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장승민PD 이동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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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점점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아진다. 심심하면 터져 나오는 프로그램 폐지설은 근거가 없는 이야기로 들렸지만..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지만, 무엇보다 사수를 해야 할 방송사가 외부의 인사가 주도권을 잡은면서 점점 그 위기설이 현실화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MBC에서 그나마 제목소리를 내고 작은 의미 하나라도 실어서 내 보내려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이 전부였는데 그 작은 풍자마저도 표현을 못하게 하는 자유롭지 못 한 현실은 시청자로서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청자가 그럴 진데 이를 만들어 내는 제작진은 얼마나 힘들 것인가를 상상해 보면 그 답답함은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확대 해석은 하지 않고 싶지만, 돌아가는 판세는 또 그렇게 해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MBC는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해서 1년을 주기로 교체를 한다고 한다. 그 말은 어떠한 프로그램도 독자적인 성격을 갖추지 못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가지게 한다.

'무한도전' 뿐만이 아니고 다른 여타 프로그램에서도 독자적인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은 항상 어떠한 문제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제작진을 돌리겠다는 것으로 풀이가 된다. 쉽게 생각을 하면 이것은 문제가 안 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런데 생각을 잘 해 봐야 할 문제인 것은 한 방송사에서 하는 프로그램에는 대표 프로그램들이 있고, 그것은 그 제작진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성격이 있어서 유지가 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적어도 MBC에서는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은 독자적인 성격을 갖추는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연출진이 있겠지만, 이제는 무한도전이라고 한다면 정해진 공식이 존재한다. 그 공식은 깨지는 순간 '무한도전'이 존재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되는 중요한 공식이기도 하다. 그 깨지지 말아야 할 공식에서 '김태호 + 유재석 + 다섯 멤버'는 부동의 존재들이다. 그런데 이 공식에서 김태호PD가 MBC 새 경영진의 전략을 따르게 된다면 교체도 될 수 있는 문제가 된다.

문제는 김태호 PD가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와 함께하는 나머지 제작진도 빼 놓을 수 없는 존재들이다. 이번 방송에서 보인 장승민PD의 타 프로그램 전출 교체는 '무한도전'에서는 큰 전력손실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장승민PD'는 성우 역할까지 한 신입이면서도 베테랑의 자질을 보여줬다. 다 검증이 되어가던 신입 1년차가 새로운 전략적 회사 내규에 의해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이동한 것은 그에게나 '무한도전' 팀에게나 상실감을 주는 계기가 되지 않나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 주고 최고의 프로그램을 만들게 해 줘도 모자랄 판에 그 좋은 조합의 일원을 빼내어 다른 곳으로 이동조치 한다는 것은 '무한도전'에 관계된 모든 이에게 안타까움을 주고, 상실감을 준 계기가 될 것이다. 그 뿐만은 아니다. 시청자 또한 그 프로그램의 재미에 한참 익숙해지고, 그 목소리에 익숙해지고, 편집 패턴에 익숙해지고 있는데, 또 다른 사람이 와서 겪어야 할 시행착오의 어설픔에 재미를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무한도전'에서 빠지면 안 된다고 판단이 되었던 주요 전력들은 그 전에도 있었다. 제영재PD가 '음악중심'으로 이동을 했고, 김준현PD가 '꽃다발'로 이동을 했으며, 이번에는 기어코 싹이 푸른 장승민PD까지 '놀러와'로 이동을 한 것은 참으로 너무한 처사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무한도전의 주 베테랑 PD는 '김태호PD'와 '조욱형PD'만이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물론 떠난 자리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채워지겠지만 또 다시 힘들게 베스트 팀이 되기 위한 시간은 필요할 것이고, 시간이 흘러 베스트 팀이 되었을 때에는 또 교체를 당해야 하는 상황은 제작 의지를 빼앗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리를 옮기는 장승민PD가 한 잡지와 한 인터뷰를 살펴보면 그가 지금까지 '무한도전'의 일원이 되기 위해 겪어야 했던 힘들었던 상황이 보인다. '입사 후 당신의 삶에서 무엇이 달라졌나' 라는 질문에 그의 답은 "말이 없어졌다. 회사에 정 둘 데가 많지 않고 그래서 나를 감추게 되고 감정 표현도 잘 안하게 된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을 살펴보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뭔가 자신의 생각을 다 말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말 못 할 고민이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말이 없어졌다" 이 말을 돌려놓고 보면 말을 하지 못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회사에 정 둘 데가 없다"라는 말은, 어쩌면 적당히 일하고 계속해서 이동을 해야 하는 철새 PD의 고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지게 한다.

또한 말 중에 "그래서 나를 감추게 되고 감정 표현도 잘 안하게 된다"라는 말은, 현재 MBC의 총체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뭔가 사회 풍자라도 해야 할 프로그램에서 그저 희희덕 거리기만 하라는 단순화된 제시를 하는 것에 조금이라도 반항하면 프로그램의 존폐에 대한 위협을 하니, 마음을 숨길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조금은 큰 해석을 해 보게 된다.

시청자는 최고의 프로그램을 원하는데, 새롭게 변하는 경영진 대표의 전략은 고루한 방식이니 장인이 손을 놓고 노래만 하는 형국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불안정한 인사 시스템 속에서 좋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남은 두 PD가 전력을 다 한다고 해도 너무나 힘든 여정이 될 것 같아 안쓰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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