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스포유포는 누구의 죄일까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1. 3. 1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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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스포일러 때문에 MBC 현장 녹화 프로그램들이 곤혹을 치루고 있다. 특히나 있어서는 안 될 스포일러들이 대유행처럼 번지면서 그것을 하는 이들은 특이한 만족감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기 그지없게 만들고 있다. 사실 녹화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은 철저히 함구해야 하는 것은 현장에 미리 참석을 하는 청중들의 기본자세다.
언론사 기자들 또한 뻔히 미리 상황을 참관해서 알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엠바고'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잘 잡혀있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개중에 도덕이라는 것은 배고플 때 밥을 말아 먹는 용도로 쓰는 기자들이 가끔 있어서는 안 될 스포일러를 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그래도 한계점이 있기는 했다. 그런데 이제는 청중으로 현장을 봤던 이들까지 이 대열에 합세해서 스포를 하고 있으니, 같은 시청자들도 짜증이 나게 되어간다.
미디어 표현의 장이 넓어지고 있는 요즘은 기존에 미니홈피 정도의 극히 폐쇄적인 공간을 뛰어넘고 있다. 그 표현의 장은 미니홈피를 넘어 블로그 등 각종 SNS를 통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나는 가수다>의 스포일러 또한 블로그를 통해서 알려지고, 트위터로 대량 확산이 되어갔다. 상황이 커지면서 각종 언론사들 까지도 이런 현상에 보조를 맞추어 그야말로 시청자는 본 방송이 나오기도 전에 김이 확 새어버리는 경험을 맛 보고는 한다.
특히나 MBC에는 충성도 높은 프로그램들이 이런 현상들이 많았다. 폐쇄적인 것을 싫어하는 <무한도전>은 일반인들의 생활권 안에서도 미션들을 수행하는 과정들이 많고,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정신이 '소통'이기 때문에 그들은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 속에서 촬영을 한다. 그래서인지 '무한도전'은 심심하면 스포가 유출되는 현상이 부쩍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무한도전'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청중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이어지고 있고, 청중들의 스포일러가 예상되는, 요주의 프로그램은 <나는 가수다>와 <위대한 탄생>으로 확대되었다. 이를 현장에서 본 청중들이 자신들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지 않고 결과들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문제는 커져만 가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역시나 지켜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보기 좋게 깬 것은 <나는 가수다>의 방송에 대한 예상을 현장에 참관을 했던 사람이 공개하면서다. 이 문제에 대해서 골치 아픈 것은 제작진이 되었고, 시청자가 되었다. 제작진은 그렇다고 제재할 방법이 없기에, 참가한 청중이 그러지는 않았을 거라고 굳게 믿으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반응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작은 믿음으로라도 조금은 막아보려는 모습으로 밖에 안 보여진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이 네티즌의 스포일러는 방송이 되기도 전에 다음 미션 수행할 내용들이 모두 까발려졌다. 7명의 가수들이 미션으로 받은 곡들에 대해서도 알렸다. '이소라 - 너에게로 또 다시', '백지영 - 무시로', '윤도현 - 나 항상 그대를', '김건모 - 립스틱 짙게 바르고', '김범수 - 그대 모습은 장미', '박정현 - 비오는 날의 수채화', '정엽 - 짝사랑' 그 모든 곡들을 미리 알려 기대하던 궁금증에 찬물을 끼얹었다. 네티즌이 밝힌 나머지 내용들도 대부분 일치하면서 시청자는 화가 나게 된다.
스포일러의 유출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방송이 모두 재미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 감동을 모두 다 알릴 수는 없었을 터, 방송은 나름대로의 재미를 선사하며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이 문제를 가지고 누구의 죄를 논한다는 것은 사실 정해진 답이다. 제일 큰 문제는 스포일러를 유출한 네티즌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제작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청중으로 온 이들에게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게 주의를 강조하는 노력을 한 번이라도 더 해야 하는 상황은 그들에게 이제는 숙제가 되었고, 그것을 해야만 한다.
스포일러를 하는 것은 기자가 되었고, 청중들이 되었다. 이제는 예전 문화와는 달리 매체의 이슈 확산 속도가 상상 이상의 광속 속도를 보인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올리면 몇 초 안에 기밀은 다 새어 나간다. 그렇기에 보안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게도 되었지만 그만큼 더 강조하고 노력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제작진 만을 향해서 욕을 하기도 뭐한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고 스포 유출한 사람만을 욕한다고 답은 안 나온다. 이제는 적당히 포기하고 이해를 해줘야 하는 시점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중으로 참가한 당사자가 자신의 기본 양심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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