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신정환을 그리워하게 하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2. 3. 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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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을 맞이한 <해피투게더>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초대 MC인 1대 MC진부터 시작해서, 3대 MC진까지 총망라 된 스타들의 경연장이 된 자축 파티는 성대하기 이를 때 없었다. 누구 하나 제 값 못하는 사람들 없이 각 영역에서 아직도 건재한 위용을 뽐내는 그들이 한 곳에 모이니 G4는 어린 영유아 정도의 존재감이 되어버린 듯했다.
‘신동엽 – 이효리’, ‘탁재훈 – 유진’이 10주년 기념 파티에 참가를 했고, 안타깝게 참석하지 못한 것은 <해피투게더> 역사에 이름을 올렸던 이름 ‘김제동’과 ‘김아중’ 정도였다. 그런데 이 두 명의 MC진 외에도 <해피투게더>와는 관계가 없다지만 갑작스레 만나 보고픈 MC진이 생긴 것은 바로 ‘신정환’이었다.
누구라도 선뜻 말을 못하는 분위기였지만, 말을 못하는 과정에서도 그 애정은 아직도 엄청나다는 듯 서로 눈치를 보며 이야기를 해 주자는 듯한 기운이 감지된 것은 서로를 어느 정도 생각하는지를 알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탁재훈’, ‘신동엽’, ‘유재석’ 누구 한 명 할 것 없이 무척 아끼는 기존 MC진에 ‘신정환’은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물론 이러한 애정은 대중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지 지금 그가 벌려놓은 일들이 봉합되지 않은 채 상처로 남은 것 때문에 미움이 더하겠지만, 그 미움 너머 점점 많은 이들이 ‘신정환’을 그리워 하기 시작한 것은 또 어쩔 수 없는 사실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성탄절 특사로 나온 ‘신정환’의 근황은 자세히 알 수 있는 길이 없다. 단지 가장 최근 소식이 2월 중순에 치료를 받는 정형외과를 다녀간 것이 다일 정도로 두문불출하는 것이 그의 소식일 뿐이다. 이런 신정환의 은둔 소식은 ‘탁재훈’에게서도 느껴졌다.
<해피투게더>에서는 ‘탁재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인 ‘신정환’에 대한 근황을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물어보게 된다. 그러나 사건 자체가 워낙 크게 벌어진 상태고, 그 처벌이 중하기에 쉬이 말을 잇지를 못했다. 최대한 조심스레 말 한 정도가 ‘확실한 해체는 아니에요’일 정도로 내놓고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오늘은 특별히 리더만 나왔습니다’로 문을 연 ‘탁재훈’의 말은 아직도 자신과 함께 했던 ‘신정환’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한 정이 남아있어 보였다. 이런 탁재훈의 말에 게스트로 나온 이들의 질문 공세는 해체에 대한 이슈로 몰렸고, 탁재훈은 해체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미약하게 나마 보여주었다.
대중들의 안 좋은 시선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탁재훈’의 입장은 ‘신정환’을 ‘그 분!’이라는 칭을 하게 만들었다. 이는 KBS에서 자신의 컨츄리꼬꼬의 곡들과 룰라 곡들이 방송금지가 된 것과 궤를 같이하는 입장의 조심스러움이었을 것이다. ‘아! 그분! 상상플러스 같이 한!’이라는 말을 간신히 한 ‘탁재훈’의 말에 ‘유재석’은 장난을 치며 보조를 맞춘다. ‘컨츄리꼬꼬 왜 혼자 하신 척 하세요?’라며 말을 해도 된다는 듯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탁재훈’은 약간의 투정 섞인 말로 재치있게 상황을 모면하지만, 역시 그 말 속에는 ‘신정환’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 있었다. ‘그 분 때문에 금지곡이 많아요’라며 운을 떼고, 이어 모기 소리 만한 음성으로 독백을 하는 듯 ‘사람하고 같이 풀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를 말 해 그의 심정을 알 수 있게 했다.
너무도 소심하게 작은 소리로 독백을 하듯 말하자 ‘유재석’은 “왜, 그 말을 카메라를 보지 않고 이야기 하세요. 떳떳하게 하세요”라며 말을 하며 힘을 돋워준다.
‘탁재훈’의 너무도 조심스러운 모습은 이미 한 번 대중에게 용서를 받았던 ‘신정환’이 다시 잘못을 한 것에 대한 부담감이 지배적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신정환이 다시 용서를 받고, 진정 뭔가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역시나 방송을 통해서 증명해야만 하는 것이니..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내 볼 수밖에 없던 것이 ‘탁재훈’의 입장이었을 것이다.
시청자의 입장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지만, 요즘 들어 부쩍 ‘신정환’을 찾는 시청자들이 많아지는 것은 기존 활동을 하고 있는 MC진들이 ‘신정환’의 천부적인 재질을 못 보여주는 데서 느끼는 공허함이 그를 찾는 결과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한다.
현재 황금어장 <라디오스타>가 독립 체제로 가는 것은 많은 이들이 축하를 하지만, 왠지 ‘신정환’이 빠지고 나서 계속해서 절름발이처럼 기우뚱거리는 모습은 더욱 그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아닌 것처럼 행동을 한다지만 ‘탁재훈’만큼 ‘신정환’이 다시 돌아와 주길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심정을 이해하던 ‘유재석’과 ‘신동엽’은 더더욱 신정환이 재기 하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신정환’이 무엇보다 지금 치료에 집중하고, 마음을 다지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일체 움직이지 않고 은둔하여 마음에 병을 쌓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그의 천재적인 소질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과, 꾸준히 치료를 통해서 마음을 다잡은 완성된 신정환이 돌아와 주길 바라는 이들이 역시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가 내적 외적으로 치료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그리고 돌아와야 하는 이유는..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때문이라도 더욱 노력을 해야 할 이유가 된다. 잔칫집에 모든 식구들이 흥겨움을 나누는데, 못난 자식이 참석하지 못한 것은 그래서 더욱 아픈 이유다. 신정환을 보고 싶게 만든 <해피투게더>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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