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기대상 '손현주-소지섭-박유천-이민호' 감동과 오해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1. 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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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SBS 연기대상은 큰 문제 없는 시상식으로 남게 됐다. MBC와 KBS는 수상해야 할 후보가 빠진 채로, 어느 프로그램이 독식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에 비해 SBS는 수상자가 많은 대신 받아야 할 사람들은 다 받은 것으로 판정해도 무관할 정도로 잘 나눠 가진 모양새다.
하지만 어느 방송사나 가지고 있는 드라마 환경의 고질적인 문제는 SBS라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부 제작보다는 제작 환경이 낙후됐지만, 방송사 차원에서는 수월하게 방송을 제작할 수 있기에 외주제작을 선택하면서 지나친 경쟁의 결과로 드라마의 질은 떨어졌고, 지급해야 할 출연료는 지급되지 않아 큰 문제로 대두한 것이 바로 2012년 방송사와 제작환경의 문제점이었다.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바로 <신의>였다. 수백억의 제작비를 들인다는 말로 호화롭고 완성형의 드라마가 될 것 같다는 이상 제시는 드라마가 시작돼 머지않아 실패로 돌아갔고, 힘겹게 드라마를 방영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불명예스러운 말들로 덮여 정작 배우들은 서운하기 짝이 없는 형편이 됐다.
그러한 가운데 <신의>의 주연 이민호가 연예대상을 통해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은 그 자신에게 무척이나 외롭고 슬픈 일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는 수상하면서 이내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 보였다.
신의 팀 중에 참석한 것은 이민호와 신인 박세영 정도일 뿐. 다른 이들은 외부적으로 걸려있는 시선이 있어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을 이민호는 숨기지 않았고, 쓴 말이라도 하는 배포를 보인 것은 용감해 보였고, 수상도 이해가 갔다.
‘작품이 시작 전부터 말이 많고 문제도 많았는데, 그래도 끝낼 수 있게 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할 뿐이다’란 말에 이어 ‘작년에 개인의 작품보다는 팀이 같이 즐기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은 결과로 헛된 꿈이 됐지만, 그래도 <신의>는 국내의 인기보다는 해외의 인기를 위안 삼는 작은 업적을 남기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적어도 이민호의 이런 외부의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라면 그가 부끄럽다고 하는 최우수상이 그리 부끄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노력하기도 어려울 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상식만 보고 그를 평가하는 이들이라면 이민호의 상을 과한 상이라 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가진 이에게 잘못된 생각이라 말해주고 싶다.
작지만 시청자로서 오해할 수 있었던 사람은 두 명의 스타였다. ‘소지섭’과 ‘장동건’. 바로 이 두 사람 중 한 명은 해외일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서, 혹시 대상을 못 받아서 안 온 게 아니냐! 란 의문을 갖게 했지만! 장동건을 아는 이들이라면 그런 생각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장동건은 지난 영화제 때 수상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의리를 보인 이기에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걸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소지섭의 경우는 단답형 답변을 했다는 데서 비록 소수지만 비난을 하는 이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도 알고 보면 비난을 하기는 어렵다. 원래 그게 소지섭 스타일이었으니 말이다. 많은 말보다는 짧고 굵은 답변을 통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해오던 그의 스타일이 낯선 이들에겐 비난거리가 될 수 있으니 이런 말로 알려본다.
박유천의 수상을 가지고 비난을 하는 이들은 딱히 어떤 명확한 기준에서의 비평을 볼 수 없다. 단지 아이돌 출신 배우라 연기를 못 했을 것이다! 라는 판단으로 비난하는 이들은 한심하기 이를 때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대부분은 그의 작품을 보지도 않고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러나 그가 한 작품을 보면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성균관 스캔들>, <미스리플리>, <옥탑방 왕세자>, <보고싶다> 작품에서 그는 꾸준히 성장해 왔다. 그렇다고 첫 작품이 그렇게 못난 연기도 아니었다. 그를 비난하는 것에 마땅한 이유가 없듯, 그를 비난하는 이들은 대부분 누구의 팬. 그냥 자신이 아닌 모든 이를 적으로 두는 이들 중의 한 명이기에 무조건 비난하는 그들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
박유천의 연기에 대한 오해 요소를 얘기하고 그의 연기대상 수상소감 하나를 곱씹어보면 그의 인간적인 면에 빠져들 수밖에 없고, 그의 연기세계에 어느 정도 자신의 감정이 개입됐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박유천이 SBS 연기대상에서 우수연기상을 받은 후 인터뷰 중 새해 소망을 이야기하는 부분의 답변은 그를 알게 한 대목이 됐다. “소망이라기보다는, 가능한 이루고 싶었던 꿈 중. 어떠한 일이 있어도 가족과 떨어져 살지 않는 게 꿈”이라는 말은 그의 마음 새는 그의 자세를 알 수 있게 했다. 여기서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은 그 마음가짐이 연기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를 이해할 수 있고, 그의 연기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의 수상이 당연해 보이는 대목이 된다.
손현주의 수상은 이동욱의 말대로 “시청자가 받아야 할 분이 받았다 생각하실 거다”란 말처럼 당연한 결과다. 2012년 최고의 드라마로 뽑힐 만한 <추적자>에서 백홍석 역으로 국민을 슬픔 속에 몰고 간 그의 연기력은 단연 돋보이는 장악력이었기에 그의 대상은 당연했다. 그렇다고 상대 배우를 깎아내릴 필요도 없다. 손현주는 자신도 고생했지만, 자신만큼이나 고생한 배우들의 연기 투혼을 알기에 상대 마음을 미리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마지막 말. “각자 맡은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수많은 개미와 이 상의 의미를 같이 하겠다”는 그의 말은 감동적인 명품 소감이 됐다. 수없이 많은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생하고, 작은 꿈을 갖고 더 잘 살아보자고 노력하는 개미들의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희망은 이렇게도 온다는 듯한 그의 말은 울컥거리는 마음에 동화가 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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