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형, 런닝맨 방송심의 살펴보니 편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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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형(뜨거운 형제들)과 런닝맨이 10월 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각각 주의와 경고를 받았다. 이런 주의를 받은 이유는 가학적 내용과 외모 비하, 저속한 표현, 고성을 동반한 반말, 그리고 이를 자막을 통해서 반복 방송한 것 자체를 그 이유로 삼았다. 그러나 이런 제재 조치는 뭔가 의심쩍은 면을 남기고 있어 보인다.

이 두 프로그램은 공교롭게도 일요일 저녁 5시대 방송을 하는 라이벌 프로그램이지만, 뭔가 이곳에서 빠진 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별 제재 조치가 없다는 것이 이상한 여운을 남기며 편파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사실 위에 열거된 표현 등이나 행동 등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안 보여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3개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들이 방식만 약간 틀릴 뿐 거의 형태가 비슷한 것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유독 한 프로그램인 1박2일은 매번 이 방송심의에서 무사히 빠져나가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똑같은 말과 행동을 해도 빠진다는 것이다.

이번 뜨형(뜨거운 형제들)과 런닝맨이 각각 주의와 경고를 받은 이유는 위의 내용이나 더 자세하게 살펴보려 방송심의 위원회에서 발행한 문서를 토대로 자세히 다시 살펴보며 왜 편파적인지를 살펴보겠다.

방송통신 심의위원회는 10월 6일자 자료 mnet의 '텐트 인 더 시티'에 경고 결정이란 전체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지상파 및 케이블, 유료사업자 등의 제재 조치를 발표를 했다.

런닝맨의 경우. '다수의 연예인들이 각 팀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 게임을 진행하는 코너'에서..
- '진짜 흐릿하게 생겼다', '키로 인해 겪어온 패배들' 등 외모를 비하하는 표현
- '어디서 뻥을 쳐', '야! 너 죽어', '한 번 맞아볼래?' 등 고성을 동반한 반말과 저속한 표현
- 손가락으로 상대방의 코와 입을 찌르거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등의 행위. 고무줄로 연결된 빨래집게를 얼굴에 집은 채 서로 당기거나 빗자루로 머리 등을 때리는 모습. 뜨거운 음료를 강제로 빨리 마시게 하는 가학적인 내용을 방송함.

~이라고 지적을 했다. 그렇다고 이런 말들이 모두 잘 했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고쳐나가야 할 것도 있지만, 왠지 너무 심의 자체가 시대착오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생각이다.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를 둔다면 사실 이런 말은 쓰기가 힘든 말이다. 방송에서는 적어도 말이다. 그런데 따져 볼 것은 프로그램의 성격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런닝맨은 예능 프로그램이고 이 예능이라는 것은 현재 시대에 웃음 코드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장르의 프로그램이다. 즉 이것은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류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심의 자체가 너무 고리타분할 정도로 예전 사고방식이라는 것이 씁쓸함으로 남는 이유다. 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약 상대를 공격하기만 위해서 이런 표현을 쓴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어디까지나 서로 미리 이루어진 사전교감과 관계 등으로 좀 더 리얼한 방송을 위해 쓰는 말투와 애드리브 등의 웃자고 하는 말들이다. 그런데 그런 말들 하나를 사전적으로 파헤치며 표준어니 아니니? 불건전 단어니 아니니? 하는 등의 기준을 세운다는 것이 왠지 안 어울린다는 것이다. 대중은 그저 웃고마는데, 심의는 사전을 펼치며 이루어지는 셈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분류를 따져본다면 뉴스 보도프로그램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표준어나 불건전 단어를 쓸 수 없는 뉴스 보도 프로그램이라면 철저함이 생명일 것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 자체를 보도 프로그램의 잣대로 판단한다는 것이 이해를 쉽게 할 수 없는 이유다.

더군다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게임을 하면서 좀 아파보이는 것과 상상할 수 없는 부분들을 표현하는 것들은 당연했다. 예전 정통 코미디를 살펴보더라도 주걱으로 뺨을 맞고 가혹해 보이지만 넘어지고 깨지며 웃기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것이 슬랩스틱이라는 장르로 사랑을 받고 웃음을 줬던 이유였고, 바로 그것이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다. 오히려 지금 시대의 방송심의 판단 근거보다 예전 코미디 프로그램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그것을 대중들은 코미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을 했지, 가혹한 행위나 안 좋은 이야기를 따라할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 시대의 좀 더 넓은 표현법이 가능했던 코미디 프로그램의 영역보다 현재 예능의 잣대를 너무 옭아매는 것은 왠지 시대착오적 심의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 생각이 든다.

