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장진과 장항준의 질퍽한 우애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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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가리지 않고 서로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신뢰를 기반한 우정은 그리 많지 않다. 뭔가 자신에게 없는 것이 상대에게 있으면 질투를 하기 마련이고, 질투를 넘어 시기를 하는 것은 제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이 둘은 그러한 것이 없어 보이는 우애를 보인다.

사실 끈끈한 우정이라는 말이 옳겠지만, 그들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그 훈훈하고 서로를 마구 대하면서 키우는 우정은 좋은 뜻에서의 질퍽거림의 웃음을 가져다 준다. 이는 상호 신뢰가 없다면 절대 불가한 관계이기도 하다.

그들은 89학번으로 서울예대 동기로 안 사이다. 그 동기에는 많은 스타연예인들이 있겠지만, 이번 <놀러와>에는 꽤나 친한 친구였던.. ‘장진’과 ‘장항준', 그리고 ‘정웅인’, ‘장현성’이 나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대학 때의 우정을 보여주며 훈훈함을 전달해 주었다.

친구의 관계 중에서도 끈끈함이 어느 선을 넘어서면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요령 것 약을 올리는 디스전을 하기도 하는데, 이들이 그런 형태의 우애를 보여준다. 서로 비슷한 생활들. 즉 어려운 생활을 하다가 스타가 되는 과정과 지금 어느 정도의 지위를 마련한 사람들이 벌이는 추억과 그들의 이야기는 누구도 쉽게 끊어 놓을 수 없는 그런 관계로 비쳐졌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우정이 더욱 끈끈해 보였던 이유는 그들의 삶 속에 사이클들이 비슷한 공감이라는 부분이 있어서 더욱 끈끈한 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들게 했다. 시작은 달랐다고 이야기를 한다. 강남 8학군의 유복한 가정을 살아왔지만, 시간이 지나 가사가 기울고 힘든 시절로 들어선 장항준과 장현성은 비슷한 삶을 살아온 과정들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반대되는 삶을 살아온 것은 ‘장진’과 ‘정웅인’이었다. 항상 힘든 생활을 했던 그들은 지하방의 매캐한 공기와 곰팡이 냄새에 이력이 나 있는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어려움이란 것을 알고 있기에 그만큼 단단한 삶을 살아 온 그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았지만, 세월의 풍파를 겪고 나서는 같은 선상에 서게 되어 만난 이들이 만들어간 우정들은 단편영화를 보는 듯 들렸다. 또 그와 동시에 인생의 쳇바퀴는 돌고 돌아 못 살았던 사람들이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무럭무럭 자라나 역전을 하며 오히려 반대의 입장이 되고.. 커나간 이를 선망하는 이들이 한때 잘 살아가던 사람들의 모습이니 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은 묘한 생각들이 자리잡게 된다.

친구라고 하지만 그들에게는 꾸준한 경쟁의식이 조금은 있는 것 같이 보였다. 한 사람은 그것을 느끼고, 한 사람은 느끼지 않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서로를 아끼는 바탕 위에 질투를 얹은 장난을 동원하여 서로의 잘난 점을 선망하는 모습으로 흥미로운 우정을 보여주고 있다.

장항준은 대학시절 이후 장진을 바라보면서 항상 넘고 싶어하는 경쟁의식을 드러낸다. 그렇다고 하여 그것이 안 좋은 방향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 앞에 항상 있는 장진을 바라보면서 그곳에 닿고 싶은 장항준의 마음은 바로 우리네 삶과 다를 바 없는 모습들이기도 했다. 아니라고 하지만 항상 목표를 정해놓고 달려가는 인생에서 그 목표를 세우는 것은 개인의 몫이기에 장항준은 장진을 목표로 삼는 듯 느껴졌다.

좋은 목표점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잘나가는 연출가가 되어 대중의 인기를 얻고, 좋은 작품을 써 낼 때에는 친구로서 당연히 경쟁의식이 느껴질 만 하다. 장항준이 <박봉곤 가출사건>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 가고 싶었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안 된 반면.. 장진은 <택시 드리블>을 통해서 대중들의 공감을 얻었고, 영화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그 해 수상을 하게 된다.

이를 지켜보는 마음에서 충분히 축하를 해 주는 것이 친구의 도리이기에 열심히 축하를 해 줬지만, 자신도 역시나 연출을 하고.. 대본을 쓰며 작품의 세계의 몰두를 하는데 대중에게 주목을 못 받는 것은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로 자리 했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기도 한 장진을 바라보는 장항준은 항상 자신의 앞에 한 발짝씩 앞서나가는 장진을 향해 다가가지만,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친구의 모습 뒤에 자신은 그늘을 되 밟아 가는 모습으로 비춰졌다면 어떤 감정이었을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서 나간다고 자만을 한다면 그것은 못난 친구의 모습이겠지만, 장진은 뒤를 돌아보면서 언제나 마음 속 깊이 자신의 친구를 향한 신뢰를 보여줬고, 그 모습은 이번 <놀러와>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워낙 남에게 정을 표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쑥스러워서 말을 못하는 경향이 있다. 숨겨두고 표현하고 싶은 것이 한국 남자들의 특성이라고 한다면 그 성격에 속하는 것이 바로 장진일 텐데.. 장진은 장항준에 대한 마음을 항상 그런 모습으로 숨겨두고 챙겨주는 모습으로 보였다.

이런 부분은 그들의 말 속에 묻어났다. 천생연분에 대한 발언을 하는데 있어서의 말을 되새겨 보면 알 수 있다. 장항준은 “코미디를 보며 웃는 부분이 같아야 한다”라며 공감할 수 있는 공감도의 유무를 이야기 했고, 장진은 친구의 말에 공감을 하며 “희로애락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말을 한다.

여기에 보탠 말이 그런 장진의 쑥스러운 표현법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있는데, 그가 한 말은 천생연분의 이상형에게 대하는 법에서 감동을 주려면 “보이는 감동보다는 안 보이는 감동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을 하며 감동의 표현법을 이야기 한다.

장진의 기본 마음 씀씀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며 그의 사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장진은 친구를 대하며 감동을 주는 것을 투박하지만 숨기면서 챙겨주는 방식이고, 장항준은 친구의 장점을 항상 배우고 싶어하고 선망하며 따라가는 모습을 통해서 우애를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소 질투와 투박스러운 모습을 띤 모습이라고 해도, 또 그들처럼 질퍽한 깊이의 우애를 나누는 친구들이 또 어딨을까 생각을 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친구와 연인의 공통점? 그것은 공경이 아닐까! 그들은 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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