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방관자 개그맨들 껍질을 벗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1. 9. 2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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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나는 가수다(나가수)에서 제일 답답했던 것이 무엇일까? 꽤나 오래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왔었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을 하나씩 다루다 보니 결국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접근하기에 이르렀다.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예능프로그램'이라는, 명확한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수개월을 지나는 동안 음악프로그램으로 머물러 있었다.
보기힘든 음악프로그램으로서 전 국민적인 뜨거운 반응을 얻어서 지금까지 묘하게 흘러왔지만, 제자리를 스스로 못 잡았다는 데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이 그간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한 것은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춰 매니저로 활동을 하는 이들이 제 역할을 못 한 부분이 있고, 그만큼 그들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지 못한 '나가수'의 시스템 운영의 미비점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었지만, 초반 일부 여론몰이로 인해 떠나간 김영희PD의 아쉬움은 나중에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이 프로그램이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서 아직 제 길을 못 찾은 부분이 있고,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했듯 '나가수'는 아직도 많은 길을 헤매며, 그나마 요즘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금씩은 잡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나는 가수다>의 문제점은 무척이나 많았었다. 가장 기본적으로 가수들 수급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급조시스템이었고, 경연은 한 주 텀을 두었지만 역시나 빠듯한 상황을 매번 연출하며 가수들의 진을 빼놓는다.
문제는 이곳에서 끝나지 않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문 MC조차 없어서 출연하는 가수가 MC를 맡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졌다. 애초에 프로그램 기획 당시 '이소라'가 보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되어 있어보였지만, 점점 산으로 가는 '나가수'의 시스템을 따르지 못하는 이소라는 자리를 나오게 된다. 그 뒤 바통을 이어받은 윤도현조차 명예졸업 전 탈락을 하면서 MC직을 그만둬 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런 전반적인 시스템의 불안함을 이야기 하는 것은 그와 함께 가장 중요했던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맨 처음 예능프로그램 성격을 만들고자 투입했던 개그맨 매니저들의 역할이 극히 미비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나는가수다>가 시작이 된지 벌써 수개월이고, 이제야 시스템이 조금씩 자리를 찾고 있는 듯하다. 그중에는 개그맨들의 역할이 조금씩 살아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이번 글의 목적이기도 하다. 개그맨들의 역할이 제 자리를 찾기 전 중요했던 MC자리는 윤종신이 메웠으니, 차례대로 이번엔 개그맨들이 제자리 찾기를 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그것이 이번 중간평가에서는 꽤나 성공적인 모습이다. 이전에는 '김태현'이 혼자 제 역할을 하는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지상렬'과 '박명수'까지 그 예능적인 맛을 살리는 역할에 뛰어들었다는 것에서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김태현은 자신이 매니지먼트를 해야 하는 '박정현'에게 무척이나 충성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정현이 국민요정으로 되기까지 김태현의 역할이 없었다면.. 어쩌면 그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 되었을 것이다. 김태현은 자신의 스타 가수인 '박정현' 이미지 메이킹을 아주 능하게 보조했다.
어느 때에는 애인처럼 다정다감하게 보호해 주고, 뭔가 부족할 때에는 장난스레 상처 안 받을 정도로 일깨워주는 능력을 보여준다. 자신의 가수에 애착이 심해 보여서 욕을 먹을 수 있는 일이지만, 어느 때에는 팔불출처럼 약간 자신의 가수가 부족한 가창력을 보여도 100점을 준다. 꼭 잘해서가 아니라 용기를 줘야 할 때에는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마구 쏘는 편이 바로 김태현이었다.
박정현이 명예졸업을 하고, 그 다음 매니지먼트 해야 하는 가수는 '바비킴'이었다. 바비킴은 참 예능적으로 엮어 볼 만한 요소가 적었던 가수였으나, 어느새 '바보킴'으로 만들어 강한 인상을 유하게 만들어 줬고, 때로는 진짜 바보처럼 순진한 모습을 보여주어 시청자들과 가깝게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이번 편에서도 김태현은 '바비킴'을 놀려먹는 재미로 중간평가의 중압감을 싹싹 털어내 준다.
