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스타, 현장에서 본 도전자들의 탄탄한 실력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2. 2. 1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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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며 가장 안타까운 때가 있다면 바로 현장에서 느끼는 풍부한 사운드를 느끼지 못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이는 뮤지컬, 연극, 콘서트 모두 같은 처지이기도 하다. 만약 집안에 풍부한 오디오 시스템을 갖춰놓고 전용 채널을 통해서 사운드를 감상한다면 답답함을 느끼지 못하겠지만, 그러지 못한 이상 제대로 된 감동을 온전히 느끼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페라스타 2012> 생방송 무대가 열렸던 곳은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생방송이 시작되기 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이어 도착한 도전 가수들은 레드카펫을 지나 포토월을 향했다.
많은 관객들이 이들을 바라보며 응원의 한 마디를 하기도 했으며, 그들의 밝지만 떨리는 감정까지도 고스란히 느끼며 생방송 무대가 있는 아트센터 내 자신의 자리를 향해 내디뎠다. 시즌1때에도 생방송 무대가 시작되기 전 개그맨 황영진이 분위기를 돋웠는데, 시즌2에서도 그를 볼 수 있어 반가움으로 다가왔다.
시즌1에서도 Judge로 있었던 ‘서희태’ 지휘자가 자리해 있었고, 새로 자리에 앉게 된 ‘이경재’ 연출가가 함께 해 있었다. 본격적으로 생방송이 치러지는 한전아트센터는 가수들이 서서히 무대로 등장하며 박수를 받았고,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첫 시작을 알리는 대합창에는 인천오페라합창단과 어린이 합창단이 함께하여 아름다운 앙상블을 보여주었다. 대합창에는 ‘la quadrille des toreros’가 불리었다. 그 아름다운 하모니에 관객들은 시작부터 감동 하나를 간직하게 된다.
첫 무대는 김종서가 열어줬다. 사실 이 첫 무대의 중압감이란 말을 하지 못 할 정도의 떨림과 압박이 찾아온다. 가장 연배가 많은 ‘김종서’이고 무대 경력 또한 엄청나지만, 자신이 하지 않았던 무대에 올라 서막을 알리는 것에는 익숙치 못한 부분이 존재했고.. 드러나 보이는 면에도 떨림이 보였다.
하지만 김종서에게 뜻하지 않은 하나의 불운이 더 찾아왔다. 바로 인이어로 들어오는 사운드 압이 고르지 못하고 크게 들려온 것은 큰 문젯거리로 그를 괴롭혔다. 김종서가 부른 오페라 ‘Di Quelle Pira(저 타오르는 불꽃을 보라)’는 참 어려운 오페라 중에 하나다.
베르디의 오페라 ‘일 트로바트레’ 중에 한 곡으로 폭발적으로 뿜어내어야 하고 웅장하게 불러야 하는 곳에서 그는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오페라 중에는 이 노래를 부르며 백작의 성을 치러 들어가는 부분이기에 한껏 소리를 내야 하는데, 한번 눌러 부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어 의아함을 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인이어로 들어오는 소리가 너무 커서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말로 그 아쉬움을 짐작케 했다.
두 번째 무대는 ‘다나’였고, 다나(천상지희 멤버)는 ‘Les Filles De Cardix(카디스의 처녀들)’를 불렀다. 볼레로를 추는 청춘 남녀들이 연상되듯, 작게 작게 동작을 하는 모습들은 무척이나 귀여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미 ‘다나’의 노래 실력이야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오페라를 이렇게 불러낼 줄은 몰랐다.
세 번째 무대는 ‘더원’이었다. 아이돌 가수들의 선생님으로도 유명한 그가 오페라에 도전을 한다고 하자 많은 이들이 놀랐다고 한다. 역시나 그가 보여주는 중저음의 매력은 이 도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E Lucevan Le Stelle(별은 빛나건만)’을 시원스레 보여주었다.
