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유재석과 박명수의 서장훈 캐릭터 심폐소생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1. 30. 13:28
겉으로 명확히 보이진 않아도 서장훈의 예능 캐릭터가 된 투덜거림과 예능인 아닌 예능인이란 캐릭터는 서서히 희미해지고 있는 시점이었다. <무한도전>에서 탄생시킨 것이나 다름없는 캐릭터로 3개 프로그램에 투입되자 그의 캐릭터는 제맛을 잃기 시작한 것.
캐릭터를 탄생시킨 유재석과 또 해당 프로그램에 있었던 박명수는 서장훈의 캐릭터가 희미해질 무렵 <해피투게더>에서 다시 만난 그의 캐릭터 정비를 해주며 AS에 나서 생명을 연장시켰다.
<해피투게더>는 서장훈을 아무 특집이나 섭외해 ‘끼워 맞추기’란 신공으로 그의 캐릭터를 선명하게 했다. ‘상남자 특집’이든 뭔 특집이든 일단 섭외해 끼워 맞추기를 하는 것. 억지가 있지만, 매번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그의 캐릭터에는 안성맞춤인 전략이고 그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만든 건 바로 유재석과 <무한도전>의 역할이 컸다.
<무한도전>에서 만들어진 서장훈의 캐릭터는 ‘아니라고 부인하는 모습’과 ‘투덜거림’의 모습이 있었다. 유재석은 방송인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는 그에게 계속해서 방송인이며 예능인이라 몰아붙이고, 서장훈 자신은 아직 방송인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으니 ‘아니라고’ 발뺌을 하는 모습은 많은 웃음을 줬다.
유재석은 서장훈이 <무한도전> 이전에 <사남일녀>에도 나왔고, ‘무도’에도 나왔으니 방송인이 맞다 말하는 것에 틀린 부분이 없고, 서장훈은 스스로 방송인이라 볼 수 없는 기준이기에 손사래를 친 것이기에 틀린 부분이 없다.
유재석이 서장훈의 캐릭터를 만들면서 쓴 방법은 ‘억지로 끼워 맞추기’였다. 일단 한쪽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 ‘그렇다’고 우기는 모습이었으니 ‘끼워 맞추기’란 표현을 하는 것.
그런 유재석의 모습에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는 서장훈의 모습은 예능 요소로 특이한 광경을 제공했다. 그래서 신 캐릭터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었다.
또한, 투덜거리며 안 할 것 같지만 시키면 하는 모습이 있는 서장훈의 캐릭터는 <무한도전>뿐만 아니라 <해피투게더>에서도 요긴하게 쓰였다.
태릉선수촌에서 인연이 깊어진 스케이트 선수 이규혁을 엮어 진행한 이야기에도 그의 캐릭터를 살릴 만한 요소는 많았고 재미를 줬다.
이규혁은 서장훈의 언행 불일치의 모습을 폭로해 서장훈을 두 손 들게 했다. 누구보다 잘 아는 입장에서 자기만의 입장만 표하는 서장훈의 민낯을 드러내게 한 그가 있었기에 서장훈의 캐릭터는 더욱 선명해질 수 있었다.
예능 <키스앤크라이>에 출연한다고 이규혁을 온갖 핍박을 하던 서장훈이 오히려 <사남일녀>에 출연한 모습은 자가당착인 면일 수밖에 없었다. 이 폭로는 서장훈이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것을 증명해 내 웃음을 만들어 냈다.
게다가 유재석은 서장훈이 피해갈 수 없는 곳으로 몰아세워 두 손 들게 해 그의 캐릭터를 더욱 선명하게 했다. 예로 박명수가 서장훈의 보조 진행을 문제 삼는 것에 동참해 면박을 줘 웃음을 만들어 내고, 독서에 대한 질문을 어설피 피해 가려던 서장훈을 몰아세우는 모습은 많은 웃음을 준 장면이다.
또 남들이 오해할 만한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유재석에게 작은 항의를 하는 서장훈의 모습은 절로 웃음 나게 했다.
서장훈의 캐릭터를 어떻게 살려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무한도전>과 <해피투게더>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세바퀴>와 또 다른 프로그램에선 그의 장점을 찾아볼 수 없다. 그를 활용하는 법을 모르는 것이다. 어쨌든 사그라지는 그의 캐릭터에 긴급 심폐소생술을 한 유재석과 박명수의 활약은 칭찬이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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