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눈 내린 산호해변 풍경에 사로잡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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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가 눈에 파묻히다. 이런 표현이 맞을까요? 자고로 우도는 눈이 그렇게 많이 내리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거의 기본지식으로 가질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0년 대망의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의 우도는 눈에 그저 푹 파 묻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눈으로 설국을 보는 듯 했습니다.

사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눈의 양은 그렇게 많이 쌓인 것은 아닙니다만.. 내륙과는 달리 섬이 이렇게 눈이 쌓인다는 것은 상대적인 기준이 적용이 되리라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더욱 많이 온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죠. 거기에 섬이란 것이 고립이 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안다고 해도 정말 예기치 못한 고립은 뭔가를 해야 할 일들을 있게 하는 습성이 있나 보더군요.

그래서 일까요? 어느 한 요소의 방해가 있다고는 하나 그 방해 요소를 뚫고 하는 일은 그만큼 값지다고 문제가 되었던 방해 요소인 '날씨' 바로 이 날씨에 대한 생각을 깨야만 했죠. 바람이 미칠 정도로 불어대고, 파도는 무엇 하나라도 집어 삼키려 하는 듯 춤을 추는데.. 이 방해 요소는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들게 했죠.

하지만 인간이란 본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정복하려고 하는 투쟁심이 생기는 듯 그런 날씨에 굴복하지 않으려 숙소의 따스함을 잠시 버리고 추억의 장면들을 남겨보려 바람과 싸우며 맨 살에 청바지 얇은 것 한 장 걸치고도 밖을 나섭니다.


우도는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숙소로 이용했던 로뎀민박에서는 바로 '산호해변'이 한 눈에 보이는 구조와 위치를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청바지 한 장의 매끄러운 다리와 두툼한 점퍼 하나로 싸매고, 머플러로 머리를 꽁꽁 휘저어 옥상으로 올랐죠.

그러니 펼쳐지는 우도 산호해변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더군요. 검은 구름은 당장 이 섬에 엄청난 양의 눈을 뿌릴 것처럼 달려들어 있죠. 그런데 재밌는 것은 제가 사진을 찍는 방향에서 성산일출봉 쪽은 저렇게도 시커머면서도 다른 쪽은 햇살이 내려앉았다는 것이죠.

바로 우도의 2010년 마지막 날과, 2011년 시작하는 날의  기후는 요 모양으로 변덕스러운 모습으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변덕스러운 기후를 보면서 느낀 점은 바로 빛과 어두움이 같이 존재하는 우도의 매력이 저를 만족 시켜주었는데요.

그래서 그 멋진 우도의 빛과 어둠의 세계를 보여드리려 마음을 먹었답니다. 우도의 뜻은 누구나 아시겠지만 '소가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죠. 그런 소가 누워 있는 우도의 산호해변 주변 경관을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숙소에서 일어나 한참을 되다 안 되다 하는 인터넷을 부여잡고 속이 터질 무렵 밖을 나서니 이런 모습의 하늘과 백설이 내린 우도의 평평한 대지들이 눈에 확 와 닿습니다.

창문을 열고~ 잽싸게 검은 먹구름 가득한 장면들을 마구 잡게 되지요. 이런 장면을 과연 몇 번이나 볼지 모르니 당연히 찍는 것이 찍사의 숙명이요. 사명인 것을 어쩌겠습니까. 틱틱~


눈을 돌려 다른 펜션과 바다 쪽을 보니 아니 또 이곳은 파란 하늘이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 쪽은 어둠의 우도인데, 한 쪽은 빛의 우도란 것은 일거이득인 셈이겠죠.

<우도면 서광리. 산호해변을 내려다 본 모습>


그래요.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것이 찍사의 본분이라고 찍~ 으러 옥상을 올라 위의 사진과 함께 우도의 명장관인 '산호해변'을 찍어 봅니다. 밑에서 찍어도 볼 만한데, 옥상에서 찍으니 또 하나의 명 장관을 제공해 주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펜션 민박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위에 사진 높은 곳에서 찍을 수 있게, 안전한 설 곳을 마련해 주십사 부탁을 하고 싶더군요. 저는 난간 쪽에 간신히 서서 찍데 됐는데 의외로 좋은 장면이 있다는 것은 좋은 기억으로 남으니 이곳을 포인트로 한다면 제법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주시 우도면 서광리. 산호해변의 눈 내린 모습>

이 날씨가 진짜 날씨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가차없이 진짜였어요~! 라고 바로 대답을 하겠지요. 억지로 어둡게 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억지로 밝게 해서 눈을 부각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그 날씨 그대로 표현하려 다소 어둡게 보이지만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정말 이 날씨가 진정 우도의 그날의 기억이었드랬죠. 매서운 한파라고 하지만 정말 이곳의 날씨는 철원의 날씨 그 이상의 엄청난 바람과 추위였습죠.


