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섬뜩했던 TV전쟁특집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1. 11. 1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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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하 '무도' 혼용)은 또한 종편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섬뜩한 현실도 고스란히 보여준 방송이 되었다. 현실이란 것은 종편채널의 입성에 대한 문제의식과 더불어 현재 공중파가 처한 상황과.. 무엇보다도 '무도'에 처한 상황들이 그렇게 만만한 미래가 없다는 것을 지독히도 현실성 있게 보여주어 놀라움을 줬다.
개인 멤버들에게 할당된 TV특집은 멤버들의 이름을 딴 TV로 명명이 된다. '유재석TV', '정형돈TV', '노홍철TV' 등 개인 멤버의 이름을 딴 것이고, 이는 이전에 '2NE1(투애니원) TV'와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이 되었다. 하지만 특색이 있는 것은 '무도'의 자랑이기도 한 '꼬리잡기 게임' 요소를 집어넣어 긴장감을 올려준 것은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대목이었다.
우연치고는 참으로 재밌는 우연은 일곱 명의 멤버가, 총 7개의 채널이 될 본격 채널 경쟁인 종편과 공중파와의 사이를 그려낸 것은 흥미로운 요소였다. 현재 대표적인 공중파 3사는 'MBC, SBS, KBS'이며 여기에 종편채널인 'jTBC(중앙), 채널A(동아), CSTV(조선), MBN(매경)' 등이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많은 스타들과 계약을 하며 대기를 하고 있다.
이미 많은 스타들이 계약서에 싸인을 마치고, 촬영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움직임을 보여주는 곳도 있다. 곧 시작이 될 경쟁은 기존 공중파도 안심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드는 데는 시청률을 끌어갈 수 있는 절대적인 파워를 가진 스타들이 있기 때문에 안심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다.
이번 특집에서는 너무도 명확하게 증명이 된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유재석'이란 이름의 브랜드 파워 말이다. 길은 꼬리잡기 미션에서 자신이 잡아 전원을 내려야 할 '유재석'이라는 거대한 산 같은 존재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잖아도 욕을 잔뜩 먹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 분량에서 절대적인 그를 무조건 잡아 전원을 내려 방송에 나오지 않게 하는 데는 큰 모험을 걸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그렇다고 쉽게 내릴 수도 없는 법. 그는 시민들에게 '유재석이 없는 주말 예능은 어떻겠는가?'라는 질문을 했고, 시민은 그의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식으로 '방송국에 연락 한 번 해야겠다고'말을 한다. 그 말은 곧 항의를 하겠다는 소리와 다를 바 없는 말이었다.
그런 모습은 비단 그 장면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유재석이 미션을 도와주는 시민들에게 '정준하 씨 못 봤어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엉뚱한 답변이지만 '아우! 싫어요~' 라며 질색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장면은 다른 사람보다 절대적인 충성도를 자랑하는 자신의 스타인 '유재석'을 향한 무조건적인 충성도를 보인 장면으로 남는다.
'이 정도 인파면 재석이 형이다'라고 확신을 하는 정형돈의 반응이 있는 곳에는 여지없이 '유재석'이 있었고, 그 대열은 엄청난 구름 관중을 달고 다녔다. 단지 그의 인기만을 바라봐야 하는 것이 아니고, 그의 파워를 느끼게 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혹시라도 유재석이 다른 종편과의 계약이 이루어져 주말 예능을 종편 방송사로 갈아탄다면 상당수의 대중들은 호기심이든, 충성도든 간에 채널을 갈아탈 가능성이 많은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풍자와 해학이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현재 안 좋은 상황에 빠져 있는 것들에 대해서 메시지를 숨겨놓은 듯했다. 웃음으로 승화시킨 장면이지만, '정형돈'이 '유재석'에게 택시비를 협찬해 줄 테니 카메라에 15분만 잡히게 해 달라는 요구였고, 유재석은 그 계약을 체결한다. 정형돈의 카메라 앵글에 잡히기 위한 노력은 매번 웃음으로 남게 되기도 한다.
정형돈은 이 계약에 있어서 협찬사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협찬사가 보여주는 행동들에 대해 표현해 냈다. 과다한 PPL 노출 요구 등의 문제 등이 보여진 것은 비단 <무한도전>에만 요구되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무한도전>은 기본 '간접광고(PPL)'을 포함한 프로그램이다. 간접광고 형태가 허가가 된 프로그램으로 일정 부분 이상을 상회하지만 않으면 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도 매번 이런 점을 생각지 않고, PPL이 있다고 하여 '방심위'에서 제재를 하는 모습은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경고가 누적이 되어 제재가 가해지면, 채널 심의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방송사로서는 꽤나 예민한 문제로 다가오는데.. 유독 <무한도전>에만 그렇게 제재가 가해지니 아주 죽을 맛이 되는 것은, 무척이나 피곤함을 느끼게 하는 요소다.
바로 이런 대목은 결국 채널 재선정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방송사는 알아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프로그램에 매번 경고를 주고, 행동에 제약을 주는 부분으로 예산을 삭감하는 일들을 벌이기도 한다. <무한도전>이 그렇다고 해서 꼭 그런 상황이란 것은 아니지만, 분명 힘든 면이 있는 것은 이미 드러난 문제점이기도 하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유재석의 말과 맞물려, 그가 보여준 제작비를 아끼려는 노력은 현재 <무한도전>의 현실을 보여준 장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섬뜩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런 누적된 경고와 제재들이 계속해서 이루어져 프로그램이 폐지가 되는 상황이 일어날 때 겪어야 할 혼란 등이 미리 예상이 되는 그림이 보였다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아찔한 장면은 전파 송출 금지 화면이 나온 장면이었다.
웃음의 소재로 전원이 오프되며 화면이 검게 변하고 화이트노이즈 소리가 나는 장면은 <무한도전>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 또한 언제라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상상이 되서 더욱 섬뜩할 수밖에 없었다. 방송 채널 선정을 하는 이들에게 잘못 보이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태가 될 수 있음은 현재 힘이 있든, 새로 힘을 얻는 곳이든 무서운 일이 될 수밖에 없기에 그들도 안심만 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시점이다.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실제 전쟁과도 같은 현실은 머지않아 다가온다. 기존에 힘을 가진 곳이라고 해도, 권력의 이동이 이루어져 도태될 방송사들의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무한도전 TV전쟁특집>이었는지도 모른다. 권력뿐이겠는가! 권력이 이동하고, 힘을 가진 요소들이 한 곳을 향해 결집할 때 자본력이 있는 광고주들까지도 움직일 테니, 결국 최종적으로는 살아남는 곳은 누구를 잡느냐가 관건이고, 누구에게 잘 보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섬뜩한 미래에 대한 불안 요소가 담겨있는 <무한도전 TV전쟁특집>은 깨알같은 웃음을 줬지만, 숨어있는 내용은 꽤나 진지하고 섬뜩한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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