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태운의 탈락을 두고 일부 네티즌의 반응이 격하다. 그러나 그의 탈락은 당연하다. 무한배틀이었다고 해도 그건 마지막 무대에서 보인 실력이 좋지 않아 생긴 결과이기에 두말 할 이유가 없다.
네티즌이 할 수 있는 건 지난해 무대보다 더욱 성숙한 무대를 보인 우태운을 격려하는 것이지, 그를 탈락시킨 프로듀서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다.
면도의 실력 또한 지난해보다 나아졌고, 지난해 최대 실수라 할 만한 준비 부족에 대해 그는 우태운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한 게 사실이다. 준비한 Verse가 부족해 아쉬웠던 면도는 우태운보다 몇 곡 이상 준비했을 정도로 준비성이 좋았다.
1:1 랩 배틀 미션 첫 무대에서 면도가 가사를 까먹은 것은 감점 요인이긴 했으나, 그 감점 요인을 상쇄할 만한 임팩트 있는 가사와 플로우가 있었기에 동점이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우태운이 기대 이상 잘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나, 향상된 실력을 절대적인 평가 항목으로 따진다면 평이한 랩 플로우였기에 무한배틀로 가는 과정은 어쩌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무한배틀에서 우태운의 무대는 분명 잘했지만, 평이했다. 가사도 평이한 수준이었고, 플로우도 정박으로만 익혀진 무대였기에 보면 볼수록 눈에 익었던 것은 좋은 점수를 주지 못하는 원인이라 할 만했다.
반대로 면도는 첫 무대에서 가사를 틀렸지만, 이후 꾸준히 자신의 매력을 보일 수 있는 좋은 무대를 선보였고, 그만의 독특한 플로우와 가사를 들려줬기에 프로듀서의 간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면도의 실력이 최상위였다고는 개인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마지막 배틀 무대에서 우태운이 과거 실력보단 과장된 제스처를 보인 점은 확실한 감점요소였다. 프로듀서들이 입을 모아 ‘과거로 돌아간 것 같다’는 말을 한 건, 앞서 보인 무대가 기본기가 탄탄해서 나온 게 아니라는 말과도 같았기에 새겨들을 만하다.
어떤 비트와 어떤 플로우를 익히고 가사를 얹어 자기만의 매력을 만드는 과정은 꾸준한 훈련이 필요한 것인데, 우태운은 그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한정적인 시간의 노력으로 비칠만한 모습을 보였기에 그런 말도 나왔던 것이다.
우태운이 탈락한 룰은 사실 수많은 무대를 거쳐 나온 부족하지만 공정한 룰이기에 그가 잘했다고 깰 수 없는 룰이다. 상대적으로 우태운보다 잘한 면도가 있었기에 한 명은 떨어져야 해서 우태운이 탈락한 것뿐이다.
그 룰로 안타까움을 맛본 인물은 오히려 우태운보다 주노플로일 것이다. 주노플로는 해쉬스완보다 더 좋은 실력을 보였음에도 탈락했다. 프로듀서 간 눈치보기의 결과로 탈락한 것이기에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것.
해쉬스완의 무대는 그들은 좋게 느꼈을지 모르나 또 하나의 시선일 수 있는 필자의 시선에선 그리 좋게 들리지 않았기에 주노플로가 더 안타깝다 말할 수밖에 없다.
해쉬스완의 독특한 발음은 장점일 수 있고, 단점일 수 있다. 하지만 장점을 발하는 무대보다는 단점을 발하는 무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어느 한 비트에 반응해 좋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는 유니크한 매력은 갖췄지만, 그 매력이 꾸준한 매력을 줄 수 없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주노플로보다 우위라고는 보기 힘들었다.
기대와 달리 평이한 무대를 보였다고 하는 주노플로의 무대는 어느 하나를 꼬집어 나빴다고 할 수 없는 좋은 무대였다. 기본기가 탄탄한 모습을 보였고, 가사와 플로우는 교과서적으로 좋았다. 게다가 유니크한 매력까지도 갖췄던 것이 그였다. 그럼에도 그는 탈락했다.
룰은 공정하기에 그의 탈락이 아깝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 그래서 우태운의 탈락을 두고 프로듀서를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쨌든 룰은 지켜져야 한다. 결과도 대부분 납득할 만했다. 다시 탈락한 래퍼 중 일부를 구제한다면 그건 보완 룰이니 따를 수 있지만, 정해진 룰로 탈락한 래퍼 때문에 프로듀서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형편없는 무대를 선보이고도 한 명은 살려야 한다는 강력한 룰 때문에 살아남은 래퍼 중엔 1:1 랩 배틀 미션이 아닌 또 다른 무대를 통해 탈락할 것이기에 그때 구제를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