조금 더 산호해변을 잡아볼까 해서 걸어 내려가 촬영을 하게 됩니다. 콧물 직직~ 나올라는 거 흥~ 하며 치켜 올립니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말 안합니다.

<제주시 우도면 서광리. 산호해변 벤치와 함께 본 성산일출봉>

우도의 바람은 특별했습니다. 왜 특별했냐고요? 수평 눈을 바라볼 수 있었거든요.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도 아니요. 바람에 날려서 대각선으로 떨어지는 것도 아니요. 우도의 심각한 날씨는 눈을 수평으로 뿌려주더군요.

그래서 일까요? 벤치에도 눈이 오른쪽에 집중해서 쌓인 것이 보이실 겁니다. 그러나 다른 쪽은 또 멀쩡하죠.


산호해변과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면 사진을 남기나 햇볕 쨍한 날이 아니라 다소 거칠게 나오더군요. 그 거칠음은 파도가 말 해주고 있죠. 눈 날리는 모습도 그러하고요.

<제주시 우도면 서광리. 산호해변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파도>

클로즈 업~~!!

위의 사진을 크롭한 것인데요. 눈 날리는 모습과 파도의 우람한 덩치는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전 왜 이런 날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여름보다 겨울이 더 운치 있는 우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름은 여름이라 에메랄드 빛 바다색을 보여주고, 겨울은 겨울이라 이런 설국의 모습을 보여주네요.

<제주시 우도면 서광리. 산호해변에서 바라본 한라산>

산호해변에서는 '성산 일출봉'과 '한라산'을 동시에 볼 수 있다고 이미 유명하죠. 바로 한라산의 모습인데요.

시야계가 약해진 것은 엄청난 바람과 눈, 그리고 흐린 날씨로 인해서 형태만 보이는군요. 변함없이 파도님은 촉촉이 젖어 있는 화강암석 머리통을 후려갈겨 주시는군요.

<제주시 우도면 서광리. 산호해변에서 바라본 부두>

'빛과 어두움'에서 윗 사진까지 어둠을 보였다면 빛을 보셔야겠죠?! 바로 빛님 내려 앉아주십니다. 파란 하늘은 서비스겠죠.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다정히 함께 하며 어둠의 우도를 밀어내려 해 봅니다.

그러나 같이 있는 것도 좋다고 그러기를 포기합니다. 그래서 더 보기 좋은 우도의 풍경과 하늘이겠죠.


밀려드는 파도와 바닷물은 차갑게 보입니다. 어지러웠던 2010년의 말미와 다사다난 할 2011년 피로감을 어느 정도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겹겹이 내려앉은 돌 위의 눈은 마음에 겹겹히 쌓였던 어지러운 마음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아름답습니다.


그렇게 날이 안 좋아도 바닷물은 어찌나 이쁘던지 심청이 다이빙 연습하던 인당수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제주시 우도면 서광리. 산호해변>

산호해변 쪽 클로즈 업~!!


마침 눈을 돌려보니 성산일출봉 쪽에 아까 봤던 빛님이 내려 주십니다. 선녀님 내려앉습니다. 속곳 안 보여주려 손으로 가지런히 치맛자락 잡으시고 하강 중이시죠.

빛내림이 정말 예쁘더군요. 거기에 바다에 반사된 빛의 모습은 또 하나의 예술로 남는군요.

<제주시 우도면 서광리. 산호해변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우도의 '빛과 어둠'은 많은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그 기억은 평생을 함께 할 것입니다. 어디 쉽게 경험할 고립도 아니었거니와 이런 특별한 설국의 모습은 누구나 경험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 더 멋진 기억으로 남습니다. 많은 기억 남겨주던 우도.. 며칠도 안 됐는데 보고 싶어지는군요.

이곳은 '하고수동 해수욕장' 과도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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