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철의 ‘개콘’ 저격은 옳았고 임혁필은 틀렸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7. 5. 16. 07:00
옥동자 정종철이 KBS 2TV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했다. 상당 기간 ‘개콘’을 빛낸 자신을 빼고 동료를 뺀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실제 공헌을 한 주역이 아닌 외부 스타 섭외를 통해 프로그램 900회를 자축했기 때문에 분노를 표한 것.
문제는 정종철의 적절한 비난을 임혁필이 끼어들며 분위기를 흐려, 본뜻이 전도되는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 아쉬움일 수밖에 없다.
정종철은 900회 특집에 초대되지 않았다. <개그콘서트>를 가장 빛낸 ‘옥동자’ 캐릭터가 있고, ‘골목대장 마빡이’ 캐릭터가 있음에도 초대되지 않았다. 또한, 정종철 외에도 박준형을 비롯한 인물들이 초대되지 못해 그의 비판은 합당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난 900회 맞이 인터뷰 제안 한 번 안 들어왔다. 나름 내겐 친정 같고, 고향 같은 프로그램인데 난 900회인지도 몰랐다. 많이 아쉽고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말해 그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했다.
이어 “아는 동생이 ‘레전드 19개 중 8개가 형 코너라고 자랑스럽다’며 형은 900회 왜 안 나왔어?라고 묻는데 할 말이 없었다”는 말을 해 놀라게 했다. 그보다 활약이 미미했던 이들도 나왔는데, 가장 빛낸 인물이 안 나왔기에 후배들도 놀라 물은 것이고 그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소식을 접한 대중도 같이 놀라워 했다.
또 그는 “개그콘서트는 제작진이 만드는 것은 맞지만, 제작진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900회까지 전통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밤낮 아이디어를 짜며 노력했던 개그맨들과 한없는 박수와 웃음을 주셨던 시청자들이 계셨었다는 걸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제작진이 모든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개그맨들의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일주일 내내 연구된 것들을 보이고 그것이 대중에게 재미를 줄 것 같다는 생각이 일치할 때 방송도 내는 것인데, 제작진만의 일방적인 지휘권은 많은 문제를 낳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종철이 말한 부분 중 현역으로 있는 후배들이 못하는 정당한 비판을 자신이 한다고 한 것은, 후배 입장에선 밥줄이 걸린 일이기에 자신이 할 수밖에 없음을 말한 것이다.
<개그콘서트>는 분명 문제가 많았다. 출연하는 개그맨들의 자율적인 의사는 무시되기 일쑤였고, 자율보다는 통제를 하는 무대에서 창의력 있는 무대는 나오지 않았다.
개그맨이 요구하는 기본적인 요구조차 무시당하는 무대 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다른 방송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던 그들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모습들일 수밖에 없었다.
정종철과 박준형 등이 MBC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이적을 하고, 후배들이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tvN <코미디 빅리그>로 이적을 하는 일이 잦아진 것도 제작진과의 마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들.
어쩌면 그런 신분이었기에 정종철이나 박준형이 초대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에 이번 캐스팅은 비판이 당연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900회 특집엔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또는 출연했던 개그맨뿐만 아니라 <1박 2일>에 출연하는 김종민과 데프콘, 정준영 등이 출연해 900회 특집을 축하하며 무대를 빛냈다.
하지만 정작 그 프로그램의 주역인 인물을 안 불렀다는 점은 비난을 면키 어려운 일이기에 제작진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정종철의 시의적절한 비판을 본말 전도한 이가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 그 주인공은 바로 임혁필.
임혁필은 정종철의 비판에 댓글로 “동자야 이런 게 하루 이틀이냐. ‘개그콘서트’와 아무 상관없는 유재석만 나오고”라고 적은 것이 화근이 돼 정종철의 비판도 내용과는 상관없이 안 좋게 평가받고 있다.
논란이 일자 정종철은 임혁필의 댓글을 삭제했지만, 임혁필을 향한 대중의 비판은 멈추지 않고 있다.
대중의 비판도 사실 당연한 것. 임혁필이 애먼 유재석을 끌어들여 비판을 했다는 점이 대중을 자극한 부분.
임혁필은 유재석의 이름을 올릴 필요가 없었다. 그 이름만 빼고 ‘개콘’만 비판했어도 정종철에겐 큰 힘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유재석을 언급함과 동시에 원 비판의 글은 와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유재석은 잘못이 없다. 아무리 자신이 유재석과 나이가 같다고 하더라도 동생의 마음을 위로한다고 유재석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다. 유재석을 900회 특집에 초대한 것은 제작진이기에 제작진을 비판하는 선에서 끝내야 했다.
그렇다고 제작진을 무조건 비판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유재석을 비롯해 <1박 2일> 멤버인 김종민과 데프콘, 정준영을 섭외한 건 KBS의 예능을 대표하는 얼굴들이기 때문에 초대한 것이기에 무턱대고 비판을 하기 어렵다.
따라서 가장 온당한 비판이라면 <개그콘서트>의 주역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는 선에서 끝냈어야 했는데, 더 나간 것이 문제가 된 것.
정종철의 제작진을 향한 비판은 온당하다. 그러나 임혁필은 그 의도가 어떻든 정종철의 뜻을 와전시켰다. 임혁필은 반성해야 한다.
가장 반성해야 할 것은 그래도 제작진이어야 한다. 정종철을 비롯한 주역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순리이고, 의도치 않게 피해를 입힌 유재석에게도 사과를 해야 함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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