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고정과 게스트의 현란한 호흡. 이런 게 최강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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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에서 90분 내내 고정 멤버와 게스트가 한 호흡처럼 움직이는 것을 보여 주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는 다양한 상황에서 생기는 돌발 변수가 있기에 연출력이 아무리 좋아도 90분을 한 호흡처럼 잇는다는 것이 어려웠던 것.

특히, 게스트가 자체 생산하는 웃음이 부족한 상황에선 90분을 한 호흡으로 잇는 것은 애초 무리인 상황. 이는 멀리서 찾지 않아도 <런닝맨>에서 꾸준히 봐왔던 상황이기도 하다.

<런닝맨>은 타 예능에 비해 게스트 출연 비중이 높은 예능으로, 게스트가 웃기지 못하는 날엔 고정 멤버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 날엔 고정 멤버들에게 포커스를 이동해야 하다 보니 기존 봐오던 비슷한 상황들이 연출될 수 있었다. 그러나 비교적 능숙히 식상함을 피해왔다.

이는 연예계 경험이 없거나 인생 경험이 없는 아이돌이 출연할 때 많이 벌어졌던 일. 또 웃음과는 먼 게스트가 출연했을 때 포커스는 자연스레 고정 멤버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들이 반복될 때 시청자는 빼먹지 않고, 아이돌의 출연을 반대하는 일을 벌였다. 지금까지 <런닝맨> 출연에서 웃음을 주지 못한 이는 비율상 아이돌이 대부분이었고, 인생 경험이나 연예계 경험이 많은 이들은 어떤 웃음이라도 진하게 한방 주고 갔다.

그러나 <런닝맨>의 프로그램 특성상 홍보를 필요로 하는 게스트 고객은 아이돌이 많았다. 1년 내내 끊이지 않는 활동을 하는 아이돌의 세상이기에 더욱 아이돌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짜 홍보가 필요한 영화나 드라마 배우들은 아이돌이 안 나올 때 나와야 하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웃음을 어떤 식으로라도 줬고, 그때마다 무척이나 적극적인 모습은 시청자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공포의 여대생’ 특집은 사실상 <런닝맨>에서 보기 힘든 조합의 게스트 멤버다. ‘이국주-백지영-홍진영-강승현-페이’. 어디 하나 공통점이 없는 멤버들로 각 분야에서 오랜 활동을 했으나, <런닝맨>에 단독으로 출연하긴 힘든 멤버들이었다.

그렇다고 꼭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패턴상 단독으로 출연할 만한 케이스가 아니었고, 기분 나쁠 수 있으나 각개전투했을 때 주연보다는 조연이 될 가능성이 많기에 캐스팅돼 출연했어도 기분은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조연이 될 가능성이 큰 이들을 뭉쳐놓으니 상황은 대반전. 평소 들러리로 추임새만 넣던 역할의 조연이 그들만의 세상이 되니 왁자지껄 웃음 난장판을 만든 것은 우리가 보아오던 <런닝맨>이 아닌 새로운 <런닝맨>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들 중 강승현을 빼놓고는 예능에서 전부 서브 역할을 해왔던 게스트. 제대로 놀 줄 알지만, 늘 자신보다는 남을 받쳐주는 역할이었기에 자신을 빛낼 기회가 없었다. 사실은 자신의 출중한 능력이면서도!

하지만 이들끼리 뭉쳐놓으니 난장판의 왁자지껄한 모습이 연출됐고, <런닝맨> 멤버들은 대우보다는 같이 놀 수 있는 기회로 웃음을 최대화했다.

아이돌 그룹의 공주님 같은 여성 멤버와 아이돌 그룹의 왕자님 같은 게스트는 상전을 모시는 듯한 느낌을 주어 시청자는 자주 불편함을 호소해야만 했다. 그래서 시청자는 못 웃기는 게스트를 모시느니 멤버들끼리 추격전을 해달라는 요구를 자주 해왔다.



그런 불편함을 알았던 것일까? <런닝맨>은 잘 놀 수 있는 게스트를 불렀고, 그들은 노는 것이 어떤 것인가? 를 제대로 보이며 웃음 폭탄을 선물했다.

신명 나는 웃음판이 벌어지니 고정 멤버들도 확실히 달라져 더욱 폭발적인 웃음을 만들어 냈고, 이광수는 밀당 전문가로 마성의 매력을 발산해 웃음을 줬다. 적극적인 홍진영을 들었다 놨다 하는 밀당. 광수는 ‘나 이런 스타일의 여성이 좋다’고 말하고는 이를 연결해 주려 하면 바로 퇴짜를 놓는 모습으로 포복절도케 했다.

또한, 이국주는 홍진영과 머리끄덩이를 잡고 바닥에 뒹굴기를 반복해 웃음을 줬고, 적극적인 댄스와 보디체크(마구잡이 농구)는 <런닝맨>의 화끈한 웃음거리가 됐다. 3옥타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아줌마 파워를 보인 백지영, 모델 타이틀은 잠시 던지고 망가진 강승현, 한국어 수다가 많이 향상된 페이의 수다 본능. 강승현과 오랜 친구인 이세영 PD의 막춤. 멈추지 않는 댄스 향연을 벌인 MC 유혁 유재석. 방어전을 빌미 삼아 송지효를 적극 포옹한 개리의 달달함. 샤워 퍼포먼스로 웃음 준 지석진. 사정(대변)이 있어 빨리 탈출해 3박 격파를 능숙히 해낸 하하. 겨땀 진행자 김종국. 센 언니들의 강림으로 착한 언니가 된 지효. 그 누구도 웃기지 않은 이가 없었다.

90분이 5분 같이 짧게 느껴진 강력한 재미를 준 <런닝맨: 공포의 여대생> 특집은 시청자에게 오랜만에 큰 재밋거리였다. 오죽하면 유재석이 “우리 이 멤버 그대로 다시 한 번 게임하자”는 말을 했을까! 이번 특집은 역대 통틀어 가장 완벽한 멤버와 게스트 간의 호흡이라 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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