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이상형 인터뷰. 개인의 자유지만, 개념 부족 이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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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 대한 이상형은 철저히 개인의 자유이며, 정치 성향에 대한 호불호도 철저히 개인의 자유이다. 그러나 그 개인의 자유를 공적인 미디어를 통해 밝힐 때에는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승환의 이상형 인터뷰는 개념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승환은 11월 30일 방송된 KBS2 <연예가중계>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밝혔다.

“소개팅해준다는 사람들에게 연락두절이더라. 오랫동안 여자친구가 없었다” 말하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분과는 만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싫어하는 정당을 지지하는 분은 힘들 것 같다. 나이 들면 정치성향, 종교가 굉장히 중요하더라”라고 말한 것.


그러나 이 말은 반려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말일 수밖에 없다. 그 자신의 자유라고 하지만,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한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기에 개념이 부족하다 말할 수밖에 없다.

취향을 맞춰 사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지만, 개인의 종교적/정치적 자유도 보장해주지 않으면서 취향을 맞춘다는 것 또한 어폐가 있는 말이기에 그의 발언은 마뜩지 않다.

보수 정당을 증오하고 기피하면서, 민주주의 기본 이념인 사상적 자유를 인정해주지 않는 민주적 진보주의자라니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또한, 정치 성향과 사상의 자유라는 것은 바뀔 수가 있다. 기본 사상이 바뀌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훼손하는 이들에 대한 반감으로 잠시 대립할 수 있을진대, 그걸 매사 맞춰야 한다는 건 독재적 발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의 말은 흔히 말하는 꼰대가 할 수 있는 말에 해당한다. 나만 옳고 다른 이는 틀리다는 전제하에 자신의 성향에 맞추라는 가부장적 꼰대 발언.

내 가족이라도 정치 성향이 다르면 남보다 못하다는 의미가 가득 담긴 말을 하니 그의 발언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는 일.


웃자고 하는 말일 수 있고, 평소 그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어서 인정해 줄 수 있지만, 공공 매체를 통해 노출되는 그의 말은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말일 수 있다.

나이 들면 정치성향과 종교성향이 같아야 한다는 말은 깨어 있는 시민으로 할 수 없는 말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정치성향과 종교성향이 모두 똑같은 가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시대에 맞는 성향은 어쩔 수 없게 생기는 것이고, 지지하는 정당이 있다고 해도 잘못된 것에 대한 반감으로 지지 철회를 하는 경우 또한 있다.

그런데 무조건 맞춰야 한다니. 어이없는 소리다. 반려자라도 그만의 가치관이 있는 법이다. 당장 맞았다고 해서 영원히 모든 마음이 맞을 거라는 희망적 착각 때문이라도 이승환은 솔로를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런 수동적 가치관을 가진 여성은 없을 것이다. 있다고 해도 그에겐 불행한 일.

적어도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좋아하는 사람과 만난다고 해도, 반려자가 판단하는 도덕적 근거까지 부정을 해서는 안 된다. 싫어하는 정당이 있다면 혼자 싫어하면 된다. 아내와 자식들을 모두 자신의 정치 성향에 맞추려는 시도는 하지 않아야 한다. 가족이라도 내 몸이 아니면 타인이고, 그들만의 가치관이 있는 법이다.

이상형은 개인의 이상형이겠지만, 공공 미디어 매체를 통해 인터뷰를 하며, 자신이 싫어하는 정당을 지지하는 이라면 모두 악마 취급을 하는 듯한 말은 비난을 면키 어렵다.

지금 당장 지지자가 많아 보인다고 잘못한 것도 지적을 못하는 특정 정당 지지자가, 과거 잘못된 행동을 한 정당 지지자를 비난하는 듯 이상형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똑같이 꼴불견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면이다.


차라리 올바른 이상형을 말하려 했다면, ‘도덕적 의식이 있고, 자식에게 모범이 되어 줄 아내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으면 된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은 천사. 지지하지 않는 정당은 악마. 그 프레임을 의식에 두고 인터뷰했다면 그는 스타가 될 자격이 없다. 옳고 그름만 따질 줄 알면 누군들 뭔 상관이랴. 정치와 종교 성향까지 이상형의 기준에 둔다는 것이 바로 꼰대 기질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구속하려 하지 말자. 그건 반려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정상적이라면 이승환이 말하는 정당을 좋아할 사람은 많지 않다. 적어도 이 시국에선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해당 정당이 아니더라도 보수적 성향을 가진 젊은이는 많고, 중도와 무당층도 많다. 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기준을 정해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옳다고는 못하기에 그를 질타할 수밖에 없다. 남을 인정해야 자신도 인정받는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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