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대상 감정, 박명수처럼 솔직히 말하라

박명수 “KBS연예대상, 상 받을 줄 알고 갔는데” 원망, 박명수 “MBC연예대상 안 주면 EBS가겠다”. 이토록 진실되고 막 던지는 말이 또 어딨을까?! 하지만 그 말은 그의 마음이 어떠한 가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말이다. 그렇다고 또 그의 말이 옳지 않은 말도 아니다. 그의 말은 일반 연예인들이 숨기고 있는 마음을 굳이 숨기지 않고, 너무나도 솔직히 말한 케이스라 해야 할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연예대상의 이해할 수 없는 기준으로 억울한 사람이 생기고, 또 억울하다고 하여 마땅히 어디 하소연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는 기억은 굳이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대중들이 다 알고 이해하는 사실이다.

이번 KBS 연예대상을 생각하면 어떠했는가?! 누구라도 연예대상 후보에 절대 강자라 할 수 있는 ‘김병만’과 ‘유재석’을 놓고도 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시상을 하였다. ‘김병만’이 더 없이 강력한 대상 후보라는 것에는 누구도 사족을 걸지 못하는 진실이나 다름없었다.

KBS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고, 가장 대중에게 지지도에서 큰 지지를 받은 <개그콘서트>가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뽑혔음에도 내부 결정으로 이미 결정이 된 대상은 그렇게 <1박2일>팀으로 갔다. 도저히 납득이 갈 수 없는 현실을 누가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개그콘서트>는 시청자들이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낙점이 되었다. 굳이 시청자들의 초이스가 아니었더라도 객관적으로 KBS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는데 반기를 들 사람은 없다. <1박2일>은 명백히 하향세였고, 프로그램을 유지하지도 못하는 미래를 가진 프로그램이었다. 강호동이 미리 하차를 통보하였으나, 묘하게 그 후 세금 관련 일이 터지며 떠나고 나머지 멤버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명맥은 유지했지만, 활약상으로 봤을 때 <개그콘서트>에는 대 할 바가 아니었다.

KBS에서 가장 큰 역할 한 프로그램이 <개그콘서트>라는 것이 진실임을 놓고 봤을 때, 또 따져봐야 할 것은 누가 ‘개콘’을 가장 잘 유지하게 만들었느냐!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일반 대중들에게 있어서 ‘개콘’하면 어떤 프로그램이 생각이 나느냐? 물었을 때 대답은 무조건 한 가지이다. 바로 ‘달인’. ‘개콘’에서 달인 코너는, 코너를 대표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개콘’을 대표하는 키워드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벌써 결론은 난 것 아니겠는가! 한 해 방송사를 가장 대표적으로 이끈 프로그램과 그 중 가장 활약도를 많이 보인 사람에게 대상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KBS는 ‘김병만’에게 대상을 주지 않았다. 여러 이야기가 나돌지만 가장 가능성 있는 이야기는 역시나 ‘김병만’이 경쟁 방송사로 떠나며 시청률을 높여줬다는 것이 누구나 꼽는 그의 밉보인 행동이었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그래서 그렇게 그는 대상을 타지 못했다.

하지만 ‘김병만’은 그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대상 타지 못 할 것 알고 갔다”라는 말 밖에 하지 못했다. 또한 그런 상황은 ‘유재석’역시 마찬가지였다.

유재석은 벌써 KBS에서만 수년째 상을 타지 못하고 있다. 매번 대상 후보라는 타이틀만 달아주고 상을 주지 않는 것은 거의 조롱이나 다름없는 행동임에도 그들은 그렇게 푸대접을 하고 있다. 이는 ‘김병만’역시 마찬가지이다. 왜? 그들은 경쟁사에서 자신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에 물을 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은 역시나 불평불만을 하지 않고, 매년 참가하여 푸대접을 하고 있음에도 진실된 마음으로 후배들을 위해서 파이팅을 외치기를 주저 하지 않는다. 지난 해에는 ‘박명수’가 안 나왔다고 대고 디스를 하는 상황이 펼쳐지자, 유재석이 내년에는 같이 나오자고 한 말은 무척이나 씁쓸한 맛을 남겼다.

