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의 약속, 한 씬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1. 12. 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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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터질 것만 같은 심정이 전해져 왔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세상 모두를 잃을 것만 같은 두려움과 공포. 더 이상은 움직이는 것 하나 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그녀의 가슴 속은 찢어지는 아픔을 겪고 있다. 극한 스트레스 속에서 자신의 모습 하나하나가 모두 심한 스트레스로 쌓이는 것은 더는 두고 보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자신의 편에 서 주길 원하지만, 그 시간은 원망스럽게도 자신이 아닌 타인의 세상 위주로 돌아가는 탓에 조금의 위로도 되어주지를 못하는 것은 그녀를 더욱 더 가련하게 만든다. 조금만 시간이 늦게 갔어도, 조금만 기억을 잃는 속도가 지체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물거품이 되어 저 바다 멀리 사라져 간다.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그들과의 추억이 담긴 과거를 회상하고 싶은 '서연(수애)'에게는 그런 작은 소망조차 이루어지길 거부하며, 냉정하게도 세상의 시계 초침은 째깍째깍 잘만 가고 있다. 가능하다면 그 시계의 배터리라도 제거하여 시간이 흐르는 것을 막아보고 싶지만, 그 세상의 시계는 그 마저도 없는 한심한 시계이니 그녀에게 조금도 위로를 주지 못한다.
다만 포기하는 법을 스스로 익히라는 듯 더 냉정하게 도는 초침의 회전 속도는 맹렬하게 돌아가 이제는 그녀 스스로 자신을 놓아야만 하는 단계까지 가게 한다. 이제 무엇도 기억을 하지 못할 것만 같은 불안감은 온통 그녀를 감돌고, 단 하나의 움직임조차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는 그런 시간들로 그녀를 초대한다.
드라마 속 서연은 다른 캐릭터와는 다른 하나의 캐릭터를 더 가지고 있다. 바로 자아가 주체가 되는 서연이 한 명 더 서 있다. 다른 드라마 주인공들은 그 하나의 주체로 서서 서연과의 관계를 가지며 드라마를 꾸며 주는 역할을 하는데, 또 한 명의 서연은 그 모습들을 들여다보는 하나의 관점 주체가 된다.
애초부터 그녀의 방백에 가까운 말투는 이 드라마를 보는 이들에게 현실감이 없는 생소함을 줬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또 다른 관점의 주체자이기에 그녀의 방백은 묘한 뉘앙스를 가져다주었고, 끊임없이 방황을 하는 혼돈을 표현해 내어 주었다. 현실의 갈등과 시간이 지나서 그 마저도 놓고 싶지 않은 갈등을 표현해 내는 방법. 두 시간상의 시점이 서로 엉키어 갈등을 표현해 내는 방법이 슬픔을 배가시켰다.
처음부터 혼돈 속에 살고 있던 주체자로서의 자아를 바라보는 서연은 이 드라마 하나를 아우르는 시점을 가진 진짜 주인공이었다. 때로는 현실 속의 방황을 이야기 해주지만, 때로는 그 모든 시간을 지난 미래의 서연이 되어 방백을 하는 듯한 모습은 애달펐다. 지난 시간들을 작게나마 기억 속에서 놓지 않으려는 그녀의 마음이 담겨서일까 우리는 드라마를 보는 동안 극한의 슬픔을 애써 참아내며 그녀의 삶을 회상하는 시간에 참여한다.
서서히 지는 기억. 이젠 당장 앞에 했던 일조차 기억을 해 내지 못하는 단계까지 간다. 책을 최종적으로 찍어내기 전 인쇄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안 것은 예사이며, 이젠 당장 신발 신는 것조차 지각을 하지 못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하나에 신경을 쓰면 하나를 잃는 것이 아닌, 하나를 신경 쓰면 둘 셋을 잃는 기억에 두려움의 갯수는 몇 곱절 더해가며 참지 못할 두려움으로 그녀를 몰아간다. 절대 자신의 병을 알리고 싶지 않지만, 차츰 자신의 모습이 이상해지는 것을 눈치 채는 동료들의 모습에 더한 두려움을 갖는 서연은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자신을 굳게 믿어주던 상사에게만은 최종적으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며 사직서를 내는 서연의 마음은 이미 갈기갈기 찢어져 슬픔으로 분해되어 버리고 만다. 그렇게 자신을 믿어주던 상사인데.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전부의 책임이라고 호통을 치며 분위기를 서연에게 배려해 주던 그런 믿음직스러운 상사에게만은 더 이상 숨기면 안 될 것이라 판단한 서연은 그렇게 솔직한 심정을 드러낸다.
