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부장에서 차장으로 강등당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MBC 측의 해명이 있었지만, 그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어 주긴 어려운 부분이 많다.
김태호 PD는 MBC 정상화에 맞춰 예능5부 부장으로 승진했다. 정식 인사에서 부장을 다는 건 명확해진 인사였지만, 4월 30일 대규모 인사발령에서 차장으로 강등됐다.
이에 반해 언론노조 소속원들은 대부분 한 단계 이상 승진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MBC 측은 재빨리 해명을 내놨다. 김태호 PD가 “이번에 MBC가 직책을 축소하고 근무연차 기준으로 직위를 개편했다. 10년차가 차장이고 20년차부터 부장이다”라며 “저는 지금 담당 프로그램도 없으니 더 이상 ‘무한도전’을 맡았던 직책인 부장도 아니고 입사 20년도 안 된 18년차라 직위는 부장이 아닌 차장으로 정리되는 것이 맞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하고 있다.
또 “반대로 이번 인사가 지난 몇 년 간 비상식적으로 승진을 못했던 분들이 제자리를 찾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인사다”라고 했다며 김태호 PD의 입장을 전했지만, 대중은 그걸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당사자와 MBC 측이 그렇게 전해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고 하지만, 그건 그들의 말이고 대중은 납득이 안 된다는 반응인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해명으로 내놓은 직위 개편이 근무연차 기준이라면 문제가 있는 개편이기에 대중은 문제를 삼고 있다.
근무연차 기준 개편이라는 것은 곧 ‘연공서열제’를 의미한다. 주요 직책을 맡은 이들이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인사들이라면 이 연공서열제는 말이 되지 않는 구시대적 발상이기에 대중이 질타를 하는 것이다.
성과제를 해도 모자랄 판에 연공서열제를 하겠다는 것은 주요 직책을 맡은 진보 인사들이 구시대적 발상을 가진 보수보다 더한 보수 인사라 여겨지기에 대중의 질타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김태호 PD는 13년간 <무한도전>을 이끌어 오면서 MBC를 먹여 살린 인물이다. 간판 예능을 넘어 전체 운영에 엄청난 기여를 한 프로그램 리더를 단순히 연차 기준 연공서열제로 승진을 누락시킨다는 것은 비상식적이기에 질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사자가 프로그램을 당분간 내려놓을 수밖에 없으니 부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해도 직책에 맞는 업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승진에서 누락시킬 이유는 없다.
이런 상황에 대중은 김태호 PD가 굳이 MBC에 남아 있을 이유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곳이 아니더라도 <무한도전>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사실 MBC가 아니더라도 김태호 PD는 어딜 가서도 <무한도전>을 잇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있다. 단지, <무한도전>이라는 타이틀은 쓰지 못할 것은 분명하다. MBC의 재산일 테니. 그렇지만 다른 이름으로 할 수 있고, 포맷도 일정 부분 이상 바꿔 새로운 분위기로 찾아오면 되니 제약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번 인사에 대중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다. MBC가 바뀐 게 대체 뭐냐는 반응도 있다.
실제 바뀐 것은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보도 프로그램은 진영만 바뀐 채 여전히 편향적이며, 민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사는 기대도 하지 못하는 상태다. 편애하는 정치 성향 인사들을 곳곳에 배치하여 프로그램을 맡게 하는 등 수많은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MBC다. 비하적인 표현인 ‘엠븅쉰’ 소리를 떼어내지 못하는 건 개혁보다는 안주를 하기 때문이다.
연차가 직급이 되는 방송사라니.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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