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 대한민국. 국가에 기대하기보다는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사회. 국민은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살아가기 바쁘다. 그것이 정의든 정의가 아니든 자신만 살아갈 수 있다면 남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사회. 급속히 변해가는 대한민국에선 이타적인 마음을 바란다는 것은 꿈 같은 이야기다.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신만이라도 생존하는 것이 정의요 신념인 세상. 극한 이기심이 없다면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대한민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없이 이기적인 인간에게도 어느 때에는 놀랍도록 이타적인 순간이 있으니 그것은 공감능력이 생기는 순간.
남이 느끼는 불행이 나의 불행이 될 수 있다는 공감 능력은 이기심으로 중무장한 각자도생의 인간들을 다시 돌려세워 이타적인 마음을 갖게 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강력 범죄가 발생하기 전까지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국민은 어느 한 사건으로 분노가 표출돼 너도나도 범죄 없는 세상을 꿈꾸며, 자그마하지만 포스트잇 사회운동으로 하나가 됐다.
그사이 잘못된 신념을 가진 이들이 끼어들어 분란을 일으키고 분열도 조장하지만, 이 사건으로 생긴 작은 공감은 이타적 사회로 가기 위한 틀을 마련해 변화의 열망을 갖게하며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기도 하다.
의학드라마 <뷰티풀 마인드>는 지극히 인간이 갖추고 있어야 할 소양인 ‘공감’ 능력을 다시 깨우고자 하는 드라마이다.
사라져 가는 ‘공감’ 능력을 그들은 ‘초능력’이라 하고 있다. 지금은 퇴화 직전까지 온 유전자, 이타성. 그를 부활시킬 공감능력을 초능력이라 보고 있는 것이 <뷰티풀 마인드>.
21세기에도 여전히 의료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이타적인 돌봄이라 보며 그들이 말하는 초능력을 보이고자 하는 드라마가 <뷰티풀 마인드>다.
각자도생 사회. 각자도생의 마음을 가진 이영오 캐릭터의 장혁은 의술에선 최고이며 논리력까지 갖췄지만, 공감 능력이 없는 의사 역이다. 남의 아픔을 알 수는 있어도 그에 공감해 마음까지 움직이지는 않는 의사가 그다. 그러나 차츰 드라마가 진행되며 그도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소담이 맡은 계진성 역은 개진상처럼 한번 물면 절대로 놓지 않는 역. 그녀가 직접 사고를 목격해 옮긴 환자가 테이블 데스하고, 그것이 사고가 아닌 살해였다는 것을 알아내려 좌충우돌하는 캐릭터다.
윤현민이 맡은 현석주는 우리가 바라는 이상향의 의사. 바르고 선한 데 실력까지 훌륭하다. 영오와 달리 따스한 마음을 가진 의사며 공감할 줄 아는 의사가 그다.
박세영이 맡은 김민재는 전 출연작과는 달리 선한 캐릭터의 의사다. 지방 대학 출신이라 무시당했지만, 보란듯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영오 선배와 함께 당당히 자신의 할 일을 하며 펠로우에 올라선다.
한동안 TV에서 볼 수 없었던 허준호의 컴백도 기대되는 점이다. 허준호는 극중 이건명 역으로 등장하며, 현성병원 심뇌혈관 센터장이다. 만인이 우러러 보는 명망있는 외과의다. 그의 컴백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모완일 감독도 자리했다. 좌측에서 4번째>
KBS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는 전작인 <동네변호사 조들호>와 <백희가 돌아왔다>의 여세를 몰아 좋은 작품으로 올라설지 궁금증을 주고 있고, 그들이 말하는 대로 여러 시청자 마음속에 사라진 공감 유전자까지 심어줄지 그것 또한 궁금증을 주고 있다.
이 드라마가 공감 유전자를 깨워 이타적인 마음을 다시 갖게 할지 지켜보는 맛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