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를 찾아서, '아일랜드 시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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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여러 뮤지션을 만나면서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바로 블로그에 뭔가 대표할 만한 코너를 못 마련 한다는 것이 아쉬움을 줬다. 연예 관련한 글이 주목적이 된 블로그에서 간혹 여행기를 올리고, 뭔가 문화에 대한 많은 욕구들을 풀어보고자 스스로도 컨텐츠를 채우며 만족스럽기도 하고 불만족스럽기도 한 마음은 항상 마음을 감싸고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이디어가 생각난 것은 내가 문화/연예 블로거로서 그리고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심이 있고 많은 사람들과 내가 잠시라도 누리고 있는 문화생활들의 한 부분을 향유하고픈 마음이 생기면서 얼마나 지속이 될지, 얼마나 자주 그런 만남을 가질지 모르겠으나 '인디를 찾아서'라는 코너를 마련해 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인디라는 말이 한국에서 잘못 쓰이고 있기도 하지만, 오직 인디 생활만을 위해서 사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어느 순간 빛을 내다가 사라지는 일일 스타들이 되는 것은 또 바라지를 않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상업 레이블에 들어갈 수 없는 소자본의 음악인들이 그저 인디레이블에서 고생을 하는 것은 음악인들 모두가 안타까워하는 일이 아닌가 한다.

오버만을 위한 인디도 없고, 인디이기만을 바라는 인디란 사실 없을 것이다. 오버로의 전향을 꿈꾸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은 이 시간 어느 골목에서 힘겹게 목청을 높이며 외로움의 분을 못 이겨 술 한 잔 기울일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중에 우연찮게 만난 인디 밴드 '아일랜드 시티'가 있어서 그 첫 번째 시간으로 그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이미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러 언더 가수들을 이쪽저쪽 블로그에서 소개를 하기도 했지만, 코너를 정해서 한 번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처음이기도 하고, 앞으로 더 많은 예비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마련한 자리이기도 하다. 과연 잘될지는 모르겠다. 뭐 찾아야 그것도 가능한 것일 테니 말이다.

사실 인터뷰를 한 것은 일주일도 넘은 시간을 흘러 올라간다. 그러나 그들의 방송이 있다고 하는 11월 7일 인기가요에 나온 방송을 보고 글을 써 보고자 뒤늦게 그들을 소개하게 되었다. 이 무대는 그들의 경력과는 뭔가 안 맞게 정규 1집 앨범의 노래를 부르는 자리였다. 그러나 역시 꽤나 안정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모습에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이날 인기가요에 나와서 그들은 하이템포의 타이틀 곡인 '다시 돌아갈 수 없어'를 불렀다. 서정적이고 멜로디 자체가 슬프긴 하지만 그런 감정을 느낄 여유는 없다. 왜 너무 좋아서!

타이틀 곡 '다시 돌아갈 수 없어'는 국내에서 알아주는 음악엔지니어인 고현정이 참여를 했고, 마스터링의 완벽함을 위해 세계 최고의 마스터링 스튜디오인 영국 '메트로폴리스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이용했다.


아일랜드 시티는? 1남 3녀의 밴드다. 보컬에 이지희를 필두로 기타에 정연수, 베이스에 서아름, 드럼에 엄상민 이 네 명의 꽃다운 나이의 청춘들이다. 인디신이라고 한다면 뭔가 나이 든 사람들이 하는 음악으로 아는 사람이 있을까? 음악을 안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구분을 모르니 이쯤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 그들은 말이 신인 그룹 같아 보이지, 엄청난 오랜 시간을 같은 팀으로 뭉쳐있던 멤버들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시절 스쿨밴드로 뭉친 이지희와 서아름이 대회에 나가게 되고, 수상과는 상관없이 많은 연습을 위해서,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해서 노력을 하며 자연스레 드럼 엄상민을 만나게 된다. 이 세 명의 여성 멤버는 그 세월만큼이나 끈끈한 애정을 지닌 자매들의 모습이었다.

그런 세 자매의 끈끈한 자매애에 새로운 가족이 합세한 것은 바로 기타의 정연수가 군대를 제대하면서 음악적인 소울이 통해서 부터였다. 아일랜드 시티의 음악적 색깔을 가장 잘 보여줄 기타리스트를 찾는 세 명의 여성 멤버들이 구인을 하고, 정연수는 그렇게 인연이 되어 밴드에 들어오게 된다. 지금은 명세기 밴드의 리더로 움직이고 있기도 하다.


