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유

728x90
신년기획 <런닝맨: 쩐의 전쟁> 편에서도 여지없이 이미지가 생명인 여배우와 남배우가 망가졌다. ‘박신양’, ‘엄지원’ 하면 배우로서  어느 정도 무게감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그들은 <런닝맨>에서 만큼은 모든 기존 이미지를 놓았다.

특히나 ‘박신양’은 크게 망가짐이 없는 배우로서 늘 무게 있고, 감성 가득한 연기를 보여주던 배우였기에 망가짐이란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영화 <약속>, <편지>. 드라마 <쩐의 전쟁>, <파리의 연인>, <싸인> 등. 생각해 보면 그의 이미지는 영화배우로서 각 좀 잡아보겠다고 해도 이해가 될 배우다.

그런 그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명절 특집 <시간을 달리는 TV>에서 싸이 따라잡기를 통해 시쳇말로 병맛 이미지를 심어주며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가 그의 변신을 예고하는 때였으리라. 그는 이후 영화 <박수건달>을 촬영해 현재 개봉 상영 중이며, <강심장>을 통해서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의 이미지 틀을 깨고 다른 이미지 구축을 위한 몸부림은 이제 <런닝맨> 출연까지 이르렀고, 출연해서 난감한 표정을 보여주긴 했지만, 곧바로 적응하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가 이렇게 망가질 수 있었던 <런닝맨>은 따지고 보면 무게 좀 있는 배우가 출연하기 가장 껄끄러운 예능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토크쇼를 통해서 이미지를 이어 나가도 될 배우들이, 굳이 예능에 나와서 몸을 막 굴려 가면서 이미지를 가볍게 만든다는 것은 피하고 싶은 것이 당연지사.

하지만 박신양은 마음 놓고 망가졌다. 그가 보여줄 수 있는 가벼움의 끝까지 다 보여준 듯했다. 가지런히 헤어스타일을 하고 온 것은 곧바로 주차장 물놀이를 통해서 구겨졌고, 하하와 개리의 춤 유도에 호응하며 춤을 추는 모습은 서서히 자신을 놓는 단계의 모습으로 비쳤다.

박신양을 포함한 무게감 있는 배우들은 영화판에서 온갖 고생을 해 봤을 테지만, 그것은 예술이기에 거리낌이 없을 게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예능판을 두고는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고매한 배우로 사는 이들에게는 바로 이곳이 지옥이나 다름없을 수도 있으니! 그 생각으로 본다면, 어쩌면 <런닝맨> 같은 버라이어티 예능은 수준 낮은 곳으로 여겨 피할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웬 걸! <런닝맨>은 배우들도 이제 피하지 않는 곳이다. 자신을 모두 놓아도 시청자들이 그들을 이해하고, 또 하나의 영역에서 충실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친근감을 준다고 생각하니 거리 없이 받아들이고 그들을 친근하게 받아들인다. 단지 친근함이 아닌 이미지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으로 최고인 프로그램이 된 것은 피할 이유도 없게 만든다.

그래서 한효주, 고수, 박신혜, 한지민, 박신양 등 여러 배우들이 피하지 않고 놀고 갈 수 있는 것이다. 송지효도 처음에는 망설임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유재석이 여배우의 이미지를 생각지 않고 마음껏 망가져도 된다고 조언을 했다고 한다. 시청자가 예능에서 하는 이미지는 모두 배우의 외적 이미지로 이해해 준다는 것. 이보다 더 정확한 말은 없을 것이다. 사실 그러하니 말이다.

송지효의 몸 사리지 않는 열정과 이광수의 열정. 그리고 모두를 아우르는 유재석의 리더십. 또한, 그런 리더십에 일사불란 움직이며 프로그램을 완성해 나가는 김종국, 개리, 하하, 지석진의 능력은 어떤 무게감의 배우라도 경계를 풀게 하는 열쇠다.


여배우로서 말 한마디에 조심해야 할 엄지원의 유재석을 향한 “나 게스트야 게스트. (자꾸) 이러면 중심부를 차버린다.”라는 말은 포복절도할 웃음을 만들어 냈다. 여배우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유재석도 상황이 웃긴 나머지 그를 이용해 다시 한 번 되뇌게 하는 모습은 시청자를 폭소케 하였다.

이에 뒤지지 않는 송지효의 살벌하고 재치있는 김종국을 향한 애드리브도 대단했다. 의자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 팔받이에 다리를 낀 김종국에게 “오늘 엄지원 선배님이 그런 말씀 하셨어요”라고 한마디 띄워 놓고, 이어 “중심부 찬다.”라는 말은 김종국을 서늘하게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큰 웃음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런 모습이 기존에 보던 여배우들의 이미지는 분명 아니리라. 그리고 이미지를 버리고 싶지 않은 배우들은 지금의 <런닝맨> 시스템은 상상도 못한 영역의 특이함일 것이다. 시청자들은 바로 상상 못한 배우들의 무게감 있는 이미지 내려놓기에 열광을 하는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 주는 <런닝맨>은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 여러분의 추천(view on)은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추천쟁이는 센스쟁이랍니다~ ^^*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