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만찬, 띄엄띄엄 개연성 없는 우연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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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러브라인이 매력인 <신들의 만찬>은 애초에 <식객>을 넘어서는 맛 있는 프로그램은 되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렇게까지 생각 하게 되는 이유는 <신들의 만찬>이 너무 우연이 많다는 점과 그 우연이 개연성 없이 갑자기 툭 튀어 나오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거기에 띄엄띄엄 연출은 큰 단점으로 다가온다.

이 드라마 <신들의 만찬>은 두 명장 후계자가 대립하는 과정의 시작부터 우연을 남발했다. 그 우연은 너무도 우연스럽게 띄엄띄엄 표현이 된 것이 극을 헐겁게 만드는 느낌을 준다. 필연이 될 후계자 경합에서 드러난 그 러프한 표현은 극의 첫 시작을 너무 쉽게 가져가려는 듯, 또는 불친절하게 알아서 이해하라는 듯한 배려심을 보여줬다.

두 후계자의 경합이 시작되고 한 후계자는 조여 드는 압박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상대 후계자의 살아있는 재료 생선에 술을 부어 생선의 피를 튀게 하며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처하게 한다. 그러나 그를 잘 이겨낸 후계자는 무사히 경합에 이겨 명장의 자리에 올라선다.

그들의 경합 과정에는 똑 같은 우연의 장면이 두 번이나 반복이 되고, 그 두 번의 우연은 모두 성도희(전인화)가 무사히 이겨내는 장면을 보여준다. 첫 번째 백설희가 기자회견을 열어 성도희 측을 곤경에 빠져들게 하는 장면에서 너무 쉽게 상황을 이겨내고,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 것을 미리 알았다는 식으로 이도 빨리 이겨낸다. 초 스피드로 이어지는 초반부는 드라마를 보는 이들에게 이것을 어떻게 연결을 해야 하는지 헛갈리게 만들어 줬다.

신분이 바뀌는 어린 시절의 장면. 그 신분이 바뀐 것을 알고 꾸준히 친어머니가 아닌 성도희 4대 명장에게 다가서려는 ‘송연우’이며 ‘하인주’ 역을 맡고 있는 서현진은 진짜배기 딸인 ‘고준영’의 등장에 그녀가 친 딸인 것을 아직은 모르나 묘한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이 드라마는 불친절함의 교과서라 해야 할 것이다. 시청자에게 불친절한 것뿐만 아니라 연기를 하는 연기자들에게도 불친절한 드라마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가 흘러가는 구조를 보면 너무나 뻔한 분란을 일으키는 장면들이 존재한다.

아리랑의 3대 명장인 ‘선노인’은 천상식본의 주인인 ‘고준영’을 갑작스레 명장의 후계자로 지목하고 낙하산이 되어줄 것을 요구하며 바로 투입을 한다. 뭐 다른 것 안 보고 이 행위 자체만으로도 분란이 예상이 되는 장면이다. 이건 누구라도 분란의 시초가 될 것을 알게 하는 장면이었다. 이 상황에 가짜 하인주 인생을 살아가는 송연우가 새로 굴러들어온 민폐녀에게 화를 내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구조라 할 수 있고, 하인주의 어머니인 ‘성도희’가 역시나 새로 굴러들어온 민폐녀인 ‘고준영’을 좋아라 할 리 만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민폐녀 역할로 ‘고준영’이 등장을 하는 씬이라고 해도 이처럼 대충대충 확 집어 던져 넣는 낙하산을 만든 것은 시청자에게도 민폐요. 연기를 하는 연기자들에게도 민폐가 아닐 수 없다. 더 자세하게 들어가면 캐릭터가 된, 각 연기자가 이 대충대충의 극본에 맞춰 연기를 해야 하는 디테일은 없는 러프함에 빠져든 것은 아쉬움이라 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아픔을 모르는 ‘철인 28호’ 같은 느낌의 무딤을 보여준다. 송연우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회를 뜨는 장면에서 자신의 손을 회인 듯 뜨며 피가 철철 나는 데에도 그 아픔을 바로 느끼지 못하는 장면은 시청자를 경악시키는 장면이었다.

그 아픔이 있는 데도 ‘천상식본’을 재연하는 행사에서 아픔을 참고 행사를 진행하려는 ‘송연우’는 여자 철인 28호 캐릭터의 진수를 보였다. 그 아픔에 견주지는 못 할 테지만 성유리도 넘어져 까진 무릎의 상처와 아픔은 대수롭지 않은 듯 시크하게 괜찮다! 하는 모습은 이 드라마의 캐릭터가 모두 철인인가?를 생각케 하는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개연성 없는 우연의 만남이라 표현할 만한 장면들은 곳곳에 널려 있을 정도로 많았다. 딱히 설명을 하지 않고 10분만 보더라도 한 번씩은 꼭 등장하는 그 우연에 놀라움은 크다.

특히나 이 드라마는 개연성이 없는 씬들의 ‘갑툭튀’가 심하다. 항간에 막 쓰이는 말 중에 줄여서 만든 말인데, ‘갑툭튀’는 ‘갑자기 툭 튀어 나오는’ 상황을 줄여 만든 말인데.. 이 드라마가 바로 ‘갑툭튀’의 절정을 보여준다.

딱히 안 해도 될 일을 상황에 끼워 맞추는 듯한 연출은 웃음을 주기도 한다. 이상우 극 중 ‘김도윤 역’은 어머니인 백설희가 자신을 잡아오라고 명령을 한 그의 비서들을 피해 도망을 한다. 그러나 그 도망 중에 갑자기 액션 영화를 찍는다. 그 액션 영화 씬에 여주인공인 진짜 하인주인 고준영을 태워 인연의 끈을 만든다.

인연이 너무 인조스러워 보이는 연출이 되는 장면이 등장한 것은 그 도망 과정에서 차에 치일 뻔한 상황이 생기는 것인데, 이 장면에서 대충대충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는 눈물이 날 만큼 웃음을 준다. 굳이 안 타도 되는 고준영을 태우려는 김도윤도 웃기고, 그에 애써 동조해 고준영은 차에 타 금방이라도 먹은 것을 쏟을 것 같은 장면들을 보여주며 웃음을 준다. 거기에 도심 추격전의 액션 신은 더욱 큰 웃음을 준다. 왜 음식 드라마에서 액션 신이 연출 되어야 하는지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시청자를 몰아 넣는다.

또 한 가지 웃기는 ‘갑툭튀’ 감정 변화는 ‘성도희’와 ‘하인주’ 두 딸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십여 년 정도를 딸내미에게 신경을 안 써 딸이 그 스트레스에 마음에 들고자 노력을 하며 사고가 나고, 새로 등장한 고준영에게 신경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초 스피드로 감정 변화를 일으켜 세상에 하나뿐인 딸이며 후계자로 낙점을 한 듯 하해와 같은 사랑을 보여주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닭살 돋는 간지럼증을 유발시켰다.

이쯤 되면 이 드라마는 음식드라마로서의 신들의 만찬이기 보다는, 우연의 만찬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을 듯한 극 진행과 흐름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한다. 하지만 극 중 명랑 캔디가 된 ‘고준영(성유리)’과 ‘최재하(주상욱)’의 달콤한 우연의 만남과 바라보는 사랑, 베푸는 사랑은 달콤한 부분으로 시청자를 매료시키는 장면이라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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