중간평가를 위해서 혼자 연습하고 있는 집에 방문해 그가 준비한 것은 가왕 조용필의 노래 가삿말 프린트물이었다. 이곳저곳 끼워놓고 외우는데 도움이 되라는 모습은 세심함 그 자체였다. 바비 킴이 농담으로 자신을 무시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잠시 그런 생각을 할 틈을 막으며 들이닥친 김태현은 조금이라도 섭할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바비 킴을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김태현은 중간평가를 갖고 대기하는 가수의 극도불안감을 씻어주려 미니게임인 가위바위보를 해 놀려주기도 하는 노련함을 보여준다. 다른 매니저들이 따라올 수 없는 진짜 매니저의 모습이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김태현은 다른 가수들까지 신경써주는 배려를 한다.
워낙에 깨어있던 '김태현'을 제외한 다른 개그맨들의 활약상은 너무도 미비했었던 것이 지금까지였으나, 이번 회부터 그 부분이 조금씩 사라지는 듯했다. 바로 '지상렬'과 '박명수'가 상황에 맞는 웃음을 조금씩 준다는데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단순히 음악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본래 취지인 예능 섞인 퓨전 음악프로그램으로서 <나는 가수다>가 살아남기 위해 개그맨들의 부활은 절실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박명수는 자리에 초대되어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던 조용필에게 무모할 정도의 개그를 친다. 그러나 이번에는 잘 맞아 떨어졌다. 조용필이 등장해 일곱 명의 가수를 응원하고자 악수를 나누고, 돌아서려는 찰나 박명수는 "선생님 뒤에도 해 줘야죠"라며 말을 해 분위기를 웃음바다로 만든다. 또한 도전할 곡들을 누가 부를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조용필의 말끝에 '땡, 딩동댕, 꽝' 등의 말을 해 순간적인 애드리브로 웃음을 준다.
지상렬도 그런 분위기에 동참하며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다소 건방져 보일 수 있는 행동이었지만, 그것이 지상렬이기에 이해가 되는 행동을 그는 보여 놀라움을 줬다. 어려워도 너무나 어려운 조용필의 말에 사족으로 농담을 한 것이 받아들여지자, 분위기에 고무되어 냉큼 일어나 팔을 쭈욱 펴 올리며 "헤이~ 마이 브라더~~"라며 외치는 장면은 무모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는 큰 웃음을 줬다.
단순하게 정적인 음악만을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웃음의 포인트가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중간평가가 되었다는 것은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충분히 동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 반가웠다. 이외에도 박휘순, 김신영, 정성호도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웃음을 주는 부분들은 이제 막 그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지독히도 단단했던 시스템적인 껍질을 깼다는 것에서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제야 조금은 퓨전예능음악프로그램이 되어 보인다.
보기힘든 음악프로그램으로서 전 국민적인 뜨거운 반응을 얻어서 지금까지 묘하게 흘러왔지만, 제자리를 스스로 못 잡았다는 데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이 그간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한 것은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춰 매니저로 활동을 하는 이들이 제 역할을 못 한 부분이 있고, 그만큼 그들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지 못한 '나가수'의 시스템 운영의 미비점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었지만, 초반 일부 여론몰이로 인해 떠나간 김영희PD의 아쉬움은 나중에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이 프로그램이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서 아직 제 길을 못 찾은 부분이 있고,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했듯 '나가수'는 아직도 많은 길을 헤매며, 그나마 요즘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금씩은 잡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나는 가수다>의 문제점은 무척이나 많았었다. 가장 기본적으로 가수들 수급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급조시스템이었고, 경연은 한 주 텀을 두었지만 역시나 빠듯한 상황을 매번 연출하며 가수들의 진을 빼놓는다.
문제는 이곳에서 끝나지 않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문 MC조차 없어서 출연하는 가수가 MC를 맡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졌다. 애초에 프로그램 기획 당시 '이소라'가 보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되어 있어보였지만, 점점 산으로 가는 '나가수'의 시스템을 따르지 못하는 이소라는 자리를 나오게 된다. 그 뒤 바통을 이어받은 윤도현조차 명예졸업 전 탈락을 하면서 MC직을 그만둬 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런 전반적인 시스템의 불안함을 이야기 하는 것은 그와 함께 가장 중요했던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맨 처음 예능프로그램 성격을 만들고자 투입했던 개그맨 매니저들의 역할이 극히 미비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나는가수다>가 시작이 된지 벌써 수개월이고, 이제야 시스템이 조금씩 자리를 찾고 있는 듯하다. 그중에는 개그맨들의 역할이 조금씩 살아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이번 글의 목적이기도 하다. 개그맨들의 역할이 제 자리를 찾기 전 중요했던 MC자리는 윤종신이 메웠으니, 차례대로 이번엔 개그맨들이 제자리 찾기를 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그것이 이번 중간평가에서는 꽤나 성공적인 모습이다. 이전에는 '김태현'이 혼자 제 역할을 하는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지상렬'과 '박명수'까지 그 예능적인 맛을 살리는 역할에 뛰어들었다는 것에서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김태현은 자신이 매니지먼트를 해야 하는 '박정현'에게 무척이나 충성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정현이 국민요정으로 되기까지 김태현의 역할이 없었다면.. 어쩌면 그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 되었을 것이다. 김태현은 자신의 스타 가수인 '박정현' 이미지 메이킹을 아주 능하게 보조했다.