그들을 만난 곳은 홍대 골목길 어느 작은 카페 한 구석이었다. 어쿠스틱 기타가 피아노 위에 살포시 앉아 있는 그런 분위기 나는 카페. 안에는 만화책과 각종 피규어 등이 즐비해 있고, 특히나 서태지의 모습과 흔적들이 많이 남겨진 그런 카페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니 혹시 그대들은? 아일랜드 시티?


네 저희들은 '아일랜드 시티'입니다. 아하 그러시군요. 꾸벅~! 인사를 함과 동시에 카메라는 수전증 기계가..

이번 1집 정규앨범에서 그들은 [다시 돌아갈 수 없어]라는 타이틀 곡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SBS인기가요에서 부른 곡 또한 그들의 타이틀 곡인 '다시 돌아갈 수 없어'이기도 하다.

글쎄 방송을 보고 들은 많은 리스너들이 어떻게 들었을지는 모르지만 본 필자의 귀에는 보컬 이지희의 보이스는 상당히 귀에 익은 목소리임은 분명했다. 보이스를 굳이 누구와 비교해서 비슷하다고 한다면 외국으로 눈을 돌리면 '엘라니스 모리셋'과 비슷한 음색을 내고 있고, 국내로 다시 돌아와 살펴보면 '자우림'과 '정경화' 등이 이 밴드의 보컬인 '이지희'와 비슷할 듯하다.

그러나 비슷하다고 하는 것은 쉽게 리스너들이 어떤 음색인 것을 알게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고, 뮤지션 '아일랜드 시티'의 이지희의 입장에서 봐서는 그런 고정적인 비슷함을 말하고 싶지 않다. 그녀 또한 누구와 비슷하다는 소리는 들을지 몰라도, 자신을 알게 되고 음악을 알게 되면 그 생각에 멈추지 말고 새로운 음악을 항상 하는 사람이길 바라고 있었다.

<아일랜드 시티. 보컬 이지희>

그들은 2006년부터 정식 데뷔를 하고 음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팀이 만들어진 것은 그 보다도 한참 전인 2004년 무렵부터였다고 한다. 그들에게 '아일랜드 시티'가 어떤 의미에서 지어졌냐는 물음에 팀의 리더인 정연수가 대표로 말 하는 의미는 '도시 안에 섬이 있는데, 그 섬은 세련되고 멋진 존재의 섬이 되고 싶다는 의미'에서 지어졌다고 말을 했다.

이들은 '모던 락'을 하는 밴드로서 기억이 되고 싶어했다. 대부분의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션을 'U2'로 정한 것도 특이하다. 그래서일까?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 또한 U2의 음악들과 조금씩은 비슷한 면이 있기도 하다. 똑같음이 아닌 U2가 추구하는 새로움을 위한 고뇌와 창작을 이들은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뮤지션들이 있다는 것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참으로 반가운 일 일 수밖에 없다. 그저 맥없이 노래만을 하는 사람도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저 남의 곡을 받아쓰기만 하는 가수도 아님을 그들은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시티'는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멀티포지션을 소화해 낸다.

<아일랜드 시티. 베이스 서아름>

앨범 컨셉이 왜 두 개의 컨셉으로 나누어졌냐는 질문에 특별한 뜻은 없었다고 한다. 그저 우연하게도 곡을 써 놓고 나누다 보니 두 개의 컨셉으로 자연스레 나뉘어졌다고 한다. 이것도 우연치고는 뭔가 좋은 우연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정규 1집 앨범은 1번 트랙에서 6번 트랙까지 '독립적' 이라는 컨셉과, 7번 트랙에서 11번 트랙까지의 컨셉을 '위로'로 잡았다.

활동을 한 것은 사실 공중파 보다는 당연히 무대에서 더 많았다. 2008년 3월 두 번째 싱글 '칠리소스'를 발표하고, 올해 초 KBS드라마 '공부의 신' OST에도 참여하며 행보를 넓히더니 공중파인 '라라라'와 '인기가요'에 적극적으로 출연을 하며 팀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 일요일 7일 방송에서는 첫 무대를 여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아일랜드 시티. 드럼 엄상민>

찍다 보니 클로즈업이 되어 버린 드럼에 엄상민양. 사뭇 밝은 이미지로 적극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뭔가 아쉬움이 있으면 아쉬움을 말하고, 신이 난 이야기가 있으면 신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녀가 마음을 푸근히 해 준다.

이번 첫 정규 앨범을 낸 '아일랜드 시티' 전원에게 돌아가면서 특히 아끼는 곡이나 추천해 주고 싶은 트랙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한다. 보컬 이지희는 10번 트랙 'Nothing'을, 엄상민은 'Kiss,you,cry'를, 서아름은 'Love it'을, 정연수는 '다시 돌아갈 수 없어'를 각자 추천을 했다.

