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박혁권과 현주엽. 연출이 스타를 만들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2. 23. 12:18
무한도전이 기획한 다수의 게스트 특집은 예능 스타를 만들어 내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못친소 특집’은 이적과 조정치, 고창석 등 수많은 스타를 만들어 내며 화제의 특집이 됐다.
이런 다수의 게스트 특집은 ‘못친소’ 특집뿐만 아니라 ‘무도가요제’ 특집을 비롯하여 이제는 설 특집으로 방송되고 있는 ‘무도 큰 잔치’ 특집까지 다양한 스타를 만들어 내며 꿈의 그라운드가 되고 있다.
이번에 방송된 ‘무도 큰 잔치’ 특집에는 <무한도전>이 만들어 낸 스타(?) 서장훈과 그가 적극 추천한 현주엽, 오랜만에 복귀한 김진, 김영철, 박혁권, 강균성, 이규한, 고경표, 정용화, 서은광, 홍진경, 박슬기 등이 출연해 끼를 발산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박혁권과 현주엽. 이들은 시청자가 생각지 못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놀라움을 줬고, 동시에 웃음도 몰아줬다.
이들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매력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무한도전> 제작진의 자막과 효과음 등의 연출력이 화제의 스타로 올라설 수 있게 하는데 한 몫 제대로 했다.
먼저 박혁권은 순한 인상에서 적극적인 캐릭터로 변하며 웃음을 줬다. 박명수의 베개 선물에 감동한 나머지 울컥하여 순한 인상을 집어 던진 박혁권은 적극적인 캐릭터가 돼, 베개 싸움 5연승 문 앞까지 가며 승부사의 기질을 보였다.
그런 그를 폭소캐릭터로 만들어 인물은 박명수와 정용화, 현주엽의 공이 컸다. 박명수는 그의 승부사 기질을 폭발시켰고, 정용화는 특유의 베개푸시 공격으로 그를 활활 타오르게 했다. 가장 크게 웃긴 장면 또한 정용화와 합에서 나왔다. 또 현주엽은 폭주하던 박혁권을 공포에 떨게 하며 또 다른 모습을 발견케 해 웃음을 만들어 냈다.
정용화가 박혁권의 배에 올라타 파운딩을 하는 장면과 그에 당해 떨어지는 장면에서 나온 장면은 예능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박혁권은 누구나 생각하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았고, 그가 만들어 낸 장면은 오히려 통나무를 맨 것 같은 묘기 장면을 연출했다.
이 장면은 <무한도전> 제작진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장면이었고, 제작진은 놓치지 않고 그를 이용했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패러디 장면처럼 포장해 그를 슈퍼히어로로 만들어 냈다.
‘그는 아마 여기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일지도’라며 슈퍼맨 CG와 스파이더맨과의 크로스 장면 CG 등으로 만들어 내 웃음을 극강 상태로 만들어 냈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베개히어로’가 된 박혁권은 ‘슈퍼파워’ 현주엽과 대결을 벌이는 장면으로 연신 웃음을 만들어 냈다. 이 구도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무한도전>의 자막과 특수효과 연출의 힘.
또한, <무한도전>의 자막이 포텐 터진 것은 박혁권이 출연한 드라마 <펀치> 대사를 패러디한 부분에서다. 박혁권이 박명수와 베개를 주고받는 씬에서 나온 자막은 배를 잡고 폭소할 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귀성길 기차 막차 타듯 황급히 탑승한 박혁권의 통나무 베개 싸움은 첫 베개를 선물한 박명수와의 눈싸움으로 시작돼, ‘되돌려 주고 싶어 안달 난 베개’, ‘명수의 베개 씀씀이에 울컥’, ‘베개 선물, 돌려 드리리다’, ‘성심성의껏 돌려주는 베개’, ‘베개 떡국 한 그릇 더 펴주려는 마음’, ‘오로지 박 팀장 노리는 박혁권의 베개게이트’, ‘베개 싸움 퇴임을 요구하는 마지막 베개’ 등의 자막이 더욱 크게 웃음을 줬다. 바로 이 자막들은 그가 출연한 <펀치>의 대사를 연상케 하는 패러디였다.
또 ‘베개 받고 우는 거 봐야겠습니다’의 <펀치> 패러디 자막과 이어 박명수가 열세인 상황이 되자 ‘이제 우네.. 내 앞에서..’의 자막과 드라마 속 박혁권의 음성 효과음은 포복절도케 했다. 박혁권이 유난히 돋보일 수 있었던 건 바로 이런 자막과 효과음의 힘이 컸다.
현주엽은 하하의 감성에서 나온 ‘슈퍼파워’ 캐릭터로 큰 웃음을 줬으며, ‘닌자거북이’ 캐릭터를 활용한 CG 등은 <무한도전>이 그에게 선물한 특급 선물이었다. 그렇게 강인하던 그를 주저앉힌 것은 김영철이 마음대로 편곡한 응원가인 ‘힘을 내요 슈퍼파월~’. 맥을 풀어버린 그의 응원과 때만 되면 나오는 ‘닌자거북이 캐릭터의 슈퍼파워’ 현주엽의 모습은 시청자를 포복절도케 했다.
<무한도전>의 효과적인 자막과 CG는 두 늦둥이들의 전쟁 같은 예능 입문을 쉽게 만들어 낸 수훈갑 연출로 꼽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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