어느 때에는 애인처럼 다정다감하게 보호해 주고, 뭔가 부족할 때에는 장난스레 상처 안 받을 정도로 일깨워주는 능력을 보여준다. 자신의 가수에 애착이 심해 보여서 욕을 먹을 수 있는 일이지만, 어느 때에는 팔불출처럼 약간 자신의 가수가 부족한 가창력을 보여도 100점을 준다. 꼭 잘해서가 아니라 용기를 줘야 할 때에는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마구 쏘는 편이 바로 김태현이었다.
박정현이 명예졸업을 하고, 그 다음 매니지먼트 해야 하는 가수는 '바비킴'이었다. 바비킴은 참 예능적으로 엮어 볼 만한 요소가 적었던 가수였으나, 어느새 '바보킴'으로 만들어 강한 인상을 유하게 만들어 줬고, 때로는 진짜 바보처럼 순진한 모습을 보여주어 시청자들과 가깝게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이번 편에서도 김태현은 '바비킴'을 놀려먹는 재미로 중간평가의 중압감을 싹싹 털어내 준다.
중간평가를 위해서 혼자 연습하고 있는 집에 방문해 그가 준비한 것은 가왕 조용필의 노래 가삿말 프린트물이었다. 이곳저곳 끼워놓고 외우는데 도움이 되라는 모습은 세심함 그 자체였다. 바비 킴이 농담으로 자신을 무시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잠시 그런 생각을 할 틈을 막으며 들이닥친 김태현은 조금이라도 섭할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바비 킴을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김태현은 중간평가를 갖고 대기하는 가수의 극도불안감을 씻어주려 미니게임인 가위바위보를 해 놀려주기도 하는 노련함을 보여준다. 다른 매니저들이 따라올 수 없는 진짜 매니저의 모습이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김태현은 다른 가수들까지 신경써주는 배려를 한다.
워낙에 깨어있던 '김태현'을 제외한 다른 개그맨들의 활약상은 너무도 미비했었던 것이 지금까지였으나, 이번 회부터 그 부분이 조금씩 사라지는 듯했다. 바로 '지상렬'과 '박명수'가 상황에 맞는 웃음을 조금씩 준다는데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단순히 음악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본래 취지인 예능 섞인 퓨전 음악프로그램으로서 <나는 가수다>가 살아남기 위해 개그맨들의 부활은 절실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박명수는 자리에 초대되어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던 조용필에게 무모할 정도의 개그를 친다. 그러나 이번에는 잘 맞아 떨어졌다. 조용필이 등장해 일곱 명의 가수를 응원하고자 악수를 나누고, 돌아서려는 찰나 박명수는 "선생님 뒤에도 해 줘야죠"라며 말을 해 분위기를 웃음바다로 만든다. 또한 도전할 곡들을 누가 부를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조용필의 말끝에 '땡, 딩동댕, 꽝' 등의 말을 해 순간적인 애드리브로 웃음을 준다.
지상렬도 그런 분위기에 동참하며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다소 건방져 보일 수 있는 행동이었지만, 그것이 지상렬이기에 이해가 되는 행동을 그는 보여 놀라움을 줬다. 어려워도 너무나 어려운 조용필의 말에 사족으로 농담을 한 것이 받아들여지자, 분위기에 고무되어 냉큼 일어나 팔을 쭈욱 펴 올리며 "헤이~ 마이 브라더~~"라며 외치는 장면은 무모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는 큰 웃음을 줬다.
단순하게 정적인 음악만을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웃음의 포인트가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중간평가가 되었다는 것은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충분히 동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 반가웠다. 이외에도 박휘순, 김신영, 정성호도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웃음을 주는 부분들은 이제 막 그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지독히도 단단했던 시스템적인 껍질을 깼다는 것에서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제야 조금은 퓨전예능음악프로그램이 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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