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명곡, 아이돌들의 무사안일 출연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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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렇게도 가벼운 존재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지 답답할 노릇이다. 불후의 명곡 시즌2가 제작발표회를 갖고 6월 첫 주 방송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은 아주 많은 회의를 가지게 하는 졸작의 냄새를 풍겼다. 이미 사회적으로 <나는 가수다>가 엄청난 히트의 파장은, 새롭다기 보다는 왠지 기획의도를 카피한 것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게 한 것 같은 기분도 들게했다.

쉽게 쉽게 카피하듯 찍어내는 능력없어 보이는 기획자들의 프로그램 론칭은 시청자들에게는 공해 요소이기도 하다. 이미 <불후의 명곡>은 시즌1이 동방송사에서 방송이 되었었지만, 프로그램의 순수 기획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이미 타방송사에서 빅히트를 치고 있는 전설의 실력급 가수들의 무대를 카피하듯 비슷한 맥락으로 보여주는 것은 큰 실망감을 가져다 줬다.

겉으로 보이는 큰 틀의 기획의도는 기존의 <불후의 명곡> 포맷에 아이돌 이미지를 얹는 컨셉이라고 하지만, 원 <불후의 명곡> 포맷은 사라진 것으로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왜 그런 말을 하는가? 라는 자문을 한다면, 그 이유는 전설의 가수라고 불리는 많은 가수들을 알리기보다는 아이돌 이미지를 파는 의미가 더 깊어서 그런 말을 하지 않나 생각이 스스로에게 들게 해서일 것이다.

기존 <불후의 명곡> 컨셉이라고 한다면.. 명확히 '패티김', '남진', '인순이' 급의 엄청난 가수들을 모셔서 그들의 노래를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컨셉이 있었다. 고정적인 MC 5~6명이 그들의 노래를 따라해 보고, 배워보는 시간을 가지며 MC들의 능력보다는 가수들의 능력을 재조명 하는 뜻깊은 시간이었기에 사라졌었지만, 매우 칭찬을 받았던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부활한 <불후의 명곡 시즌2>는, 겉으로 전설의 가수들 이미지를 가져왔지만.. 들여다보면 아이돌의 상품성 가득한 이미지를 알리는 것이 주목적인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일이다.

또한 그들이 내세우는 포맷은, 아이돌이 전설의 가수와 같이 노래를 해 보고, 자신들에 맞게 리메이크를 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인데.. 이 포맷은 <나는 가수다>와 중첩되는 기획의도이기도 하다. 물론 그를 평가하는 요소로 '나가수'와 비슷한 형식의 평가단을 운용하는 세부안도 마련되어 있다.


어떤 프로그램이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미련스럽게도 따라하는 모양새는 창의적인 기획을 죽이며 많은 비난을 받게 되는데.. 바로 이 <불후의 명곡 시즌2>는 그래서 더 비난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한다.

이는 쉽게쉽게 가려하는 방송사와 아이돌 소속사와의 협력아래 이루어지는 기획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방송사는 사회적으로 인기를 끄는 스타일의 프로그램을 비인기 시간대에 넣어서 사회적 관심도를 끌어들여 인기를 얻어보려는 모습이고, 아이돌 소속사는 가장 핫 한 이슈를 뿌려대는 '나가수'에 직접 출연해서 얻는 이미지 손실을 줄여보고자 하는 이해관계의 성립에서 이 프로그램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거꾸로 방송사와 아이돌의 이미지를 안 좋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방송사의 얄팍한 수단의 활용면도 비난을 받아야 하겠지만, 아이돌 소속사의 행동은 더 비난을 받아야 할 일 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가수'는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노력에서 나온 프로그램이다. 가수 자신의 자존감의 문제를 건드린 것이 '나가수'의 큰 맥락인데 비해, <불후의 명곡>의 경우에는 가수의 자존감 보다는 단지 아이돌이, 나는 같은 이미지의 아이돌 중에 이만큼 잘 한다는 수준의 정체성만을 보여주는 노래자랑식 프로그램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나가수'에서 노력해 섭외해 보고자 했던 아이돌 '아이유'와 '씨스타 - 효린'을 섭외한 <불후의 명곡> 측은, 섭외 능력이야 빈대 간만의 능력은 인정되지만 그 순수성에서는 낙제 점수를 줘야 할 듯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위험도 없는 프로그램에 가창력을 알릴 수 있는 소속사 가수를 내 보내는 모습은 과히 좋지 않은 모습을 제공해 준다.

윤도현의 농담조 말이 생각이 난다. "탈락해도 '나가수' 출신 가수잖아요". 이 말은 그만큼 스스로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주는 계기의 용기있는 출연이었고, 그런 경연조차도 무서워했던 아이돌들은 자기들끼리의 동네학예회 잔치를 벌이며.. 우스운 광경을 제공하는 현재이기도 하다. 가수로서 자신을 증명하는 용감함보다는, 무사안일한 그릇이 되려는 아이돌들은 그래서 더욱 가벼워 보이는 출연결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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