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10주년 무인도 특집, 제대로 된 A/S 특집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4. 26. 07:00
작품성을 떠나 재미를 주고자 한 방송이, 후회될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면, 그것을 만들어 내는 연출자와 출연자는 두고두고 아쉬움을 말하기 마련이다. 그런 마음은 시청자 또한 마찬가지일 것.
<무한도전: 10주년 특집>인 ‘무인도 특집’은 그런 아쉬운 마음의 기획에서 파생된 특집 중 하나로, 이 특집은 시청자가 기억하는 가장 보고 싶어하는 특집으로 선택됐다. 재미없었던 최악의 특집 A/S에 대해선 후에 이뤄질지는 모르나 일단 이 기획은 반길 만하다.
10주년을 맞아 ‘다시 보고 싶은 특집’ 1위로 뽑힌 ‘무인도 특집’은 재미있었던 만큼이나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을 준 특집으로, 또 한 번 그때 기억으로 들어가고 싶은 시청자의 바람을 만족시키고자 리메이크한 특집이다.
시청자에게 직접 인터넷 설문을 통했고, 그 결과가 반영돼 만족도도 높아진 것이 10주년 기획을 칭찬하고 싶은 이유.
앙케트로 조사된 결과, 최악의 특집 5위는 응원단 특집, 4위는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 3위는 인도 특집, 2위는 좀비 특집, 1위가 여성의 날 특집인 박명수의 거성쇼로 불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반대로 ‘다시 보고 싶은 특집’에는 5위에 텔레파시 특집, 4위에 무도 탐정 사무소 특집, 3위에 명수는 12살 특집, 2위에 무한상사 특집, 1위는 무인도 편이었다.
물론 거론된 특집 모두에 대해서 사후 관리 서비스가 진행되는 건 아니지만, 나름 10주년을 기념하며 완성도를 높이고 또 10년을 함께한 시청자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을 에서 기획된 이 특집은 제법 훌륭하기에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시청자가 기억하는 최고의 특집인 ‘무인도 편’은 사실 가장 <무한도전>다운 특집이라 할 만하다.
요즘의 <무한도전>이 평균 이상의 실력을 갖춘 멤버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특집이라면 이때는 평균 이하의 멤버들이 동분서주하여 만들어 낸 분량이 재미를 주던 시기였다. 황소와 줄다리기를 하고 전철과의 속도 경쟁을 하던 무모함이 있던 시절의 <무한도전>은 뻔히 안 될 것을 알지만, 그 무모함이 매력을 주던 시기다.
현재 멤버들은 실력이 향상되고 가진 것도 많은 위치에 서 있어 그때로 완벽히 돌아가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때와 가장 유사한 상황이 될 수 있는 조건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멤버들을 몰아넣는 것. 그래서 제작진은 멤버 모두에게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고 무인도인 상공경도에서 1박 2일을 버티라는 무모한 요구를 해 웃음을 뽑아낼 수 있었다. 이 방법으로 ‘무인도 편’은 초창기 <무한도전>과 가장 유사한 상황이 됐다.
비록 당시 멤버였던 그 녀석 노홍철이 현재 자숙의 시기를 가지며, 함께하지 못해 특유의 활력을 찾진 못해도 다른 상황들이 벌어지는 ‘무인도 편’은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박명수가 홀로 떨어져 요즘 유행하는 생존 버라이어티 장면을 따라 하자,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이 <삼시세끼> 프로그램을 패러디해 박명수가 ‘명수세끼’란 프로그램 찍는다며 놀리는 장면은 배꼽을 쥐게 한 장면이다. 묘한 어감이 포인트.
멤버들은 1박 2일을 버티기 위한 생존 전략을 짜고, 기존의 ‘무인도 편’에서 보여준 처절함을 무기 삼아 시청자에게 웃음을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무리하게 그 녀석과 그전 녀석을 대신하는 욕심만 많은 녀석을 넣기보다, 지금의 단결된 5인이 주는 웃음은 시청자를 더 안심케 하며 기존의 향수까지 느끼게 했다. ‘무한도전 무인도 편’은 10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기획이 분명하며, 사후 관리 서비스에서도 훌륭한 편으로 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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