뜨거운 형제들의 경우, '다수의 연예인이 상황극을 하거나 다른 출연자의 지시를 무조건 따르는 코너'
- 출연자 상호간 '쇼하고 있네', '놀고 있네', '더러워서 못하겠네', '당신 제비야?', '확! 턱주가리 진짜' 등 고성을 동반한 반말과 저속한 표현.
- '작은 키로 가수하기 힘들잖아', '뭐야? 대머리 독수리' 등 상대방의 외모를 조롱하는 모습을 반복 방송.

마찬가지로 '뜨형'도 그렇다. 상황극을 통해서 간접 경험 등을 할 수 있는 아바타 소개팅이나 가상과 현실을 돌아다니는 포맷의 뜨형은 뭔가 기존의 예능 보다는 조금 더 자유로운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방송심의 위원회에서 지적하는 위 말에서 '턱주가리' 정도 밖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듯하다.


예능은 좀 더 기존의 지켜야 할 표현법들에서 자유로운 것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인데도 너무 과한 지적을 하는 듯하게 느껴진다. 항상 예능의 말투와 언어 구사가 표준어와 어법에 맞는 것이 될 수 없는 분류인데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전하는 프로그램은 정확해야 한다지만 예능은 은유와 풍자를 하기도 하고, 과장을 하기도 하는 프로그램이다. 더 뭘 바라는지 이해가 어렵다.

만약 아무리 자유로운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한다고 해도 심각하게 언어를 나쁘게 쓴다거나, 욕을 한다면 그것은 제재 조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느 적당선의 표현을 가지고 일일이 까탈스럽게 이유를 찾아서 하나하나 문제를 삼는다면 솔직히 예능 프로그램의 웃음 반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번 심의에는 이 외에도 일일드라마인 '황금물고기' 의 막장스러운 설정과 역시 일일드라마인 '세 자매'에서 설정이 된 반인륜 설정 등이 도마에 올라 사과 방송 조치와 경고 조치를 받았다. 드라마의 경우는 지금까지 너무 심할 정도의 막장스러움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긴 하지만 예능의 경우는 그러한 설정도 없이 단지 말투 등을 꼬투리로 잡았다는 것이 별로 좋게 여겨지지 않는다.

무한도전의 경우 기존에 출연자가 방귀를 뀌는 모습을 자막으로 강조한 것 또한 주의를 준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로 생각이 든다. '겉저리', '대머리 독수리', '돌+아이' 등 그간 제재 조치를 통해서 이제는 못 보여주는 것 자체도 우습다.

편파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유독 KBS만이 방송심의에 안 걸리는 이유는 알면서도 모를 듯하다. 아니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줘야 할 판이다. KBS 예능은 유난히 이런 심의에서 자유로움을 많이 누리는 듯하다. 근래 들어서 KBS의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심의에 걸린 것은 '야행성'이 전부였다. 그렇다고 위 예처럼 제재 조치를 받은 정도의 모습을 안 보여준 것도 아니다. 3/4분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에도 이곳에서 이름이 빠진 1박2일은 충분히 가학적인 방송 내용들이 많았었다.

그런데도 그동안 보여진 3/4분기 자료에서는 1박2일의 문제는 다루어지지를 않았다. 다른 방송사의 경우는 거의 모두가 걸렸다. 특히나 MBC는 너무도 자주 걸리는 편이고 이제 SBS 또한 많은 방송들의 내용이 제재 조치를 받고 있다. MBC의 경우는 '황금어장', '일밤', '무한도전' 등이 골고루 매번 별것도 아닌 내용에 방송 심의 제재 조치를 받는 편이고, SBS의 경우도 3/4분기 기준으로 '강심장'과 '스타킹'은 수 없이 많은 방송 내용 등이 심의에서 주의를 받았다.

이렇게 MBC와 SBS 는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이 여러 이유를 들어서 꼬투리를 잡은 반면, KBS 프로그램은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들이 말하는 정도의 잘못은 항상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인데도 말이다. 근래들어서 뜸하지만 복불복을 통해서 까나리를 마시고, 차가운 겨울 날씨에 야외취침을 하는 가혹함들은 내버려둔 채 다른 방송만을 제재한다는 것이 편파적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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