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몰카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6. 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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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를 가장 잘 보여준 특집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내공이 완벽한 우수 작품이었던 특집. 이제 몰카에 대한 왠지 모를 공포와 마구 만들어지는 싸구려몰카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던 차에 무한도전의 수준 높은 박명수 몰카 특집은 '바로 이런 것이다'를 느끼게 해 주는 특집이었다.
몇 개월 사이에 몰카를 기획했다면 무조건 걸렸을 것이다. 박명수의 방송 짬밥이 도대체 몇 년 이던가?! 평소에 다른 어투와 행동을 본다면 무조건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속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가 평소와 똑같은 행동을 했어야 했다.
요즘 리얼 버라이어티나 각종 예능에서 특별한 기획 없이 소모성으로 잠깐 기획해서 만들어진 몰래카메라가 얼마나 싸구려임 인가를 보여주는 완성작으로서 길이 본 받을만한 몰카 특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세세한 기획과 움직임은 혀를 내 두를 정도의 완성도였다.
이번 '박명수 몰래카메라 특집'은 신중하고 긴 싸움으로 그 재미를 보장해서 눈에 띈다. 박명수를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시청자를 만족 시켜준다는 것, 또한 몰카에 당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완벽하게 속느냐의 깊숙한 심도를 보여주는 이번 몰래카메라는 다른 일회성 몰래카메라를 하는 프로그램에 한 방 제대로 먹인 수작으로 뽑힐만하다.
무려 2년 전 박명수를 속이기 위해서 고군분투를 한 무도팀은 어지간한 것으로는 절대 박명수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길고 지루한 싸움의 기획을 생각하고 있었다. 바로 하면 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은 당연했다. 속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무조건 속아줄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고 당장 해 오는 바보가 어디 있을까! 이때 박명수는 절대 속지 않을 것이다. 큰 소리를 뻥뻥 치게 된다. 왜? 그런 어설픈 속임에는 안 넘어갈 것 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장기전을 생각한 것이다. 다량의 특집 사이에 천천히 삽입하는 방식으로 몰카를 유도한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 되었다고 봐야 한다. 몰카를 기획하면서 출연진들도 자신들이 무엇이 달라서 걸렸는지를 서로 이야기를 했다. 유재석은 정준하가 박명수를 속일 때 평소와 무엇이 달랐는지를 지적해주는 세심함도 보여줬다. 이상하게 소리를 지른다거나, 화를 내고, 좋은 일 있을 거야 등 필요치 않은 행동을 하며 눈치를 채게 한 것들을 가르쳐 주며 조심성을 키워주었다.
가장 완벽하게 성공하기 위해 준비된 기획은 박명수 스스로가 낚여 들어왔다. 자신이 발표한 '파이아' 뮤직비디오를 자비를 들여서 찍는다고 하자.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잽싸게 물어서 그 안에 몰카를 준비한다. 손 안대고 코풀기, 남의 밥상에 숟가락 올려두기의 말을 가장 잘 소화해 내듯, 남의 뮤직비디오에 얹혀 뚱스의 뮤직비디오를 완성하는 대담함과 완벽함을 보여준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내야 할 판이다.
200회 특집에 맞추어 몰카를 집어넣기 위해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는 하나로 뭉쳤다. 준비 또한 엄청난 규모로 진행이 되었다. 박명수의 파이아 뮤직비디오를 만드는데, 그 전에 감독을 미리 만나서 몰카를 위한 포섭과 아주 작게 치고 들어가는 방식을 택한 것은 성공을 위한 장작 들이밀기였다. 뚱스를 이용해서 200회 특집 인트로 공연을 한다는 핑계로 계속 박명수의 뮤비에 꼽사리 끼게 만들어 화를 나게 만들고 도망가는 것은 장난처럼 만들어졌다. 길게 하지 않고 작게 자극을 시키고 빠지는 형태였기에 이것이 몰카가 아니라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박명수는 뚱스의 뮤비가 말 그대로 자신의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으려는 정도로 생각했기에 그것이 마지막 자신을 속이려는 반전의 카드라는 것을 몰랐다. 모든 기획이 다량으로 쏟아지다 보니 어떤 것이 몰카일까? 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된 것이다.
제작진이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라는 것은 이 말에 함축되어 있다. "100일간의 공. 2년 전의 약속"이 바로 그 고심과 결과를 보여주는 말이다. 그리고 박명수 스스로 말한다. "음반 하나가 쉽게 나오는 게 아냐", "치밀한 사전 작업이 있어야 돼" 라는 말은 몰래카메라의 정성과 일치했고, 그런 심정을 가진 제작진의 말도 "당신 속이기도 그래..." 이말로 표현이 된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일회성으로 아주 잠깐 기획되며 가볍게 만들어지는 몰래카메라는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들의 기획을 모두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가볍게 여기는 몰카로 인해서 기분 상하는 시청자와 또한 말도 안 되게 우격다짐으로 속이는 통에 알고도 당해야 하는 출연자의 입장은 불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알고 당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의 차이는 실로 크기 때문이다.
박명수가 당하고도 그냥 웃음만 지은 것은 완벽히 속았기 때문이다.
그 오랜 시간을 기획하고, 완벽함을 추구했기에 당하는 사람이 기분 하나 상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표현을 했듯 '유쾌..... 상쾌.... 통쾌' 할 수 있던 것이다.
당하는 사람, 보는 사람이 이해가 가는 완벽함이 있어야 짜릿함을 느끼고, 기분이 상하지 않는 것. 그것이 정작 중요할 것 같다. 다른 예능에서 자주 보이는 일회성 소모를 위한 몰래카메라의 반성이 요구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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