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지나친 시청자 여론이 작품성을 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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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에 무슨 작품성을 따지느냐 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그러나 예능도 작품이고, 잘 된 작품은 많은 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마력이 있어 작품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예능에 작품성이 없다면 대다수 시청자는 그 예능을 굳이 찾아볼 이유가 없다. 왜? 재미가 없으니.

어떤 예능이 ‘재미있다’라고 하는 것은 곧 작품성을 갖춘 것이다. 그런데 그 재미를 해치는 요소가 내부에서 생기기보다는 외부적으로 생기는 시대가 요즘 시대이기도 해 때로는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옛 시대였다면 즉각적인 소통보다는 느린 소통이었기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해당 방송이 방송된 이후에 사과 방송을 하는 식이었다. 시청자도 이미 촬영된 방송이었기에 방송이 돼도 그 이후에 변화만 있다면 이해하고 넘어가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지나치게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고, 실제 즉각적인 피드백 방송이 보여 씁쓸하게 할 때가 있다.

이런 현상이 그렇게 좋지만 않은 이유는 진실 여부를 따지기 어려운 문제에서 누가 피해를 봐야 하는 입장에 서기 때문이다.

<삼시세끼>도 마찬가지이다. 이 방송에는 장근석이 고정 출연을 결정했고, 방송 시작 전 세금 관련한 이슈가 생겨 제작진과 출연자 간 협의를 통해 하차를 결정했다. 그러나 그 과정 안에서 장근석의 명확한 잘못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저 이슈가 있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협의를 통해 하차를 결정했지만, 이 문제로 인해 방송은 부득이 많은 장면을 도려내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미운 이미지로 찍힌 스타에 대한 여론이 크고 길게 번지자 어쩔 수 없이 하차를 결정하고, 그가 나오는 방송 모두를 드러내는 일은 적잖은 시간을 요구했다. 그로 인해 시청자는 첫 방송을 일주일 기다려 봐야 하는 수고를 겪었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다음 방송에 들어가기 전, 적어도 3주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 불구하고, 급히 다음 방송분 촬영을 위해 만재도로 향했다. 차승원과 유해진. 그리고 손호준까지 급한 발걸음을 한 탓에 손호준은 <정글의 법칙>과 겹치기 출연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본인은 물론 제작진 모두 이리저리 스트레스였던 셈.

피해는 그렇다고 제작진과 출연진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여론을 키워 당장에라도 빼라고 한 시청자 본인도 피해를 본 것.

시청자의 피해는 작품성을 갖춘 예능을 보지 못한 것에 있다. 장근석이 빠진 차승원과 유해진 투샷 장면은 상당한 재미가 있었지만, 일부 위로해 가면서 봐야 하는 고충이 있었다. 셋이 합을 맞춰 한 촬영에서 한 명을 드러내다 보니 아무래도 부드럽지 못한 장면이 많았다.

옛 가요를 듣는 장면에서도 유해진은 유령과 대화하는 듯했고, 차승원은 보리차를 내어주는 장면에서 유령에게 주는 듯한 장면을 보였다.

다음 2회 방송에서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제작발표회 중 볼 수 있었던 장근석과 유해진, 차승원의 못생겨진 장면은 장근석이 빠져 재미가 반감된 상황에서 볼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장면은 무척 재미있는 장면이었고, 시청자는 이 장면을 거의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또 만재도에 퍼지는 ‘근석아~ 근석아~ 근석아~’로 시작되고 끝나는 잡부 부리기 장면도 볼 수 없게 됐다. 그를 대신해 손호준이 바통을 이어받겠지만, 그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없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어차피 하차한 출연자라고 해도 명확히 진실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부분을 드러낸 것은 사실 다수의 시청자 차원에서 본다면 피해를 본 것. 일부 시청자의 요구가 있다고 해도 그 일부 시청자를 제외한 다수 시청자의 바람이 있었다면 이는 일부보다는 다수가 피해를 입은 것이기에 아쉬움이 남는 건 당연.

세상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항상 있기 마련이고, 방송에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시대가 변하고 시청자의 요구에 즉각 반응해야 하는 제작진의 입장도 있지만, 때론 이해를 구하고 방송해야 할 때도 있어야 한다.

시청자 여론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은 문제일 수 있다. 큰 문제가 아님에도 큰 문제로 잠시 몬다면 다수 시청자는 보고 싶은 방송을 그 작은 여론에 몰려 보지 못하는 수가 있다. 이는 이미 <무한도전>에서 여러 번 반복된 일이다.

이번 <삼시세끼 어촌편> 1회와 다음 2회는 장근석 출연 장면을 어쩔 수 없었다 처지를 밝히고 내보내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미완의 작품을 위로해 가면서 보게 하는 것은 시청자를 위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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