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의 처세술은 2인자 타이틀을 갖는 것으로 시작한다. 붙을 수 있다면 간이고 쓸개이고 다 빼 주는 식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2인자의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실력은 없다. 또 그럼에도 희한하게 그가 인기를 얻는 건 1인자의 이미지를 따먹는 전략이 성공하기 때문이다.
유재석이란 걸출한 예능인 옆에서 10년을 넘게 무사히 먹고살 수 있었던 건 그의 능력이라 할 수 있지만, 예능인으로서 실력을 따진다면 그의 인기는 이해 못 할 일이 분명하다.
언변이 좋은 것도 아니오, 웃기지도 못한다. 순간 애드리브도 꾸준하지 못하며, 자신의 주특기라 할 만한 능력이 없다.
유재석이 없으면 개그맨으로 살아갈 수 없음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며, 한 프로그램에선 그 이야기를 애드리브라고 한 적도 있다.
<무한도전>과 <해피투게더>에서 유재석 옆을 지키는 것으로 개그맨 생활을 유지한 그는 이제 유재석 옆을 떠나는 것을 생각하는 듯 보인다.
유재석이 하는 프로그램은 정해져 있고, 늘리는 것도 자제하고 있기에 그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게 시급한 때이다.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하는 프로그램에서 내려오면 갈 곳이 없다는 점에서 부지런히 신 1인자 기대주를 찾는 분위기다.
<김생민의 영수증>의 탄력을 받아 그가 메인인 프로그램 <짠내투어>에 함께해 수명 연장을 하고 있지만, 그 또한 시즌제든 종영이든 시기가 올 것이기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찾아 움직인 듯 보인다.
해당 프로그램은 <우리가 남이가>. 전현무와 황교익, 지일주, 상연(더보이즈) 등과 함께 MC 자리에 이름을 올린 박명수는 이 프로그램에서도 신 1인자 옆을 지키는 것으로 승부를 보려는 분위기다.
그 자신을 먹여 살릴 간판이라 생각하는 전현무에 기대는 모양새를 제작발표회에서 일부 보였기에 별 것 아니라고 보이는 시점이지만 짚고 넘어 가보는 것.
<우리가 남이가> 제작발표회에서 박명수는 전현무를 신흥 1인자 대열로 세우려는 노력을 보였다.
“작년에 M본부와 방송사 파업에 의해 상당히 힘들었다. 출연료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고 말문을 연 뒤, 이어 “전현무에게 사정을 말했더니, 형 힘들면 해줄게 하면서 사비를 털려고 했다. 정말 울뻔했다”며 1인자라 생각하는 이를 띄우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새기려는 듯 보여 약간은 황당함을 줬다.
가볍게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그의 패턴으로 볼 때 자신의 옆 사람을 간판으로 세우려는 의도임을 가볍게 알아차릴 수 있기에 황당함이라 말하는 것.
그의 말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건 그의 경제력이 그 정도가 아니라는 부분을 알기 때문이다. 이 말이 나오자 대중의 반응은 차갑다. 건물주이며, 아내가 의사이며,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이가 출연료도 못 받아 못 살 수준처럼 말하니 괴리감에 대중은 농담이라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분위기다.
농담일 수 있다. 같이 출연하는 MC를 좋게 이야기해주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걸어온 이력을 기반 삼아 본다면, 말하는 의도가 전현무 1인자 세우기와 더불어 자신도 새로운 옆집 간판을 걸려는 의도로 보여 개운치 만은 않다.
자신의 개그맨으로서의 능력과 MC 능력이 아닌 또 다른 숟가락 얹기 본능이라면 결코 좋게 보이지 않기에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아직 전현무가 1인자 MC라 하기엔 부족하다는 점이기도 하다. 서로 위치 올려주기라면 이심전심 통하는 전략이겠지만, 그런 전략이라면 금세 들통 나 가파른 내리막길 행을 할 것이기에 그에겐 노력이 필요하다.
어찌 보면 숟가락 얹기 신공도 능력이니 그의 능력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개그맨이든 MC든 능력으로 밥벌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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