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유재석, 편안한 그만의 스킬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2. 5. 2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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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진행 방식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변주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착하디 착한 진행 방식을 보여주기만 한다던 그가, 요즘은 지인 스타들의 난적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전의 유재석을 생각한다면 평소 친한 게스트를 배려하기 위해서 갖은 포장을 다 해 주는 스타일이었지만.. 요즘은 오히려 포장보다는 그 사람의 평소 보여주기 힘든 이야기를 쉽사리 꺼내어 당황시키는 일은 또 한 번의 변주의 힘을 느끼게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없었던 진행 방식은 아니었다. 그러나 유재석의 이런 진행이 맛깔 나는 이유는 그 혼합 비율이 완벽하다는데 있다. 상황별로 진행 스타일을 다르게 하기 때문에 어떠한 상태에서도 빨리 대처를 할 수 있는 그의 진행방식은 만능으로 표현해야 할 것이다.
전체를 지휘하는 그는 <해피투게더>에서 때로는 PD이상의 지휘자로 나선다. 역할 배당 면에서 언제든지 잘하는 사람에게 몰아주거나, 때로는 못하는 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애드리브 상황을 던져주는 것은 그가 아니면 힘들 정도의 지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박명수가 슬럼프를 겪을 때에는 스스로 해결해 나가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상황극을 만들어 이끌어 내고, 박미선과 신봉선이 역할이 줄어들 때에는 애드리브를 유도해 내는 질문들을 던져 바짝 긴장하게 한다. 역할 면에서 G4가 들어온 이후 분량이 줄어든 박미선과 신봉선을 살리기 위해 게스트들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 해 놓으라 하며 은근히 못난 캐릭터를 만들어 줌으로 한결 편한 대화를 유도해 내는 것도 그만의 스킬이다.
게스트가 출연해서 그렇잖아도 끼가 넘쳐나는 코미디언들 앞에 기가 죽을 수도 있지만, 유재석이 있다면 걱정은 안 해도 될 듯하다. 그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서 유재석은 게스트보다 능력 면에서 약간은 모자란 듯 패널들을 이용하며 균형을 완벽히 맞춰준다.
가끔 팀 킬 정도는 예사로 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것이 유재석의 재미있는 진행방식이기도 하다. 초대된 게스트인 김민준에게 ‘신봉선의 매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 답변을 유도한다. 김민준은 신봉선의 눈이 희번덕거릴 때 좋다는 말로 웃음을 주고, 이어서 유재석은 다시 한 번 이야기에 음표 하나를 찍어 웃음 코드를 완성해 낸다. 유재석은 김민준의 말에 “정말 5년 째 예뻐지는 것 같다”며 말을 하여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유재석의 이런 진행 방식은 <해피투게더>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놀러와>에서도 ‘김나영’을 구박하는 역할로 그가 보여주는 방식은 여러 웃음을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김나영이 푼수 짓을 한다거나, 오버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때.. 예외 없이 장난으로 핀잔을 주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나 게스트들에게 편안한 웃음을 가져다 주게 한다.
물론 이런 모습들을 통해서 게스트들은 잔뜩 얼어있는 몸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되며 대화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때부터 게스트들은 보조 진행자와 패널들과 함께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면을 보이게 된다.
신봉선을 향한 팀 킬 디스는 그것이 빤한 농담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모습도 그만이 보일 수 있는 스킬이라 할 수 있다. 잘 생긴 게스트에 반하는 역할에 신봉선이 멋진 활약을 보이게 되고, 약간 오버스러운 분위기로 흘러 갈 때 유재석이 나서서 한 번씩 밟아주는 역할은 게스트의 민망한 마음을 누그러트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해피투게더>에서는 신봉선이 그 역할을 하고, <놀러와>에서는 김나영이 게스트에게 때로 적극적인 대시를 하며 웃음을 주는데.. 게스트들이 장난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유재석이 특유의 재미진 스킬의 디스를 통해서 그들을 놀려먹는 재미는 시청자나 게스트들 모두에게 편안한 웃음을 제공해 주게 된다.
그래서 신봉선이 김동욱을 포함한 기존 출연했던 게스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들이대는 때에는 유재석이 나서서 디스를 하는 모습은 어김없이 큰 웃음을 주는 지점이었다. ‘<해피투게더>가 끝나면 회식을 하는데 초대된 게스트들이 같이 회식을 하면 잘 생긴 남자가 어김없이 부담스러워 도망을 간다’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 또한 큰 웃음을 주는 장면이었다.
3년 전 출연했던 한 게스트는 신봉선의 관심에 부담을 가진 나머지 명품 점퍼를 놓고 황급히 도망갔다는 말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식구만을 감싸지 않는 때도 많다. 평소 친분을 가진 게스트라면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그의 창피한 이야기를 꺼내는 도발을 하여 웃음을 주는 것은 그가 가진 능력 중에 하나이다. 균형적인 역할 조율사로 그가 보여주는 능력은 여러 게스트와 패널들의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 좋은 결과를 내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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