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진실한 신하의 충언. 나라는 바로 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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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진실한 충언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한도전>은 피눈물을 흘리며 충언을 하고 있었다. 간드러진 기생(길)을 끼고 세월에 네월아! 하고 있는 돈조(정형돈)와 충언을 하는 충신 유 자제(유재석). 간신배 정 무역상과 하 망나니는 각기 계급을 나누어 제각각의 나라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그 시대 조선의 모습도 2013년 대한민국과 무엇 하나 다르지 않은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도탄에 빠진 백성은 거리로 나앉아 시름시름 앓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별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연출됐다.

정치에는 별 뜻이 없어 보이는 왕, 돈조는 소통하지 않는 왕이다. 겉으로는 쿨하다며 가볍게 상소문을 통과시키지만, 이어지는 충언과 또 다른 상소문에 역정이 나 이내 충신을 천민으로 강등시키는 모습은 흡사 현재 정치판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무한도전>은 ‘왕과 거지 게임’으로 신분 교환 게임을 했고, 천민 계급에서도 망나니 중 개망나니라고 하는 하하가 차근차근 신분을 바꿔 어엿한 양반으로 행세하는 모습을 그린다. 또한, 잠깐 콩트에서 나온 것이지만 간신배처럼 행동하는 정 무역상을 바로 좌의정 자리에 올리는 모습은 충신보다는 간신을 대우하는 조선의 사회를 엿보게 한다.


이번 <무한도전>에서 표현된 자막과 애드리브는 현 정치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의 말들이 대다수였다. 유 자제가 올린 충언의 상소문은 특히나 현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상소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 내용이다.

“전하… 바라옵건대 인심을 따르고, 대화의 통로를 여시어.. 자신의 편견으로 옳다 그르다 하지 마시고, 조정이 모두 옳다 하는 것을 옳다 하고… 그르다 하는 것은 그르다 하시어 하나의 생각이나 하나의 언사를 내실 때에도, 순수하고 명백하게 하시어 조금도 하자가 없게 하소서” 라는 말은 지금 국민들이 하고 싶은 공통의 상소거리였을 것이다.

지난 ‘관상 특집’에서 경복궁 인정전으로 입궐하는 모습이 그려졌고, 이번 특집으로 이어졌지만, ‘인정전’은 본디 ‘인자한 정치를 펼친다’는 의미의 정전이다. 곧 그들이 말하려 하는 것은 한 나라의 임금이라면 그러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장소 선택으로 봐도 무난해 보인다.

또한, 두 번째 게임을 한다고 옮긴 뒤뜰에서의 정무를 보는 모습은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이 하는 뒤뜰 정치와도 연결해 볼 수 있다.

뒤뜰로 옮겨 신하의 상소문이 올라와도 귀 닫고, 듣지 않는 정치를 하는 돈조는 충언을 하는 유 자제(유재석)를 양반에서 천민으로 강등시킨다. 그러다 보니 어떤 상소가 올라와도 관심이 없어 너희가 알아서 해! 라는 식. 이 틈을 타 최만리는 상소문을 올려 한글 창제에 반대하지만, 눈먼 돈조는 쉽사리 찬성해 훈민정음을 철폐한 임금이 된다.


<무한도전>의 사회풍자는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었고, 직접적이었다. 돈조의 폭정과 무식함에 유 자제는 “전하.. 외람된 말씀이오나 전하께서는 나랏일은 안 보십니까?”라는 말은 현실 세계와 맞닿아 누구에게는 꽤 뜨끔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을 두고 간신배 하 망나니는 옳거니 너 잘 걸렸다며 ‘우리 왕이 지금 농땡이 부린다고 생각해?’라고 버럭거리며 ‘목이라도 칠 깝쇼’라고 한 말은 ‘무도’에서는 웃겼지만, 현실은 또 그러하니 무척 씁쓸할 수밖에 없다. 이어 돈조는 빤히 노는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내가 노냐?’라는 언 밸런스한 말을 해 웃음과 함께 비웃음도 동시에 안겨줬다.

충신 한 명의 충절이 꺾이는 돈조(정형돈)의 조선 이야기가 그려진 가운데 등장한 한탄의 자막. ‘이 나라가 어찌되려고…’는 2013년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대변하는 말은 아니었나 생각하게 한다.

오랜만에 보는 <무한도전>의 오리지널 사회풍자는 꽤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 모습들은 무엇 하나 현 대한민국 국회와 정치판의 모습이 아닌 것이 없었다.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은 바른 정치를 하는 대통령이고,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인은 바른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정치인들은 <무한도전>이 말하려 하는 메시지가 어떤 것인지, 무엇을 못하고 있는지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무한도전>은 힌트를 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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