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상황으로 예를 들자면, 직원 입장에서 사장이 아무리 잘해줘도 끼지 않을 판에 사장이 끼는 것은 반기지 않는다. 1차 정도라면 몰라도 2차, 3차에 막차까지 끼어 들 경우 사람 착한 것과는 무관하게 불편한 사장으로 여기기 마련이다.
또 하나 예를 들어보자. 초등학교 아이들 운동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랍시고 막걸리 한잔 걸치고 흥에 겨워 자기들끼리 춤을 추는 모습은 추태스러운 어른의 모습으로 여겨져 왔다.
두 경우 모두 특별히 나쁜 사람은 아니더라도 분위기를 망쳐 놓는 이들이기에 불편해하는 마음은 있어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갑자가 MBC 수요 예능인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건 바로 이런 케이스에 해당한다.
예능인끼리 재밌게 노는 판에 정치인이 ‘나도 한 번 같이 놀아보자’라고 나온 것은 바로 그런 케이스에 해당해 불편하게 여겨진 부분이다.
박원순 시장의 <라디오스타> 출연 의도성은 그 스스로 부인하더라도 서울시장 3선을 노리는 차원에서 출연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는 생각이란 걸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 일.
김구라가 정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있을 수 있다고 하니, “여론 조사했는데 게임 끝났던데”라고 농담 섞인 말을 한 부분은 자신을 넘어 오만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여론조사가 사실이고, 아직 부정적인 시선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하더라도, 정치는 언제든 움직이는 것이기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음에도 큰소리를 치는 모습은 욕심이 가득해 보여 불편하게 느낀 부분이다.
만일 박원순이 예능적인 소질이 있어 예능인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면 할 말이 없었겠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예능인의 말투와 행동과는 상반되는 모습으로 뭔가를 웃겨 보려 하는 모습은 측은하기까지 했다.
연령으로 이야기하자면 20대 사원이 노는 판에 60대 이사와 사장이 끼어 놀려는 모습처럼 보인 것이 박원순 시장의 모습이었다.
편집돼 잠시 나온 부분이지만, 예능 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갑자기 정치인 특유의 정무적 이야기가 나온 부분도 분위기를 망친 장면이었다.
타 출연자와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그가 예능 <라디오스타>에 나온 것에 시청자는 대부분 불편해하는 모습이다.
이유는 앞서 말했듯 서울시장 3선을 위한 셀프 홍보를 위한 출연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며 MBC 신임 사장 또한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편향성을 지적받아온 방송사가 방향만 바뀌었지 똑같이 편향적인 모습이니 비판을 하는 것이다.
정치와 언론은 분리되어야 한다. 시사 보도 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예능은 정치인과 멀리 할수록 좋다.
<썰전> 등의 시사 예능 부류라면 모를까! 웃음을 기반으로 하는 정통 예능에까지 정치인이 출연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박원순이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준 모습은 회식 때 분위기를 망치는 회사 꼰대 간부의 모습 같아 보여 불편할 수밖에 없던 장면이다.
더군다나 그 출연 의도는 환영받지 못한다. 공정한 경쟁과는 먼 홍보성 출연을,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하는 것이기에 더 불순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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