그 이유도 다 제각각 이었지만 그 이유 또한 나름대로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이지희는 '낫씽'을 뽑은 이유를 '아일랜드 시티'가 시작되면서 추구했던 음악과 가장 잘 맞기 때문이라고 했다. 감정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가장 몰입하기 좋은 곡이었고, 이 긴 곡을 공중파에서 부를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노래는 '라라라'에서 불려졌다.

엄상민과 서아름은 각자 뽑은 추천 노래에 대해서 자식 같은 곡 정도의 애정을 보여줬다. 모든 노래가 다 소중하겠지만 앨범에 못 들어갈 뻔한 곡을 무리해서라도 주장을 해서 관철시키며 수록할 수 있었던 것은 또 하나의 보람이었음을 말 해줬다.

<아일랜드 시티. 리더 정연수>

요즘 들어서 아이돌만이 있는 음악계라는 것에 이들도 아쉬움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돌도 사랑을 받아야 하지만 좀 더 고른 음악의 발전이 있으려면 많은 장르의 음악들이 사랑을 받아야 하는 것에 그들도 의견을 같이 하기도 했다. 그러나 특별히 그들도 아이돌에 대해서는 안 좋은 감정을 가지지 않고, 오히려 좋게 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리더인 정연수 같은 경우 본 필자가 바라본 이미지로는 항상 그 무언가 음악 문화가 새로움으로 변해가는 것을 즐기는 듯 보였다. 그래서 그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U2와 한국 아이돌 중에는 2NE1이 전해주는 색다른 음악적 발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시 돌아와 그들이 가수로서 이 레이블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뜻밖의 기회였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싶어서 무작정 시작하며 녹음을 하기 시작하고 부터였는데, 당시 엔지니어가 녹음 스튜디오에 놀러온 지금의 대표에게 소개를 하면서 이루어진 인연이라고 한다. 당시 엔지니어는 많이 연습을 해야 하는 팀이지만 괜찮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 노래를 들어본 대표가 그들을 택일 하면서 인연은 장기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그들은 각자 어떤 뮤지션을 좋아할까? 그것이 궁금해서 물어본 말에 역시나 비슷한 말들로 대답을 해 줬다. 리더인 정연수는 'U2, 핑크플로이드, 밥딜런'을 뽑았고, 이지희는 '마돈나'를 뽑았다. 마돈나를 뽑은 이유는 항상 자신의 음악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모습에 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엄상민은 '유투, 콜드플레이'등 밴드 드러머를 좋아한다며 이야기를 해줬고, 마지막으로 서아름 또한 'U2'를 뽑길 주저하지 않았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회상하는 시간에는 막 데뷔를 하는 시기였던 2006년을 뽑았다. 데뷔이니 만큼 아무것도 모르고 부딪쳐야 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겪는 힘듦을 말 했다. 방송을 위해서 기획된 밴드도 아녔고, 클럽 공연들을 주로 하는 무대만 하다 보니 아무래도 방송은 뭔가 부딪치는 일이 많았고, 그 고생의 2006년은 지금에 와서 많은 힘을 주는 발전의 단계로 그들에게는 약이 되었다.

끝으로 그들이 바라는 작은 소망 하나를 들어보았다. 그 소망은 바로 자신들이 기억될 수 있는 가수들로 남는 것이었다. '아일랜드 시티'라고 하는 가수를 생각할 때 '기다려지는 밴드', '설레이는 밴드' 등으로 기억될 수 있으면 그 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는 소박한 꿈을 이야기 해 줬다. 그러나 소박만 하면 소박당하기 마련(조크) 그들은 조금 더 큰 꿈을 이야기 할 때에는 인기가요 출연과 함께 머지않아 1위를 하는 당찬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자우림과 체리필터, 정경화, 엘라니스 모리셋의 멋진 감각을 가진 또 하나의 멋진 인디신, 아니 이제 오버그라운드 가수로 성장해 나갈 '아일랜드 시티'가 되길 바란다. 그들을 공연장, 그리고 무대에서 오랫동안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들의 정성 가득한 첫 정규앨범도 빅히트 치기를 아주 대놓고 바라는 바다. 노래는 본 필자가 보장을 하는 밴드임을 밝혀두는 바다.

덧> 혹시나 뮤지션에 대해서 알고 싶으신 분은 링크를 타고 가셔서 소통해 보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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