지난 해에도 그리 공정치 못한 수상자들이 주요 상을 받고, 정작 공헌을 한 개그맨들이 개밥에 도토리 취급을 받으면서 씁쓸함을 곱 씹었던 기억을 뒤로 하고 이번에도 다시 재연된 상황은 충분히 기분이 나쁠 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하지만 다른 연예인들이 하지 못하는 솔직 화법을 ‘박명수’는 할 수 있었고, 그가 <손바닥TV>를 통해서 너무나 솔직한 말을 하며 비난과 논란을 동시에 불러왔다. 박명수는 손바닥TV에서 좀 과장되게 말을 한다. 특유의 허세가 배어 있었지만, 그 허세 속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은 오히려 칭찬을 해줘도 모자랄 일이었다.

박명수는 KBS연예대상에서 자신이 상을 받을 줄 알았다고 한다. 허나 이는 허세가 들어 있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에 숨겨진 진실된 속내는 그런 것이다. 비록 자신이 받지 못하였다고 해도, 꼭 받았어야만 하는 ‘김병만’이나 ‘유재석’이 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씁쓸함이 묻어있는 화법은 오히려 속이 시원한 말로 들렸다.

또한 박명수는 이번 MBC연예대상에서 자신에게 대상을 주지 않으면 EBS로 옮기겠다! 라는 말을 유머로 쏟아낸다. 이 말. 참 중요한 말이다. 자신들은 그토록 손해 볼 것 다 봐가면서 희생을 하는데, 매번 방송사는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에 이해 할 수 없는 시상을 한 것에 대한 반발이 조금은 들어 있는 말로 들렸다.

<무한도전>은 매년 최고의 프로그램과 최고의 활약을 하는 사람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인정상 매번 받는다고 다른 이에게 대상을 넘겨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때에는 그리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이다. 상이 무엇인가? 그리고 대상이 무엇인가? 최고의 잘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이 상의 목적이다. 그런데 토닥거리기 위해, 또 많이 받았다고 하여 양보를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번 MBC연예대상과 타 대상은 대상을 개인이 아닌 프로그램에 준다고 한다. 이 역시 웃기는 이야기 일 수밖에 없다. 상의 개념조차 무시하는 방송사의 편한 생각이 만들어낸 촌극이라 해야 할 일이 벌어졌다. 명백히 이번 MBC연예대상은 무조건 ‘유재석’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최고의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인 것은 변하지 않을 진실이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한가! 양보를 강요 받아 결국엔 개인이 아닌 프로그램에 상을 주려 하고 있다.

박명수는 기분 나쁜 것을 어쩌면 무척 솔직하게 말했는지도 모른다. 당연히 받아야 할 상은 받는 것이어야 하는데, 갑자기 변하는 룰에 무조건 수긍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가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연예대상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강력한 연예인이 대상을 타는 것이 대상이오. 한 해 최고의 시청률과 활약을 보인 프로그램이 바로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받는 것이 이치다. 그런데 지금 각 방송사는 어떠한가! 하나 같이 위로의 의미로 대상의 의미조차 퇴색되게 만들고 있다.

박명수가 한 이야기는 무척이나 솔직한 말이라 할 수 있다. 유머를 섞고, 허세를 부리는 모양새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속내는 당연히 최고의 연예인들이 요구할 수 있는.. 그리고 최고의 프로그램이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요구인 것이다. 최고의 활약을 보였는데도 대상에 제외되고도 벙어리처럼 있는 것보다, 아프다고 말하는 이가.. 그리고 억울하다 한 번쯤 이야기 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솔직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연예인들이여.. 이제 좀 당당하고 솔직히 좀 이야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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