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심리치료 클리닉이 된 감동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2. 2. 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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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지 못했던 개그맨 유세윤의 우울증은 시청자에게 충격을 줬다. 특별히 우울증을 앓고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밝은 그가 우울증이라고 하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이라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의 둘도 없는 친구들과 오랜 동료인 ‘개식스’ 멤버들은 그의 말 못할 우울증을 눈치 챘고, <라디오스타>의 제작진조차 서서히 그의 우울증을 간파하며 함께 하며 유세윤을 위한 특집을 마련하게 된다.
유세윤을 위한 힘 북돋아 주기 특집이 된 이번 특집은 ‘개식스’ 멤버의 탄탄한 저력을 알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다. 그와 더불어 그들의 우정이 얼마나 끈끈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은 사나이 눈가에 눈물 나게 하는 경험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그들의 끈끈한 우정의 정점은 단연 마지막 장면에서 나온 ‘속풀이 송’ 이었는데.. 그들이 부른 <친구>라는 노래는 마치 ‘사나이 우정가’가 아닐까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서 활약을 했고, 현재는 옹달샘으로 <코미디 빅리그>에서 활약을 보여주는 그지만 뭔가 예전의 에너지 가득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는 것은 의아함이었다. 뭔가 반쯤 힘이 빠진 그의 모습은 예전의 유세윤의 모습은 아닌 듯한 모습을 자주 비추고는 했다.
<라디오스타>에 투입이 되고 난 이후에도 시청자들은 유세윤의 저력이라고 할 정도의 에너지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규현을 살리기 위한 희생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지게 했지만(물론 존재하는 이야기지만) 역시나 그의 모습은 힘을 잃은 모습이어서 약간은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상상을 하게 했다.
유세윤이라는 이미지를 생각할 때 첫 번째 생각나는 것은 터질 듯한 에너지이다. 뭔가 앞에 걸리적거리는 것이 있으면 과감히 차고 나가는 성격 같아 보이는 그의 이미지는 가만히 있어도 아우라가 풍기는 개그감을 등에 업은 모습이었다.
깐족거리는 그의 이미지는 여타 개그맨들을 여유롭게 앞지르는 수준으로.. 전혀 밉지 않은 캐릭터로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그런 이미지가 건방진 캐릭터로 비춰질 수 있었지만, 시청자들은 그의 건방은 말 그대로 이미 그것이 악의가 없는 장난성 이라는 것을 알기에 순도 100%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생겨난 유세윤 이미지가 ‘건도(건방진 도사)’이기도 했다.
그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코미디 무대보다는 버라이어티 예능이었고, 점차 자신의 영역을 넓혀 또 하나의 장기인 가수 영역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 동료 연예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안게 된다.
연이은 성공을 하는 유세윤은 누가 봐도 성공의 길을 걷고 있었다. ‘UV’ 활동을 하는 것도 매번 엄청난 호응을 얻고, 코미디면 코미디, 버라이어티면 버라이어티. 그가 하는 일은 모든 것들이 술술 풀릴 정도로 좋은 페이스였다.
하지만 그는 행복하지만은 않은 듯싶었나 보다. 겉으로 보이는 사회적 활동력과 모습. 생활의 여유 등을 볼 때는 행복함에 웃음만 지어야 할 그였지만, 어느새 그에게 찾아온 우울증은 그것이 행복함이라는 것을 넘어서, 더 이상 행복함이 무엇인지? 그 행복함을 더 찾아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 이르게 만들었다.
그의 나이를 생각해 보면 자신이 이루어 놓은 것은 누가 봐도 성공한 인생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 찾아 온 주위 반응은 자신조차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으로 인도해 나가.. 점차 소원한 관계의 선상까지 밀어내는 아픔을 겪게 한다.
바쁘게 지내며 꿈만을 생각하고 모든 생활을 앞만 보며 산 자신이지만 막상 모든 것을 이루는 시점이 되자, 자신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의 순수한 마음이 깨진 것을 느끼는 것은 그에게 우울함을 가져다 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렇게 순수하게 지냈던 동료들과 어느새 마음의 벽을 느끼게 된 것은 그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다. 나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실제 변하지 않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은 그에게 점차 다가서지 못하는 갭을 느끼게 되면서 서서히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것은 너무도 일반적인 상황일 게다. 그것은 한 쪽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가 느끼는 것이지만 말이다.
나는 열심히 달리고 달려 결승점에 한 발짝 더 다가 섰지만, 처음 같이 뛰기 시작한 이들은 말 못할 여러 현실의 벽에 부딪혀 따라오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던 것이 바로 유세윤의 속마음이 아니었을까 한다.
사회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점점 올려놓는 과정은 자신이 모두 자각하지 못하지만, 처음 같이 뛰기 시작한 사람들은 점차 멀어져 가는 그를 보고는 이제 그만 쫓아가야만 하는 것은 아닐까 낙담을 하고 포기를 하게 되며 말 못할 갈등과 서운함은 생기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인 터.
점점 자신이 사랑하는 친구들과 동료들은 자신이 크게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떠나가는 것을 넋 놓고 바라 봐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만든다. 세상 그 누구도 자신의 우정을 떼어내지 못 할 것만 같았어도 지금에 와서는 그렇게 사랑하는 동료들이 자신을 멀리하는 것을 느끼게 되며 그는 우울증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그가 풀어 놓은 말 중, “나는 무엇이 될까?를 생각할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무엇이 되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이라는 표현은 그저 성취감이 아닌, 많은 갈등을 거친 말이라 느껴졌다. 단지 이룰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의 위치에서 과연 주위 사람들을 잃으면서까지 또 다른 미래를 꿈꾸고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이 그에게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하게 했다.
<라디오스타>는 그들의 고민을 풀어놓는 심리클리닉의 역할을 해 냈다. 요즘 힘들어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본 ‘유상무’와 ‘장동민’. 그리고 그와 학창 시절과 사회 초년병 시절 같이 하게 된 ‘개식스’ 멤버들이 그를 지켜 본 바를 이야기하며 힘들어 하는 것을 보듬어 줄 때 진정 그들의 고민들은 하나씩 튀어 나와 같이 고민하며 치유하는 과정들을 거친다.
유상무의 끈끈한 우정은 눈물이 되어 주르륵 주르륵 방정맞게 흘러 내렸지만, 그 눈물은 유세윤의 고민하던 번뇌를 풀어놓는 계기가 된다.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 해 주던 장동민이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형의 역할을 묵묵히 해 주던 모습도 구수한 사나이 우정을 느끼게 해 줬다.
그런 그들의 우정에 힘을 얹어 준 <라디오스타>의 진행자들 또한 자신들이 겪었던 힘들었던 방황의 심리 과정과 치료 이야기를 해 주며 카운슬러가 되어 준다. 그리고 마지막, 모든 클리닉 과정을 통해 교감을 마친 이들이 모여 노래를 함께한 <친구>는 ‘사나이 우정가(友情歌)’가 되어 진한 눈물을 흘리게 만들게 해 주었다. 이처럼 훌륭한 클리닉이 또 어딨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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