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유재석 감동의 엔딩 특별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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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에는 촉촉한 눈물이 고인다. 스무 살 청춘으로 돌아간 기억의 유재석은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아득함이 있었다. '내일 뭐하지 내일 뭐하지'라는 자조 섞인 말 속에는 그의 당시 처절했던 하루를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유재석의 힘든 하루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고민과 매우 그 성격이 비슷함을 볼 수 있다.

아무런 고민없이 살아오던 이 시대 젊은이들이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나이 스무 살. 그 젊은이들은 부모님의 곁을 떠나게 되는 나이인 스무 살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되어버린다. 유복하게 자라고, 집이 고민할 것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야 뭔 걱정이겠냐만.. 거의 모든 젊은이들은 스무 살 시절인 대학과 대학을 가지 못해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부딪치는 전선에 서는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이며, 지금의 시대는 그 시기가 가장 힘듦을 느끼는 시간이 된다.

대학을 가면 등록금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우리네요. 대학을 가지 못해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법. 그들은 각자 살아갈 방법들을 찾아 이리저리 직업을 찾게 된다. 공부만 하던 이들이 사회생활이라고 처음 대하는 곳이 바로 전.쟁터이니 그 막막함은 한숨으로 표현이 되고 만다.

'유재석'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로 스무 살 시절을 지나왔다. 그라고 별 수 없었던 우리와 같은 젊은이였다. 막 집에서 나와 부딪친 직업은 개그맨이었다. 운이 좋게 코미디언으로 시작을 하지만, 생각하는 대로 척척 일이 진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 그의 삶이다. 잠깐의 영광이야 있었다고 하지만, 그 영광은 쉽사리 잊혀져 갔다.

성격은 내성적이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던 그. 무언가를 잘 해 보고 싶은 의지야 많지만, 그런 생각이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어려운 시절을 길게 지나왔다. 데뷔를 하고 10여 년을 힘들게 살아온 그였다. 작은 배역이라도 열심히 하려고는 하나 그에게 남아있는 방송 울렁증은 철저히 그를 괴롭혔다. 메뚜기 탈을 쓰고 리포터로 배에 올라타 멀미를 하면서도 그는 내일을 위해 달렸다.

그 시절 그에게 고민은 일이 없어 '내일 뭐하지 내일 뭐하지'라는 반복되는 되뇌임이었고, 희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말은 '말하는 대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렇다고 '말하는 대로'라는 말이 큰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작게 변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 정도였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안정적으로 일 해 봤으면', '배곯지 않고 일 해 봤으면', '효도 해 봤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에서의 '말하는 대로' 주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주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이 하는 바람의 주문이기도 하다. 주문을 외우면 이루어지겠지. 그런 작은 희망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하루를 구성하는 작은 시간들 속에 빼곡히 들어찬 고민은 젊은이들의 현재 고민의 삶이다.


무한도전이 구성한 엔딩이 특별했던 이유는 유재석의 실 삶이 배어 있는 작은 고백의 시간들이었고, 그 이야기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공통된 고민의 삶들과 닮았기 때문이었다. 같은 청년 시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해 주는 마법같은 주문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들렸던 시간이었다.

본 방송과는 거의 분리된 연출이었다. '무도'가 보여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의 본 방송 격에는 마지막 엔딩 씬에서 들려준 곡 '말하는 대로'가 없었다. 즉 가요제에 출전하면서 자전적인 내용을 담은 이야기를 내기를 꺼려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많이 쑥스러웠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개인적인 자신의 내용이 섞인 가사가 있는 노래가 대표곡으로 불려지기에는 스스로 내키지 않는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그맣게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하는 것으로 구성한다면 얼마든지 괜찮았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 가요제에서 분리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말하는 대로> 노래는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 앨범에 들어가 있지도 않다. 이 부분은 많은 '무도' 팬들에게 안타까운 일이 되고 있다. 유재석과 연출을 맡은 김태호PD가 프로라는 것은 약간은 꺼려되는 마음이 있는 개인사의 내용이 담긴 노래를 가요제와 분리해서 연출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뭔가 인생에 있어서 힘든 과정을 겪어온 것을 같은 전철을 밟는 또 다른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은 쑥스럽지만, 가요제와는 분리되어 전파를 타게 되었다. 묻힐 수도 있는 습작의 노래가 되었을 수도 있는 <말하는 대로>는 누구보다 '무도'팬들이 방송이 되고, 노래가 들리길 바랬다.

그 마음에 답을 주었다. 만약 유재석이 <압구정 날라리>라는 곡을 대표곡으로 하지 않고, <말하는 대로>를 대표곡으로 가요제에 나갔다면 이렇게 감동이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위기를 띄우고 싶은 가요제에 쓸쓸함과 외로움이 있는 곡을 들려주기에는 내키지 않았기에 접으려는 곡이기도 했다.

그러니 디스코 사운드가 가미된 <압구정 날라리>를 들고 나가 미친 듯 놀아버리고, 분위기도 한껏 띄우며 작은 외로움쯤은 접어둔 것이 그였다. 부를 때마다 눈물 나는 스무 살 시절 아팠던 기억들의 노래 <말하는 대로>는 되도록 자기 습작 곡으로 남겨두고 싶었지만, 용기를 내어 사람이 모두 빠진 무대에 남아 들려준 것은 작은 용기로 다가온다. 쑥스럽지만 유재석 그는 자신의 자서전 같은 노래를 불렀고, 그런 옛 기억을 노래로 만들어준 이적의 곡 만드는 능력. 그 과정을 멋지게 영상으로 연출해 낸 김태호PD의 능력까지 감동적이었다.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라는 노래 끝말은 이 시대 청춘에게 남긴 메시지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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