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청춘에 출연하고 있는 래퍼 이하늘이 급작스럽게 변한 가요계 시장의 냉혹한 현실 이야기를 전했다. 그가 털어놓은 냉혹한 가요계 시장의 모습은 한 사람이 느끼는 위기감이 아닌 전체 가요계가 느낄 만한 위기감이었다.
그는 <쇼미더머니>가 등장한 이후 어느 순간 설 자리를 잃었다고 했다. 자신의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됐고,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도 했다.
이 말을 하게 된 이유는 안정적일 줄만 알았던 일자리를 잃기 시작한 이들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가수 양수경이 복귀를 하고 일을 이어갈 줄 알았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하며 이어진 이야기다.
양수경은 김치를 좋아하니 김치사업을 해볼까 한다며 고민을 이야기했고, 이어 이하늘에게 현재도 왕성한 활동을 하며, 기존 저작권 수익이 안정적이기에 살만 하지 않느냐는 말에 이하늘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하늘은 “세대가 바뀌고 음원 수익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배터리처럼 수명이 줄어드는 격이다”라고 남들이 바라보는 것과 다른 시장의 현실을 이야기했다.
이어 “행사가 재작년부터 잡히지 않는다. ‘쇼미더머니’가 나온 이후 우리가 다니던 행사 자리에는 그 친구들이 들어갔다”며,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솔직히 손만 뻗으면 다 내 거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내 인생이 바뀌어 버린 거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됐다”며 “지금 하고 있는 걸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변화된 시장에 맞춰 가는 게 더 이상 힘들 거란 걸 이하늘은 안 것.
하지만 그러한 급진적 변화가 가요계를 탄탄하게 만들기보다는 후퇴하게 했다는 점에서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쇼미더머니>가 나왔을 땐 더 탄탄한 시장으로 변화가 될 거란 기대를 했지만, 결과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탄탄하게 저변이 확대되기보다는 새로운 래퍼에 열광하고 마는 현상으로 머물렀기에 좋게 발전이 되지 않았다.
해당 프로그램의 영향력으로 실력 좋은 이들이 꾸준히 배출돼 겉으로 보면 시장이 커진 것 같지만, 실제 시장은 대물림 정도만 됐다. 래퍼 물갈이만 된 것이라면 이 현상은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다.
다양한 스타일의 래퍼가 공존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일은 통일이 됐다. 어느 크루의 스타일이 유행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현상이 이어지고 무대도 그들이 장악해 기존 래퍼는 사라지고 말아 문제는 크다.
이하늘은 DJ DOC로 활동했고, 저작권 수익도 아직은 괜찮은 편이나 그의 표현대로 벌이는 얼마 가지 않아 배터리 닳듯 할 것이다.
그도 변화되는 시대를 거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실력이 있고, 바라는 것이라면 그의 음악이 왕성히 활동하는 현시대 래퍼들과 공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드렁큰타이거도 마지막 앨범을 내겠다고 한다. 마지막 앨범을 내고 더 이상 해당 이름을 쓰지 않겠다고도 한다. 역시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역사로 남은 드렁큰타이거를 놓는 것이기에 씁쓸함은 크다.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겠지만, 가요사의 자랑인 팀을 놓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과거 주류였던 이들이 비주류로 한발 물러서는 것이야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그들은 아직 왕성한 활동을 할 만한 퀄리티 래퍼이기에. 이하늘을 비롯해 많은 래퍼들이 다양한 음악을 통해 시장에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쇼미더머니>가 시장을 키우기도 했지만, 동시에 시장을 기형적으로 만들었기에 문제점은 남았다.
비정상적인 가요계가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무대에 다양한 래퍼가 설 수 있을 것이다.
<사진=SBS '불타는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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