남녀 혼성그룹인 ‘에이트의 주희’는 ‘Je Veux Vivre(꿈 속에 살고 싶어라)’를 불렀다. 워낙 노래를 잘하는 그녀. 일반적으로 그녀의 목소리를 생각하면 허스키한 목소리가 생각이 나지만, 그녀가 부른 ‘Je Veux Vivre’는 소프라노로 줄리엣이 결혼을 얼마 남기지 않고 청춘을 즐기고 싶다는 내용의 곡이다.
대부분의 가수들이 자신의 주 목소리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곡을 불렀다면, 주희는 가장 생소한 극대비의 곡에 도전하는 부분이었고, 그 결과 안타깝게 탈락을 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그녀의 오페라는 놀라움이었다. 그녀가 탈락을 하자 아쉬움의 탄성이 들려온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다만 음의 높고 낮음이 굉장히 다이내믹한 부분이 맞아서 힘든 부분이 있었음은 불행이었는지도 모른다.
도전을 하고 난 이후 그 떨리는 가슴을 어찌할 바를 모르는 주희는 털썩 앉아 어느 정도의 떨림이 있었는지를 보여주었다.
박지헌은 ‘Una furtive lagrima(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불렀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가장 의외의 결과를 받은 가수라 해야 할 듯했다. 담아두고 내 지르지 못하는 부분이 안타까울 정도였는데, 1위를 했다는 것이 놀라움이었다. 못했던 부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잘했다고 느끼지도 못할 부분의 감이었는데, 1위라니 놀라울 수밖에 없어보였다. 개인적으로는 ‘박기영’을 생각했지만 그였다니 축하는 하지만 동시에 미안한 마음으로 문자투표가 그를 살렸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박기영이 부른 ‘Ave Maria(성모마리아에게 바치는 기도)’는 개인적인 기준과 객관적인 기준을 따져 보았을 때도 1위감이었다. 그 섬세한 표현력과 감정 컨트롤 등은 그녀가 왜 엄청난 실력의 가수라 불리는지를 알게 해 준 대목이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오페라여서 점수를 못 받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장 많이 알려지면서도 가장 표현하기에 까다로운 이 곡을 완벽할 정도로 보여준 그녀의 도전은 감동을 안겨다 주었다.
손호영은 비제 오페라 카르멘 중 ‘Chanson du Toreador(투우사의 노래)’를 불렀다. 아이돌 가수의 조상이라 불리는 그였고, 기존에 보이던 노래가 미성의 노래였다면 그가 보여준 무대는 바리톤의 무대였다. 그토록 저음에 강한 가수였다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박지윤은 ‘Lascia Chio Pianga(울게 하소서)’를 불렀는데, 아주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의외의 놀라움을 가져다 준 가수였다. 가성 가수로 더 알려진 그녀였었다. <하늘색 꿈>, <성인식>을 생각 했을 때 그녀의 이미지는 어쩌면 틀에 박힌 목소리라는 소리를 듣는 계기가 되었던 유명한 곡이었다.
그런 그녀가 오페라에 도전을 하여 풍부한 성량을 가진 가수라는 것을 보여준 것은 더 없는 수확일 것이다. 심사위원들에게 칭찬과 함께 동시에 지적을 받은 연결음은 오히려 그녀가 풍부한 성량을 가진 부분을 보여준 대목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 부분을 잘 조절하고 절제하여 다음 도전을 한다면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 도전자라 해야 할 듯하다.
현장에서 본 8인의 가수. 누가 탈락을 했다를 생각하지 않고, 누가 잠깐의 운이 없었는지 만을 생각해 보면 될 듯한 멋진 도전이었다. 실력면에서 누가 탈락하고 합격하는 기준을 잡기란 어려운 모습들이었다. 그만큼 현장에서 느낀 그들의 도전은 놀라울 정도의 실력자 모습이었다. 끝에 등장한 서정학 시즌1 멘토와 시즌1 우승자 테이의 무대가 화룡점정의 무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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