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샘 해밍턴, 좌절 모습이 그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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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갑자기 매력이 터지고 있는 샘 해밍턴은 이제 어디서든 최고의 웃음과 매력을 뽐내는 인물이 됐다. <라디오스타>에서 큰 매력을 발산하더니, <진짜사나이>를 통해서 그는 전국구 스타가 됐다. 그렇다고 그 매력이 갑자기 있던 것은 아니지만, 시대가 바라는 웃음 포인트는 당분간 그를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생활만 10년이 넘는 호주인 샘 해밍턴은 그 시간만큼 오랜 시간 동안 빛을 못 봤다. 방송계에 나타난 샘은 한두 예능에 얼굴을 비쳤지만, 그를 알린 것은 <개그콘서트>였다. 잠깐 얻은 작은 인기는 그러나 금세 사그라졌고, 그가 다시 얼굴을 비춘 곳은 tvN <코미디빅리그>였으나 역시나 큰 빛은 못 봤다.

그가 빛을 못 본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매력을 정확히 어필할 수 없는 콩트 코미디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외국인으로서 한국말을 잘한다는 것만으로 콩트를 하는 것은 아무리 자연스러워도 콩트가 재미가 없으면 쉽게 질려 자신을 어필할 수 없다. 단지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의 특별한 관심이 없는 한 샘의 역할은 어떤 외국인이 와도 비슷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빛을 발한 곳은 토크 프로그램과 반 리얼리티 프로그램. 이곳에서만큼은 샘의 매력이 화수분처럼 터져 나온다. 그런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것은 당연히 성격에 맞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때문이다.


샘은 짜인 포맷의 딱딱한 프로그램에는 맞지 않는 모습이나, 자유로운 분위기의 프로그램에서는 더욱더 유연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냥 그가 살아왔던 모습이 그랬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롭게 살아오던 샘은 엘리트 시스템과는 다른 B급 정서의 자유로움에 더 열광하는 모습으로 살아왔다. 유학을 와서 학구파로 공부만 하던 이가 아닌, 거리문화와 음주문화에 익숙한 그가 짜인 틀에 맞추어 무엇을 한다는 것에서 매력이 나온다는 것은 사실 가능치 않은 일과도 같다. 그러나 이성적인 면은 항상 가지고 있어 개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 그가 타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지만 <해피투게더>에서 보인 매력은 보호하고픈 매력이 있다는 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샘의 매력이 보호하고픈 매력이란 것은 바로 ‘좌절, 실망, 시무룩’의 모습들이 비치기 때문이다. 누가 자신과 주변에 말을 할 때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면, ‘내가 과연 저 말에 대꾸해야 하는가?’ 라는 갈등의 실망감을 보이는 면은 그의 특화된 장점이고 매력처럼 느끼게 한다.

박명수의 썩은 개그인 ‘호주머니’ 애드리브에 급 실망하여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모습은 매우 능숙한 한국 친구들의 모습 같아 큰 웃음을 줬으며, 호주인 중 유명인을 찾다가 니콜키드먼과 샘이 닮았다는 박명수의 얼토당토않은 말에 “아 이런 멘트 받으면 어떻게 쳐야 돼요?” 라며 진정 실망한 모습으로 반응하는 모습은 그여서 더 웃긴 반응이었다.


샘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한국인보다 한국인 같은 정서가 있다는 것. <해피투게더>에서 샘이 보인 ‘에~~이~~ 아니에요~~’ 라며 점잔 떠는 모습은 큰 웃음거리로 자리했다.

보통 한국인에게 칭찬하면 점잔 떤다고, 먼저 하는 말이 ‘아이~ 아니에요~’ 라는 투의 말인데, 그 말에서 전해지는 어감을 유지한 채 샘이 점잖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웃음을 짓게 한 모습이었다.

심지어 샘은 한국에서 사라지지 않은 일본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여자도 벌고, 남자도 돈을 버는 상황이라면 더치페이를 하는 게 옳다고 이야기하면서, 그 표현을 두고 ‘뿜빠이(정확한 일본어로는 분파이. 분배라는 뜻)’ 식으로 해야 한다는 말은 포복절도하게 한 말이었다.

얼토당토않고 어쭙잖은 애드리브로 위기를 넘기려는 박명수의 썩은 개그를 살리는 샘의 매력은 실망감을 한국인만큼이나 잘 표현해 가능했다. 잔뜩 기대하고 말하거나 맛있다고 준비해 온 음식에 대해 유재석과 주변인이 칭찬을 해주지 않으면, 좌절하고 시무룩해하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왠지 위로의 말을 남기고 싶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샘의 매력을 대표하는 것은 이 모든 것들을 한국인의 감성으로 느낄 줄 안다는 것이고, 체화해 내 표현할 줄 안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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