와서 옛 기억들을 나열해 놓는 공간이 되고 만다. 그런 폐해는 <놀러와>를 넘어 <일밤>까지 침입하여 잠깐의 인기를 주고, 오랜 아픔을 겪게 했다.

당시부터 현재까지 MBC의 문화는 빠르게 바뀌는 문화 속에서도 옛 문화로의 회귀 미학(?)을 보여줬다.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그들의 운영미학은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신세로 전락시키고 만다. <놀러와>가 올드해진 것을 떠나 MBC자체가 올드해짐으로 시청자가 타 방송사로 이주하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더욱이 굉장히 상업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여준 것은 시청자들에게 있어 반발심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이유가 되기도 한다. MBC는 세시봉의 인기를 시작으로 <나는 가수다>를 만들어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그를 통해 상업적인 모습들을 본격적으로 보였다.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 공연을 무리해서 기획하여 출연하는 가수들을 곤란하게 만든 것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익히 알고 있는 일화였다.


상업적인 운영의 피해자가 된 것은 대표적으로 <놀러와>를 뽑지 않을 수 없다. <놀러와>는 세시봉의 인기를 등에 없고, 당시 기획된 <나는 가수다>에 PD를 내어줘야 했다. 아주 작은 분란으로 시작이 된 일로 그 자리에 신정수PD를 투입한 것은 두 프로그램을 망치게 되는 일이 되고 만다.

<놀러와>에 이후 투입이 된 PD들은 방침에서였는지, 아니면 인기를 따라서였는지 계속해서 올드한 포맷을 쥐고 놓지 않는 현상을 보이며 차츰 쇠락의 길을 걷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뭐 하나 젊은 감각이 없는 기획에 게스트들도 그런 코드의 토크를 하면서 점점 사람들이 관심을 잃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고, 지금까지 그런 모습은 이어가고 있다.

이번 <놀러와 : 노래하는 쌍둥이 스페셜> 또한 완벽히 향수코드를 버린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이 절제된 면이 있었고, 그 절제된 면이 통해서 많은 웃음을 선사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전반적인 방송 런닝타임 중에 지루할 틈이 없었던 부분은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쌍둥이들의 신비스러운 이야기는 닭살 돋는 경험을 해 주게 했으며, 그들의 대립각은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며 많은 웃음을 유도해 냈다. 쌍둥이라서 편하고 좋았던 일도 많았지만, 그로 인해서 겪게 되는 애로사항은 또 남들이 모르는 아픔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그들은 쌍둥이로 각각의 다른 몸을 가진 인격체지만, 다른 몸을 가졌으면서도 결국은 아껴주는 하나의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며 감동을 안겨준다.

그들의 티격태격하는 모습과, 그 모습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 것은 오랜만에 <놀러와>다웠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작은 이야기라도 그 이야기를 통해서 공감대를 찾아내는 과정을 보여준 것은 실로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어서 반가움으로 다가왔다. 쌍둥이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로 서로의 오해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흐뭇한 웃음을 웃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오랜만에 <놀러와>답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놀러와의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 중에 하나를 배틀라운드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 스페셜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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