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연기하는 철학자 한석규의 참 매력은?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3. 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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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가 만들어 낸 철학캠프? 그가 출연하자 <힐링캠프>는 철학을 논하는 그런 캠프가 됐다. 이번 <힐링캠프>의 특별함이라면 누가 힐링을 시켜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찾아가는 그런 힐링이 무엇인가를 알게 한 것이 큰 특징.
참 자아는 어떤 것이며, 그 참 자아를 찾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한석규는 몸소 하나하나 보여준 듯했다.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자신에게 물음을 갖는 쉼 없는 배우 한석규는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배우가 아님을 보여줬다.
한석규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인간관계 속에서! 그리고 한 작품씩 해 나가는 작품과 실생활들 모든 곳에서 이데아적 접근을 통해 실재를 마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
<힐링캠프>에서 말하거나 말하지 않은 작품에는 그 개인의 생각과 지나온 생활 모든 것들이 한 장면씩 투영되었다는 것을 알게 해 놀라움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잊을 수 없는 ‘초원사진관’은 그의 어릴 적 동네 사진관과 같은 이름이었고, 그가 사진관 이름을 제공했다고 했다. 또한,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에 출연한 계기가 김광석의 밝게 웃는 영정 사진 때문이었다는 말은 그가 영화에 들어가면서 실제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을 최대한 사실에 비춰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느끼게 한 대목이었다.
그의 작품을 선택하는 버릇은 늘 비슷한 모습으로 비친다. 영화 <베를린>을 선택한 것도 그 당시 자신에게 던져졌던 화두와 들어맞았기에 바로 선택을 했다는 말은 류승완 감독으로부터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류승완 감독도 분단의 현실이 남아있는 곳에서의 영화를 다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사이클이 맞은 것은 멋진 영화가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 때 성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그는 꿈이 좌절되고 어떻게라도 이루고 싶은 그 꿈을 맞보기 위해 <파파로티>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자신의 인생 중 한 스토리를 영화를 통해 이뤄 본 것은 그에겐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관객은 그의 실제 모습과 최대한 비슷한 스토리를 보면서 ‘아! 이 배우가 이런 생활을 꿈꿨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은 더 실감 나게 그를 알 수 있고 영화에 빠져들 수 있게 한다.
그의 인생은 순응을 통한 앞길 트기로 보였다. 연기자가 꿈이었지만, 군에서 부상을 당해 의가사 제대를 하고 성우가 되는 과정. 부상이 호전되면서 다시 꿈꾸던 연기자에 당당히 붙어 활동하는 모습. 슬럼프가 찾아오면 잠시 어려운 때를 보내는 것도 그의 모습이었다. 애써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는 무리함이 그에게는 안 보였다.
삶에 순응해 살긴 하지만 늘 자신에게 의문을 던져보는 한석규는 주변인들에게도 늘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넌 왜 배우가 됐니?’, ‘넌 연기를 왜 하니’ 등의 말은 오랜 생각을 해야 하는 근원적 질문이었다. 순응하긴 하지만 스스로 목적의식 없이 하는 연기는 혼이 없는 것이라 생각을 하는 듯한 그는 늘 그 깊숙이 자리한 의문들을 스스로 질문해 가며 헤쳐나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법정 스님이 남긴 말 중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그 쇠를 먹어버린다’란 구절에서 끊임없이 고민해 자신을 옥죄는 그의 버릇은 늘 자신 안의 자아가 충돌하는 현상을 만들며, 참 자아를 찾아내려는 수많은 고민으로 가득한 그를 알게 했다.
자신을 녹슬게 하는 녹을 제거해 나가야 하며, 녹으로부터 참 자아인 쇠를 지키기 위한 그의 노력은 늘 자신에게 어려운 화두를 던지며 정진하는 모습이기에 보고 배울 만하다. 욕이 습관화됐다지만, 그 욕이 왠지 푸근하고 정겹게 들리는 것은 늘 자신에게 던지던 욕이었기에 욕이라기보다는 뭔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채찍질의 다짐처럼 느끼게 했다.
어릴 적 연기는 누구에게 보여주려 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스스로 느끼고 싶은 영역의 것이라는 말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말이었다. 이데아 찾기를 통한 실재로의 접근을 생활화한 한석규의 모습은 <힐링캠프>가 <철학캠프>가 되어도 행복하고 유쾌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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