"건강상 더 이상 민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간신히 터져 나올 것만 같은 눈물을 참고 내 뱉는 그녀의 말. "제가 알츠하이머 치매예요. 편집장님~"이란 말에 참고 있던 눈물 한 방울이 배어 맺히고 만다. 그녀의 상사는 믿을 수 없는, 믿고 싶지 않은 그 말에 그저 주저앉고 만다. 슬픔으로 가득찬, 두려움에 금방이라도 주저앉고 말 것 같은 그녀의 말에 더욱 더 충격은 커져 버렸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에게 있어서 다른 그 무엇보다 쏟아내지 않는 눈물을 머금은 서연의 그 당당한 고백 한 마디는 애써 참고 있던 시청자의 눈물을 터트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만다. 이 한 씬은 슬프지 않을 거라 주문을 되뇌던 이를 왈칵 눈물을 쏟게 만들어 버렸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자신의 편에 서 주길 원하지만, 그 시간은 원망스럽게도 자신이 아닌 타인의 세상 위주로 돌아가는 탓에 조금의 위로도 되어주지를 못하는 것은 그녀를 더욱 더 가련하게 만든다. 조금만 시간이 늦게 갔어도, 조금만 기억을 잃는 속도가 지체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물거품이 되어 저 바다 멀리 사라져 간다.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그들과의 추억이 담긴 과거를 회상하고 싶은 '서연(수애)'에게는 그런 작은 소망조차 이루어지길 거부하며, 냉정하게도 세상의 시계 초침은 째깍째깍 잘만 가고 있다. 가능하다면 그 시계의 배터리라도 제거하여 시간이 흐르는 것을 막아보고 싶지만, 그 세상의 시계는 그 마저도 없는 한심한 시계이니 그녀에게 조금도 위로를 주지 못한다.
다만 포기하는 법을 스스로 익히라는 듯 더 냉정하게 도는 초침의 회전 속도는 맹렬하게 돌아가 이제는 그녀 스스로 자신을 놓아야만 하는 단계까지 가게 한다. 이제 무엇도 기억을 하지 못할 것만 같은 불안감은 온통 그녀를 감돌고, 단 하나의 움직임조차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는 그런 시간들로 그녀를 초대한다.
드라마 속 서연은 다른 캐릭터와는 다른 하나의 캐릭터를 더 가지고 있다. 바로 자아가 주체가 되는 서연이 한 명 더 서 있다. 다른 드라마 주인공들은 그 하나의 주체로 서서 서연과의 관계를 가지며 드라마를 꾸며 주는 역할을 하는데, 또 한 명의 서연은 그 모습들을 들여다보는 하나의 관점 주체가 된다.
애초부터 그녀의 방백에 가까운 말투는 이 드라마를 보는 이들에게 현실감이 없는 생소함을 줬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또 다른 관점의 주체자이기에 그녀의 방백은 묘한 뉘앙스를 가져다주었고, 끊임없이 방황을 하는 혼돈을 표현해 내어 주었다. 현실의 갈등과 시간이 지나서 그 마저도 놓고 싶지 않은 갈등을 표현해 내는 방법. 두 시간상의 시점이 서로 엉키어 갈등을 표현해 내는 방법이 슬픔을 배가시켰다.
처음부터 혼돈 속에 살고 있던 주체자로서의 자아를 바라보는 서연은 이 드라마 하나를 아우르는 시점을 가진 진짜 주인공이었다. 때로는 현실 속의 방황을 이야기 해주지만, 때로는 그 모든 시간을 지난 미래의 서연이 되어 방백을 하는 듯한 모습은 애달펐다. 지난 시간들을 작게나마 기억 속에서 놓지 않으려는 그녀의 마음이 담겨서일까 우리는 드라마를 보는 동안 극한의 슬픔을 애써 참아내며 그녀의 삶을 회상하는 시간에 참여한다.
서서히 지는 기억. 이젠 당장 앞에 했던 일조차 기억을 해 내지 못하는 단계까지 간다. 책을 최종적으로 찍어내기 전 인쇄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안 것은 예사이며, 이젠 당장 신발 신는 것조차 지각을 하지 못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하나에 신경을 쓰면 하나를 잃는 것이 아닌, 하나를 신경 쓰면 둘 셋을 잃는 기억에 두려움의 갯수는 몇 곱절 더해가며 참지 못할 두려움으로 그녀를 몰아간다. 절대 자신의 병을 알리고 싶지 않지만, 차츰 자신의 모습이 이상해지는 것을 눈치 채는 동료들의 모습에 더한 두려움을 갖는 서연은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자신을 굳게 믿어주던 상사에게만은 최종적으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며 사직서를 내는 서연의 마음은 이미 갈기갈기 찢어져 슬픔으로 분해되어 버리고 만다. 그렇게 자신을 믿어주던 상사인데.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전부의 책임이라고 호통을 치며 분위기를 서연에게 배려해 주던 그런 믿음직스러운 상사에게만은 더 이상 숨기면 안 될 것이라 판단한 서연은 그렇게 솔직한 심정을 드러낸다.
"건강상 더 이상 민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간신히 터져 나올 것만 같은 눈물을 참고 내 뱉는 그녀의 말. "제가 알츠하이머 치매예요. 편집장님~"이란 말에 참고 있던 눈물 한 방울이 배어 맺히고 만다. 그녀의 상사는 믿을 수 없는, 믿고 싶지 않은 그 말에 그저 주저앉고 만다. 슬픔으로 가득찬, 두려움에 금방이라도 주저앉고 말 것 같은 그녀의 말에 더욱 더 충격은 커져 버렸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에게 있어서 다른 그 무엇보다 쏟아내지 않는 눈물을 머금은 서연의 그 당당한 고백 한 마디는 애써 참고 있던 시청자의 눈물을 터트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만다. 이 한 씬은 슬프지 않을 거라 주문을 되뇌던 이를 왈칵 눈물을 쏟게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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